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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명기돼야할 품종도 등급도 생산자도 기재돼 있지 않다
 반드시 명기돼야할 품종도 등급도 생산자도 기재돼 있지 않다
ⓒ 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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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군 농특산물 공동브랜드 '자연속愛'가 품질에 대한 검증없이 남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주먹구구식으로 선별된 상품들이 '자연속애' 브랜드를 달고 시장에 출하되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8일 화순읍 5일시장 인근의 한 대형마트에는 10kg 들이 자연속애 상자에 담긴 복숭아가 청과코너에 전시·판매되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상자에서도 반드시 표기되어 있어야 할 품종이나 상품의 등급은 물론 생산자에 대한 정보를 찾아볼 수 없었다.

당초 상자에 '전남 화순군'으로 생산지가 인쇄되어 있어 화순군에서 생산된 복숭아임을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자연속愛 브랜드는 화순군으로부터 품질을 인증받은 화순군 10대 농특산물과 지역특화품목, 화순쌀만 사용할 수 있으며 이를 생산하는 농가에는 자연속愛 포장재가 지원된다. 자연속愛 포장재는 선별을 통해 각 품목별연합회가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을 통과한 고품질농산물만이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자연속愛 브랜드가 품목별연합회 등 생산자단체 기준으로 사용이 허가되고 생산자단체에 소속된 회원에게는 자연속愛 포장재가 지원되면서 보통의 포장재처럼 남발돼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요즘 출하가 한창인 자두의 경우 선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한 상자에 여러 등급의 자두가 섞여져 출하되는가 하면 과실이 물러져 상품성이 없는 자두도 버젓이 자연속愛 브랜드로 유통되고 있다. 화순에서 자두는 H자두영농조합법인만이 자연속愛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다. H법인은 지난해 7월 자두 출하기에 맞춰 공동선별장을 준공했다.

그러나 전문선별인력도 없이 각 농가가 자기가 생산한 자두를 자기가 선별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다 음성선별기를 이용해 수동으로 작업이 이뤄지다보니 선별결과를 무시하고 농가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등급이 구분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반 수동으로 이뤄지는 자연속애 자두 선별 모습(사진 속 인물은 기사와는 상관이 없음)
 반 수동으로 이뤄지는 자연속애 자두 선별 모습(사진 속 인물은 기사와는 상관이 없음)
ⓒ 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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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선별기는 과실이 담긴 상자를 선별기 위에 올려놓고 하나씩 내리면 선별기가 크기에 따라 음성으로 등급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음성선별기가 등급을 알려주면 작업자는 등급별로 포장재에 담고, 이중 연합회가 정한 기준을 통과한 고품질자두만 자연속愛 포장재에 담아야 한다.

하지만 농산물의 경우 등급에 따라 가격이 차이가 나다보니 낮은 등급의 자두가 높은 등급으로 분류돼 자연속愛 포장재에 담겨 출하되면서 자연속愛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특히 H법인은 현재 화순군에서 지원한 자연속애 브랜드 포장재 외에 다른 포장재는 거의 사용치 않고 있다.

화순군이 자연속애 공동브랜드의 최고 강점으로 꼽고 있는 생산이력번호제
 화순군이 자연속애 공동브랜드의 최고 강점으로 꼽고 있는 생산이력번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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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군이 자연속愛 브랜드의 강점으로 홍보하고 있는 농산물생산이력제의 적용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화순군은 자연속愛 브랜드를 개발하고 이를 판매하기 위한 인터넷 쇼핑몰 '화순팜'을 개장하면서 농산물생산이력제를 도입했다. 

생산이력제는 자연속愛 브랜드를 사용하는 농가가 영농일지 작성을 통해 농산물의 파종과 농약살포 등의 재배과정을 사진과 함께 소비자에게 공개함으로써 자연속愛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한 제도다.

자연속愛 브랜드를 사용하는 생산자단체의 농가에게는 모두 고유의 생산이력번호가 부여돼 있고 이들 농가는 자연속愛 포장재에 생산이력번호와 생산자명, 품목, 생산자단체 등이 표기된 스티커를 부착, 소비자들이 자신이 구입한 농산물의 생산이력을 추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화순군이 생산이력번호 표기를 자연속愛 브랜드 인터넷쇼핑몰인 '화순팜'을 통해 거래되는 농산물에만 국한시키면서 공판장이나 대형마트 등을 통해 유통된 자연속愛 브랜드에서는 생산이력번호를 찾아볼 수가 없다.

때문에 화순팜이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유통되는 자연속愛 농산물을 구입한 소비자들을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일고 있 것.

이와 관련 화순군 관계자는 "공판장을 통해 자연속애 농산물을 구입한 마트나 과일가게 등에서는 상자단위로 판매하기보다는 소량으로 재포장해 판매하기 때문에 공판장에 출하되는 농특산물에는 굳이 생산이력번호를 표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연속애 브랜드는 5kg이나 10kg 단위로 포장재가 만들어지는데 마트 등에서 상자단위로 농산물을 구입하는 소비자도 없다"고 덧붙였다.

화순관내에서만도 일부 대형마트에 자연속애 브랜드를 단 5kg, 10kg 단위의 자연속애 농산물이 버젓이 상자단위로 판매되고 있지만 마트에서 상자단위로 농산물을 구입하는 소비자는 없다는 것.

자연속애 브랜드를 통해 화순군농특산물의 인지도를 높이고 인터넷쇼핑몰 화순팜을 통해 농민은 생산에만 전념하고 유통과 판매는 화순군이 책임지겠다고 큰소리치는 화순군 농정의 현주소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디지탈화순뉴스,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화순, #자연속愛, #자연속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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