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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남양주시교육청(교육장 김동순)이 특정 업체가 학교에서 영업 활동을 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문을 전결 처리한 시교육청 초등교육과장과 공문 시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구리남양주초등교장협의회(교장협의회)의 유착 관계 의혹도 일고 있다.

 

시교육청은 지난 6월 2일 교육장 명의로 각 학교에 보낸 공문을 통해 ㅎ교육신문사가 주최·주관하는 '세계파충류체험박물관' 행사를 부모와 함께 하는 현장체험학습으로 안내하도록 지시했다.

 

이 공문을 받은 대부분의 학교들도 학교장 명의의 가정통신문을 보내 참가 신청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시교육청과 학교장들의 조직적인 특정업체 밀어주기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행사를 알리는 단순 안내 공문이 아니라 '협조'를 지시하는 내용의 공문이고 특정 업체 프로그램 참가를 독려하는 가정통신문을 학교장 명의로 보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학교장의 가정통신문이 나간 후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해당 업체 직원들이 학교에 들어가 도서관이나 복도, 교무실 등에서 돈을 받고 직접 입장권을 팔아 수금을 해 간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학교는 업체 직원의 요구로 전교생을 대상으로 입장권 구입을 독려하는 안내 방송을 하기도 했다.

 

학년 전체가 이 업체 행사장으로 체험학습을 실시하기로 한 학교도 있었는데 이럴 경우 입장료를 학교 회계에 포함시키고 학운위 심의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규정을 지킨 학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석 지역에서는 교사들이 문제제기를 하자 학교장이 "교장협의회 소속 동료 교장의 간청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추진하는 것이니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남양주 교육계 인사는 "이 공문을 시행한 시교육청 초등교육과장이 '교장협의회의 부탁을 받고 공문을 시행했다'고 말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교장협의회 회장인 ㅊ교장은 "내가 요구한 적은 없고, 회원 64명 중 누가 요청했는지는 모르겠다"며 "프로그램 내용도 좋고 아이들의 반응도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교육청 초등교육과장과 교장협의회장은 ㅊ교대 선후배 관계다.

 

시교육청 김동순 교육장은 "지난 7일에서야 논란의 내용을 알았다"며 "이와 같은 일은 해서도 안 되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며 "논란이 되는 걸 알고 모든 일정을 취소하라고 지시했고 전결 처리한 해당 과장을 불러 심하게 질책했다"라고 밝혔다. 교육청과 해당 업체의 유착 의혹에 대해서는 "(해당 업체를) 전혀 알지 못한다"며 강력히 부인했다. 초등교육과장과는 연락을 계속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ㅎ교육신문사의 회장이라고 밝힌 김아무개씨 역시 "내가 지역 언론계에서 40여 년간 활동 했다. ○○일보, △△신문 등에 물어보라" "만나서 이야기 하자"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다가 주최 측의 입장을 듣고 싶다고 강조하자 "문제 될 거 없다"고 밝혔다.

 

구리남양주 시민교육단체들은 이번 논란을 특정 민간 업체가 학교 안에서 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시교육청이 도와주고 방조한 것으로 보고 지난 9일 경기도교육청에 감사를 청구했다.

 

이 단체 관계자 ㄱ씨는 "ㅎ교육신문은 사적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업체이고, '세계파충류체험박물관'은 이 업체의 영업활동이다. 따라서 시교육청의 '협조' 공문은 학교장이 나서서 특정업체의 영업활동을 지원하라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감사 청구의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교장협의회와 초등교육과장의 부적절한 관계와 해당 업체의 유착 의혹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논란이 확산되고 교육시민단체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9일로 예정됐던 교장협의회의 업체 답사가 전격 무기한 연기됐고, 시교육청은 지난 7일 '진행과정에서 일부 비교육적인 사례가 발생할 우려가 예상되는 바, 안내에 신중을 기하라'는 내용의 뒷북 공문을 교육장 명의로 다시 내려 보냈다.

 


태그:#남양주교육청, #교장협의회, #가정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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