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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은 대체로 '한국인'이, '한글'로, '한국적 삶'을 다룬 작품을 말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전국 단위 혹은 지역 차원에서 발간되는 문학지들이 대부분 모국어로 쓰인 작품들을 게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작품집이 있다. 일반 국민들에게까지 널리 알려지지는 못했지만,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또는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OO지역위원회가 발간하는 기관지들은 그렇지 않다. 대구PEN이 발간한 <대구펜문학> 제9집의 24-25쪽에 수록된 작품(위의 사진)의 일부(아래의 박스기사)를 예로 읽어보아도 이 사실은 대뜸 증명이 된다.
 
김종관 시인 <신온리.3>의 일부

 

-왼쪽면(외국어)-                                     -오른쪽면(한글 원작)-

 

In Shin-On-Ri, my home village,                신온리 내 고향은

You can enjoy flowers                             산과 들에만

Not only on its land of hills                       꽃이 피는 것이 아니다

And fields but on its white                        앞바다에는 사철 바다꽃이 피었다

Sand bar on which the sea                      긴 모래사장에

Makes a huge flower bed glittering,          밀려오고 밀려가는 파도

Bursting beautifully with foams                 꽃잎처럼 부서지는 포말

 

 
 

향토문학을 번역 수록하여 외국에 알리는 것을 주요 책무로 믿는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대구광역시 지역위원회의 기관지 <대구펜문학> 9집 출판을 기념하는 행사가 7월 11일 오후 5시 대구 프린스호텔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2001년 6월 30일 창간호를 발행한 이후 벌써 제9집까지 태어난 <대구펜문학>은 대구 일원의 작가들이 쓴 글을 영어와 일본어로 번역하여 전파하는 것을 활동의 중요 영역으로 삼는 단체의 성격에 걸맞게 이번호에도 28명 시인의 시 28편을 영어(26편)와 일본어(2편)으로 옮겨 게재하고 있고, 수필도 6명이 쓴 6편을 각각 영어(4편)와 일본어(2편)으로 번역하여 수록하고 있다.

 

또 동시도 4명 시인의 4편을 (영어 2, 일본어 2) 싣고 있다. 이렇게 지역 문인의 작품을 외국어로 번역하여 출판하는 사업에 주력하는 까닭을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대구광역시 지역위원회 허정자 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대구펜클럽은 회원들의 번역집 발간으로 향토문학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또한 지적인 문화교류를 위해 지역의 특색있는 문화사업을 이루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명감은 창립 이래 꾸준히 변함없이 추구되고 있습니다. (중략) 2011년, 대구에서 세계육상선수권 대회가 개최됩니다. 우리의 향토문학을 외국에 알리는 더없이 좋은 기회입니다. 향토를 빛낸 문인들의 <번역문학 작품대전>을 편찬하여 세계 속에 선보이려고 합니다. 대구의 문학을 해외로 보급하는 데 앞장서 온 대구펜문학, 우리 지역의 특색을 문학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일에 주력해야 합니다."

 

<대구펜문학> 제9집은 특집으로 '작고 문인 추모'와 '제8회 국제펜클럽 대구아카데미문학상 수상작가'를 싣고 있다. 추모 문인 특집으로는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을 역임하고 <무지개 너머> 등 8권의 시집을 상재한 박곤걸 시인과, 한국문인협회 경주지부장을 역임하고 <박주일 시전집>과 13권의 시집을 낸 박주일 시인의 유고시와 추모시, 추모사를 실었다.

 

한편, '제8회 국제펜클럽 대구아카데미문학상 수상작가' 특집은 <대구펜문학> 제9집에 수상작품과 수상자 경력, 심사평 등을 게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 날 시상식도 동시에 열려 더 한층 빛이 났다. 수상자는 이장희 시인. 개인시집 <야시홀 연가>에 수록한 '소중한 겨울', '중심의 실종', '밤 바다', '광장에서', '그해 겨울'로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허정자, 이수남, 도광의 심사위원이 밝힌 수상자 선정 이유는 아래와 같다.

 

"감동을 주는 詩이다. 진실한 느낌을 다지는 詩이다. 아름다움이 우러나는 詩이다. 새로움이 넘쳐나는 詩이다. 이장희 시인의 시는 아포리즘적인 시적 태도를 가지고 있는 詩가 아니고, 일관된 흐름을 유지해 왔다." "(이장희 시인은) 쓴 사람도 읽는 사람도 뭐가 뭔지 도통 알 수 없는 난센스의 나열이나 실패한 은유들을 시의 특권이라고 내세우는 시인들과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밤 바다

 

저물 녘

검푸른 바다

민박집

 

누이의 흰 이마

허공 한복판에

띄워 놓고

닫힌 침묵으로

훔쳐보는 밤 바다 

 

바다 끝

마른 귓속에

흐느끼는

파도 소리

 

이날 행사 중에는 지난 8집 발간 이후 문학상을 받은 회원들에 대한 장미꽃 전달도 있었다.

 

박방희, 제3회 불교 아동문학상 작가상 (2008년 12월)

남길수, 한국 아동문학 작가상 (2009년 1월)

박   하, 농민문학 우수작가상 (2009년 1월)

정경자, 문예비전 문학상 (2009년 2월)

김규련, 제1회 흑구문학상 (2009년 4월)

박상휘, 제12회 매월당 김시습 문학상 금상(2009년 6월) 및 제21회 황희문화예술상 본상

김   평, 제14회 영랑문학상 '빛나는 젊은시' 우수상 (2009년 6월)

 

또, 신간을 상재한 회원에 대한 소개와 역시 장미꽃 전달도 있었다.

 

이장희 시선집, <야시홀 연가>, 책마을(2008년 9월)

이태수 시집, <회화나무 그늘>, 문학과지성사(2008년 10월)

이수남 문단사, <대구문단 이야기>, 고문당(2008년 11월)

조영자 제3시집, <들풀의 고백>, 문학관(2008년 11월)

박상휘 시집, <숲은 밤새 품었던 새를 날려 보낸다>, 한맥출판사(2008년 11월)

유가형 시집, <기억의 속살>, 작가콜로퀴엄(2009년 1월)

장안태 시집, <유월 모란>, 인디넷(2009년 2월)

김정숙 시집, <여로의 물빛>, 그루(2009년 4월)

정삼일 제4시집, <황금동 연가>, 한글(2009년 4월)

이순우 제6문집, <시간의 오차>, 북랜드(2009년 5월)

구활 수필집, <어머니의 텃밭>, 좋은수필사(2009년 5월)

남용술 시집, <향수의 텃밭들>, 그루(2009년 6월)

이태석 시집, <이대로, 행복할 수만 있다면>, 대성사(2009년 6월)

문무학 시집, <낱말>, 동학사(2009년 6월)

 


#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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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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