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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주최의 오기만29기(오연호의 기자만들기)에서 이뤄지는 마지막 강의는 mbc신경민 앵커에게 듣는 언론, 언론인과 현대언론사 입사채용 트렌드였다.

강의 내용과는 별개로 너무나도 유명하신 분이라, 수강생들은 한껏 기대하는 표정이었다. 처음으로 모습을 보인 순간 티비에서 봤던 모습과도 비슷하게 점잖으시고, 또, 목소리에서 드러나듯 굉장히 차분해 보이는 모습은 언뜻 강의를 지루하게 만들 수도 있었으나 그의 저널리즘 철학은 너무나도 분명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아주 넓은 사실이라는 바다에서, 헤엄치며 수난고초를 겪는 사람이 기자이다"라는 명언이다. 이 말은, 기자는 현장에서  취재하면서 별의별 고통과 경험을 맛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생각하지 않고 기자가 되거나 언론사에 들어가려고 하지 말라! 어차피 그런 사람이 기자가 되면 얼마 안 가 견디지 못하고 떨어져 나갈 것이다고 하셨다.

이런 과정은 취재현장의 수많은 사실에서 진실을 찾아내는 과정이고, 기자는 끊임없이 이런 것을 거치고 연구해야 하는 운명적인 직업이라 한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겪지 않거나, 잘못 하고 있는 언론인들이 요즘 우리나라에 많다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신경민 앵커는 이런 사람들은 기자라고는 할 수 있지만, 저널리스트는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주로 해주셨던 말이 최근 언론사 입사채용 경향이다. 요즘 본인이 주목하고 있는 것이 "왜 신문방송학과 출신들이 언론사에 많이 들어가지 못할까?"인데, 아마도 지금 신방과에서 이루어진 수업이 대부분 신방과 교수들을 위한 것같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 언론계와의 괴리감이 클 수밖에 없다. 아마 이런 점에서 신방과 출신들이 실제로 신방계에서 일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오히려, 올바른 생각이나 가치관에 대해 제고하거나, 글쓰는 경험을 주는 사학, 철학, 국문학과 등 인문학계열이 더 많이 진출하는 게 현실이다. 어쨌든 이공계열도 언론계에 진출하는 경우도 허다하니, 대학의 전공이 언론입사에서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다. 자신이 저널리스트로서 생각하는 가치관과, 그에 알맞는 노력만 있다면, 대학전공은 장애물이 되지 않을 것이다.

예전에 언론사 채용의 핵심 기준은  상식, 영어, 논술이었다. 주로 형식적이고 한정적인 분야를 평가하는 방식이었는데, 요즘에는 실무능력과 인성을 중시하고, 주관적인 개인의 능력을 더욱 많이 본다는 게 가장 큰 변화이다. 물론 기본적인 소양은 예나 지금이나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더욱 중시되는 것이 경력이다. 실무능력을 보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현실 경험이 더 많이 있으면, 조금더 유리한 위치에 서는 것이다. 그리고  특징적인 것이 예전의 회사 주도 채용방식에서 요즘은 전적으로 보도국이 관여해 뽑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변해가는 채용방식을 잘 인지하지 못한 채 준비하는 예비 언론인들이 많은 것 같다는 그의 말에 의문이 들었다. 실제로 요즘에는 "인상적인, 기자다운 기자가 없다"고 했다. 그 이유는 바로 거대 그룹스터디 클럽에서 똑 같은 것을 일률적으로 암기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언론사 입사를 목표로 한다면, 무언가 자신만의 특징을 살려서 하는 게 좋다. 너무나도 모범적인 답변을 위해서, 위인의 명언을 인용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주관적인 사고를 자신있게 주장하는 게 나을 거라는 거다.

이런 점이 요즘 뉴스시장이 전체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트렌드에 더욱 더 요구되는 '언론인상'이다. 뉴스 소비자는 점점 줄어들고, 그렇기 때문에 인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적은 인력에도 불구하고 뉴스 컨텐츠는 더욱 더 높은 퀄리티가 요구되는 게 요즘 방송사의 현실이다. 추세를 봐도, 현재 기자의 소양은 멀티태스킹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혹시라도 미디어법이 통과된다면 더 더욱 그럴 것이다.

어쨌든 이런 현재 언론의 추세를 잘 이해해야 훨씬 더 수월하게 기자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게 '이슈스터디'이다. 아무래도 기자가 되려고 한다면, 핵심적인 시사를 일반인보다 더 잘 알아야 된다. 그것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게 '토론'이다. 토론은 논리력 향상과 더불어 상대방의 생각을 알 수 있어서, 자칫 독단적으로 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해 준다. 그리고 정확한 용어 이해를 위해서 사전을 항상 끼고 다니는 게 좋다. 모르는 한자와 영어 단어는 꼭 찾아보고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넘어가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 정도면 예비 언론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요즘 들어 언론 탄압이 늘고 있다. "언론이 잘못 되면, 필히, 사회가 고통 받는다"라는 말이 있다. 이런 현실보다도 언론인다운 언론인이 줄어드는 게 더 슬픈 현실일 것이다. 신경민 기자는 앵커시절 "뉴스를 단순히 전하는 게 앵커가 아니라, 해석, 분석, 설명을 잘해주는 게 앵커의 역할이다"라고 했다. "사실과 진실의 차이를 구별하고 연구하는 저널리즘" 이것은 단순히 앵커뿐만 아니라 모든 저널리스트의 본임무일 거다. 현 정권 들어 성역이 많아지고, 외압이 심해지더라도 자꾸 고발, 감시해주는 게 저널리즘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꼭 해야 하는 것일 거다. 이래야 민주주의가 살고,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 이것을 위해서 '언론인다운 언론인'이 필수이다. '언론인다운 언론인'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저명한 언론인의 심정이 잘 이해 되는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서 주최하는 오기만29기(오연호의기자만들기) 마지막강의를 토대로 적은것입니다.



태그:#신경민 앵커,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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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2021년까지 서울에서 국회 출입 정치부 기자로 활동했고, 그 이후로는 광주로 내려와서 독립 언론 <평범한미디어>를 창간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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