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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부동산 투기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와 경기도 땅 등을 집중적으로 거래하면서 자산 가치가 20억 원이 넘게 상승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백 후보자의 경우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국세행정과는 전혀 경험이 없어 전문성과 국세청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겹쳐 도덕성에도 타격을 입게 됐다.

 

하지만 백 후보자 쪽은 부동산 투기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면서 부인했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은 오는 6일로 예정된 백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에 앞서 청장 내정 철회와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등 연일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3년 동안 부동산 집중거래 20억대 시세 차익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재산내역을 보면 본인과 배우자인 조아무개씨가 각각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에 아파트 한 채씩을 가지고 있다.

 

우선 백 후보자가 살고 있는 서초구의 신반포아파트(132.94㎡, 40평)는 지난 1998년 3월 3억2000만 원에 사들였다. 이 아파트의 현재 공시가격만 8억8000만 원. 부동산114 등 아파트 거래 주요 사이트를 보면, 현재 시세는 11억7000만 원에서 12억 원을 호가한다. 10여 년만에 9억 원에 가까운 차익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부동산 투기 논란이 일고 있는 아파트는 백 후보자의 배우자인 조아무개씨가 소유하고 있는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71.76㎡, 21평). 조씨는 이 아파트를 지난 2000년 3월 27일 3억 원을 주고 사들였다. 실제 들어간 돈은 1억5000만 원이었다. 현재 1억5000만 원의 전세를 안고 있다.

 

특히 조씨가 개포동 아파트를 구입하던 2000년 2월께부터 강남 개포동 아파트 일대에 재건축 기대감과 함께 투기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었다.

 

현재 이 아파트의 공시가격은 8억800만 원이며, 시세는 12억4000만~12억7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9년만에 4배 이상의 차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김종률 민주당 의원은 "백 후보자가 개포동 아파트를 구입하기 2년 전에 이미 반포에 45평대 아파트를 구입해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면서 "이후 2년만에 강남 개포동 아파트를 구입하고, 매입가의 절반을 전세를 끼고 사들인 것은 실제 수요와는 관계없는 부동산 투기라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백 후보자쪽은 부동산 투기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백 후보자쪽은 "부부가 교수로 재직하면서 여유자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미래에 자식의 집 장만 등을 위해 투자를 한 것"이라며 "2000년에 구입한 이후에도 중간에 내다팔거나 그런 적이 없고, 계속 보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국세청장 내정 직전 용인땅 내다 팔아

 

백 후보자에 대한 부동산 투기 의혹은 또 있다. 백 후보자의 부인이 최근에 매각한 경기도 용인시 땅이다. 조씨는 지난 2001년 11월 29일 용인시 수지에 임야 625㎡(약 230여 평)를 2억4600만 원에 구입했다.

 

이 땅은 조씨가 구입한 한 달 후 '용인시 수지면 고기리'에서 '용인시 고기동'으로 행정구역이 바뀌게 된다. 이어 땅의 목적이 '임야'에서 '대지와 도로' 등으로 바뀌었다. 이같은 행정구역 등의 변경으로 땅값은 크게 올랐다.

 

백 후보자는 이 땅을 국세청장 후보자로 발표되기 직전인 지난 9일 5억8900만 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 15일에 최종적으로 매각했다. 용인 땅 매각 차익만 3억4300만 원에 이른다.

 

특히 용인 수지 땅의 경우 이미 작년부터 일부 언론을 통해 '기획부동산 투기의혹' 논란을 빚었던 곳이다. 지난 2001년 한 부동산 업체가 전원주택을 조성한 다음에 10여 명에게 땅를 팔았고, 백 후보자는 이 곳에 집을 짓지 않고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백 후보자쪽은 "용인시 땅의 경우 조씨가 재직중인 학교가 수원에 있어 노후에 집을 짓고 사려고 장만했지만, 2002년에 시정개발연구원장으로 발령나면서 집을 짓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백 후보자쪽은 "이후에도 서울 생활이 이어졌고, 작년 공정거래위원장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하면서 일부에서 (투기) 논란을 제기해, 땅을 매각하기로 내놨지만 그동안 금융위기 등으로 이제야 팔리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야당은 백용호 후보자의 도덕성에 문제가 많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종률 민주당 의원은 "백 후보자의 경우 지난 98년부터 2001년까지 3년동안 집중적으로 부동산 거래를 통해 20억 원이 넘는 투자 이익을 올렸다"면서 "이는 백 후보자가 신고한 재산 30억 원의 3분의 2가 넘는 금액"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같이 부동산 투기 의혹이 있는 사람이 부동산 투기를 잡아야 하는 국세청장이 된다면, 어떻게 국민을 상대로 세무행정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가"라며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는 국세청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본인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백용호#국세청#부동산 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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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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