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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안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것입니다.

 

참 편한 세상입니다. 요즘엔 포털 검색 기능과 레비가 발달해 행선지 찾기가 수월하지요. 그러나 예전에는 초행길 목적지 찾느라 애 먹기 일쑤였습니다. 길을 모르면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야 했습니다. 이때, 돌아오는 답은 거의 비슷비슷했습니다.

 

"이리 쭉 가면 나와요."

"쭉 가다가 이쪽으로 꺾으면 거기에요."

 

친절하게 손짓하며 가르쳐 주긴 했지만 대답은 알쏭달쏭했습니다. 얼마나 가야할지, 어느 정도 가다가 꺾어야 할지 가늠할 수 없습니다. 희한한 것은 그런데도 목적지를 찾는다는 겁니다. 꼭 '거시기~'를 알아듣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애로가 많았습니다. 가던 도중 다시 행인을 붙잡아 다시 물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지요. 그러니까 처음부터 세세하게 묻던지, 정확한 답변을 해주던지 둘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길 안내 불신하는 외국인... 검색 출력 요구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한 원어민 교사 때문이었습니다. 영국인인 그는 "한국사람 길 안내에 따랐다가 낭패를 당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며 "헤매다가 못 찾고 돌아온 적도 있다. 한국사람 길 안내는 믿을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종종 경험하는데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외국인이 어떠했겠습니까? 황당했겠지요. 그러면서 원어민 교사는 자신이 찾은 해법을 말하더군요.

 

"말로 하는 안내는 믿지 않고 인터넷을 검색해 정확한 안내지도 출력을 요구한다."

 

사실 이게 맞겠지요. 하지만 우린 대충 안내하거나 얼버무리고 맙니다. 길 안내 시 답변으로 "이리 쭉 가세요."가 아니라 구체적인 답변이 되어야 할 듯합니다.

 

"몇 m정도 가다 왼쪽(혹은 오른쪽)으로 꺾어 몇 m 정도 가면 목적지가 나옵니다."

"여기에서 몇 골목으로 들어가 몇 m 가십시오."

 

길을 물을 때, 예의는 서로에 대한 배려

 

하고 싶은 말이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길 묻는 방법에 대해섭니다. 요즘은 차에 내비게이션이 있어 목적지 찾는데 별 불편 없습니다. 하지만 없는 사람은 꼼짝없이 길을 물어야 합니다.

 

이때 차에 앉은 자세에서 창문을 열어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습니다. 바쁜 사람 붙들었으면 정중해야 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껌 짝짝 씹으며, 기분 나쁜 투로, 당연히 대답해줘야 한다는 태도로 버릇없이 묻는 경우를 종종 대합니다.

 

제 경우, 차에서 내려 행선지 도착 방법을 묻곤 합니다. 차에서 내려 정중하게 묻는 건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사람으로 최소한 예의는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고개만 쭉 빼고 건들건들 묻는 건 고쳐야 하지 않을까요?

 

서로에 대한 예의는 또 다른 배려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길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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