아직 동이 트기 전인 새벽 5시 낚시배를 타고 대회에 참가했던 참가자들이 오후 4시가 되자 속속들이 안흥항에 도착한다.
이들은 올해로 여섯 번째 맞는 태안군수배 전국 바다낚시대회에 참가한 낚시꾼들로 바다낚시하면 내로라하는 전국에서 모여든 낚시꾼들이다.
선상낚시를 마치고 바다낚시의 본고장인 안흥항에 도착한 낚시꾼들의 표정은 천차만별이다. 대어를 낚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입항하는 낚시꾼들도 있고, 하루 종일 배 위에 있어 그런지, 아니면 만족하지 못한 결과를 얻었는지 어두운 낯빛으로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힘없이 돌아오는 낚시꾼들도 보였다.
조업에 나섰던 배들이 속속들이 도착하자 대회를 준비한 주최측의 안내방송이 시작된다.
"대회에 참가한 조사님들은 계측대로 가서 계측을 하세요. 크기에 상관없이 일단 계측하세요."방송이 끝나자 아이스박스를 든 조사들이 하나 둘씩 계측소로 몰려들기 시작했고, 이내 종류별 계측이 시작된다.
계측은 광어와 우럭, 놀래미, 기타 어종으로 구분해서 실시가 되었다. 계측이 계속되면서 베일에 싸여있던 대어급 월척들이 그 자태를 드러냈고, 가장 큰 대어부터 대회장 메인 무대 앞에 놓여졌다.
40센티미터급 아래는 명함도 내밀지 마세요
초기에 놓인 대어급을 어종별로 보면 광어 62센티미터, 우럭 54센티미터, 놀래미 40.5센티미터로 40센티미터급을 넘지 못하는 어종들은 아예 계측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등 이날 낚시대회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낚은 고기들은 그 크기와 무게 등 풍체에서 풍기는 '포스'가 대단했다.
계속해서 속속들이 참가자들이 대회장에 도착하자 기록이 갱신되면서 행사장에 먼저 놓여 있던 물고기들의 순위가 계속 바뀌고 결국 오후 4시가 돼서 대회가 종료되면서 수상자들이 가려졌다.
이날 열린 바다낚시대회에서 영예의 대상은 52센티미터의 대형 우럭을 잡은 장세현씨에게 돌아갔으며, 어종별로는 62센티미터의 광어를 낚은 오석근씨와 40.5센티미터의 놀래미를 낚은 이선웅씨에게 영예가 돌아갔다. 이들에게는 트로피와 부상이 주어졌다.
잘되면 내탓, 못되면 선장탓?
바다낚시의 본고장 안흥항에서 열린 이날 대회에는 파주, 거창 등 전국에서 모여든 낚시꾼 850여 명이 참가해 낚시대회를 만끽했지만, 일부 참가자들은 불만을 늘어놓기도 했다.
특히, 한 참가자는 "다른 배는 크기에 상관없이 아이스박스 한 가득 잡았는데, 우리는 대어는커녕 많이 잡지도 못했다"며 "선장이 (낚시)포인트를 제대로 잡지 못해 그런 것 같다"고 모든 책임을 선장탓으로 돌리며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계측이 진행되는 동안 참가자들의 무료함을 달래주기 위해 즉석 노래자랑이 펼쳐져 참가자에게는 주최측이 준비한 멸치와 쌀, 마늘 등이 상품으로 증정되기도 했다.
이번 대회를 주관한 오병관 전국 바다낚시대회 추진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선상낚시 제일의 장소인 안흥항에서 대회를 주최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낚시꾼과 관광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대회 예산을 늘려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행사장에 참석한 진태구 태안군수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이어 환영사에 나선 진태구 태안군수는 "태안이 그동안 기름피해로 힘든 시기를 겪었는데 오늘 대회를 통해 보셨듯이 태안의 바다는 이제 깨끗해졌다"며 "다음 대회는 더 나은 대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진태구 태안군수를 비롯해 이용희 태안군의회의장, 강철민 충남도의원 등 많은 내빈들이 자리를 함께 해 전국에서 모여든 낚시꾼들에게 격려의 말과 함께 앞으로 계속될 전국 바다낚시대회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말도 전했다.
한편, 제6회 태안군수배 전국바다낚시대회는 전국제일의 바다낚시명소인 안흥항에서 낚시애호가들의 낚시역량을 경주하고, 서해유류피해로 인한 관광객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태안군과 국토해양부, 태안 해양경찰서 등의 후원을 받아 근흥서부 자율방범대와 근흥서부 청년회 주최로 개최되었다.
덧붙이는 글 | 유포터와 중도일보에도 송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