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영가님, 극락왕생하소서!"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가 있었던 10일, 서울 대한문 앞에는 시민들이 다시 모여 고인을 추모했다.
이곳에는 다시 시민분향소가 차려졌고, 오후 3시부터 불교 태고종, 원불교, 불교 조계종 방식의 49재 행사가 이어졌다. 밤 9시 30분부터 덕수궁과 서울시청 별관 사잇길에서 시민들의 추모 문화제가 열렸다.
노란색 티셔츠 입은 사람들 "극락왕생하소서"
700여명의 추모 시민들은 청소년부터 20대 대학생, 직장인과 노인들까지 다양했다. 검은 옷을 입은 시민들도 있었지만, 이날의 '드레스코드'는 노랑. 티셔츠나 스카프, 리본은 물론 허리띠, 머리띠나 머리끈 등 다양한 노란색으로 멋을 냈다.
추모문화제에서는 유모차를 끌고 나오거나 아이들 손을 잡고 나온 젊은 부부들도 눈에 띄었고, 교복을 입은 학생이 노란 풍선을 나누어주는 자원봉사를 하기도 했다. 한 켠에서는 광장조례개정 서울시민 캠페인이 벌어졌고,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의 플래카드도 내걸렸다.
인천에서 온 지창영씨는 부인, 아들과 함께 '우리가족 비상시국선언' 플래카드를 들고나와 눈길을 끌었다. 지씨는 "인천연대 홈페이지에서 '가족 시국선언' 제안을 보고 우리 가족의 민주주의 수호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현수막을 신청했다"면서 "광우병 촛불집회 때처럼 각 가정에서 시국선언 플래카드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화제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헌시 낭독, 추모 노래 공연, 연극 등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노래마다 "차 늦게까지 있어요" "우리 오늘 집에 안 가요"라며 "앵콜"을 여러 차례 외쳤다.
"노무현 대통령, 여러분의 마음속으로 가셨을 것"
추도시를 낭독한 청아 스님은 "노무현 대통령이 가야할 극락세계는 먼 곳이 아니라 여러분들의 마음이다, 보낸 슬픔을 힘으로 승화할 때다, 우리 모두 결집해야 한다"고 발언해 박수를 받았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시련 속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시도했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애정이 군홧발에 짓밟혔다, 조중동과 검찰이 우리의 삶을 앗아가고 노 전 대통령 생명까지 앗아갔다"면서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이명박의 독재와 불통 뚫고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이날의 추모문화제는 "노무현 대통령 만세"를 세 번 외치는 것을 끝으로 밤 11시 30분께 모두 끝났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남아서 자리에 남아서 노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거나 음료수, 맥주 등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분향소에도 시민들의 줄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이날 경찰은 대한문 앞 무대차 설치를 막았지만, 시민상주단이 무대를 서울시청별관 옆으로 옮겨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무대 설치가 늦어지면서 애초 밤 8시로 예정됐던 문화제는 1시간 반이나 미뤄졌다. 경찰은 대한문 앞 도로나 서울광장에도 차벽을 쌓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