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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들어보셨나요? 거꾸로 산길을 올라가는 버스가 있다? 살다 살다 별일 다 경험했습니다.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 법합니다.

 

사연인 즉, 진도 여행에서 바다에 뿌려진 보석 같은 섬, '조도'에 가게 되었습니다. 진도군 조도는 1818년 영국함대가 진도 지역을 지나간 뒤 영국지도에는 하조도는 앰허스트섬, 상조도를 몬트럴섬으로 이름 지어 표기하고 있는 곳입니다.

 

조도 여객선 터미널에서 도리산 돈대봉에 가기 위해 버스를 탔습니다. 돈대봉은 해돋이와 해넘이, 조도권에 뿌려진 점점이 섬들을 조망할 수 있는 곳입니다. 상조도와 하조도를 잇는 조도대교를 지나 돈대봉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버스가 후진으로 올라가는 아슬아슬 곡예체험

 

 

"여러분을 위해 특별한 체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입구에서 안내하던 분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걸어가면 그만인 것을 특별히 체험할 게 있나 싶었습니다.

 

"지금부터 버스가 돈대봉까지 후진으로 올라갈 것입니다. 아슬아슬 곡예체험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에이, 설마 싶었습니다. 길어봐야 몇 미터 되겠어? 여겼습니다. 그런데 구불구불한 산길을, 그것도 넓지 않은 산길을 하염없이 올라가는 것이었습니다. 옆으로 낭떠러지가 보이고, 차창으로 나무 잎이 스치기도 했습니다.

 

아슬아슬, 가슴 졸였습니다. 이럴 땐, 축 늘어진 불알이 쪼그라든다 하죠? 꼭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그런데도 탄성이 터지더군요. 20여 분 후진으로 올라가던 버스가 정상 부근에 멈추자, 절로 박수와 환호가 터졌습니다.

 

 

2003년부터 1.3km 산길을 후진으로 다녀

 

가만 있을 수 있나요? 하여, 쑥스러워 하는 조도여객 박정환 기사님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언제부터 버스를 뒤로 몰고 산길을 올랐는가?

"2003년부터 후진으로 올랐다. 아찔하기도 하지만 조도에 온 관광객들에게 서비스 차원이었다."

 

-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가?

"주차 공간 마련을 위해 공사 중일 때 시작했다. 마땅히 버스를 돌릴 데가 없어 뒤로 올라가면 되겠구나 생각하고 시도했다. 처음에도 어렵지 않았다. 옆에서는 후진을 더 잘한다고도 한다."

 

- 돈대봉 올라가는 산길은 몇 m인가?

"그렇게 길지 않다. 1.3km다. 관광객을 싣고 자주 오던 곳이라 어렵지 않다. 그러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자주 하진 않는다."

 

하지만 낭떠러지로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 일부 구간은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장치가 마련된다면 좋은 관광자원이 될 거라 여겨집니다. 글을 쓰다 보니 새롭게 느껴집니다. 새로운 경험을 원하신다면….

 

덧붙이는 글 |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진도, #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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