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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는 믿을 수 없었고, 슬펐고, 분노했던 워싱턴 동포들이 . 분향소를 준비하였고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가시는 길에 인사를 드릴 수 있었다.  그 곳에서 만난 많은 따뜻한 분들과의 인연이 이어져  "사람사는 세상-워싱턴"(http://cafe.daum.net/BonghaWashington)이 만들어 졌다. 그리고  그들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49재'를 준비했다. 장소는 미주동포전국협회(NAKA.org) 사무실.

 

7월 10일 오후 6시부터 사람들이 찾아들기 시작하더니 오후 7시 행사 시작에는 작은 사무실이 꽉 찼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억하는 시간으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영상이 상영되고 복받치는 울음을 참지 못하고 군데군데 흐느낌이 이어졌다.  8시부터 시작한 추모의 시간,  많은 분들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기억과 다짐을 이어가면서 스크린에 비쳐진 노 전 대통령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느 분이 "아마 노 전 대통령은 벌써 하늘나라에 가셔서 작은 집무실 마련해 놓고 한쪽에는 컴퓨터,  다른쪽에는 두툼한 책들을 놓고 벌써 우리와 함께 사람사는 세상을 만드는 집무를 시작했을거라"는  이야기에 다들 고개를 끄떡였다. 

 

한쪽 벽에 펼쳐져 있는 노 전 대통령 걸개그림에는 분향을 마친 분들의 작은 메모들이 빼꼼히 들어차고 있었다.  몇몇 회원이 짬을 내어 3일동안 작업한 그림,  노 전 대통령의 큰 웃음과 함께 노랑색 풍선들이 하늘로 올라가는 그 그림에서 국민과 하나되고자 했던 노 전 대통령의  작은 소망을 볼 수 있었다. 

 

이제는 다시 올 수 없는 곳으로 가시지만 "우리는 당신을 우리 가슴에 작은 비석으로 새기겠습니다." 무대 앞에 펼쳐진 두 개의 만장 중 한 곳의 내용이다.   노 전 대통령을 그리는 워싱턴인들은 이렇게 노 전 대통령을 보내고 다시 그분을 마음에 새기며 새로운 희망과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는 아무도 원망하지 않습니다.

아니 어쩌면 원망하기도 지쳤는지 모릅니다.

우리 스스로를 원망합니다.

그분을 지켜드리지 못한 바보같은 우리를 원망합니다.

그래서 다시 일어서렵니다.

다시 바람을 일으키려 합니다.  

그저 스쳐지나가는 바람이 아닌

상식과 정의가 살아있는 세상,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람사는 세상'을 만드는 일에

우리 모두 세찬 바람이 되고자 합니다."

 

어느 한 개인의 죽음이 아닌 우리 모두의 죽음으로 받아들이며 그 죽음을 넘어 다시 일어서고자 하는 49재에 참석한 모든 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김재우 대표가 낭독한  "노무현 대통령께 드리는 글"중 한 대목이다. 

 

"2002년 대통령 당선에 환호했지만 당시 희망과 기대에 부족했던 재임당시 당신의 정책에 반대도 하고 비난도 했지만 그것은 당신을 사랑했기 때문이고 당신이 가졌던 꿈이 우리 모두의 꿈이었기에 그 실망도 컸기 때문입니다. 허나 이제 남겨놓고 가신 그 꿈과 희망을 우리가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종교적 신앙고백과도 같은 추모의 글들이 모인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파고 들었다.  

 

"그 분 웃음소리와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히 들리는데, 그분이 돌아가셨다니요. 정말로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너무 울어 눈이 퉁퉁 붓고 목에서 소리도 안나와 꺼이꺼이 가슴을 움켜잡고 울었습니다. 이렇게 누구를 위해, 가슴 아프게 가슴 시리게 하염없이 울어 본적 없습니다. 눈물 한 방울 한 방울 쉬지않고 나오는 게 정말 고통스러웠습니다.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답니까?  미쳐 버리겠습니다. 굳이 고향에서 소박하게 사시려 하는 분을 왜 그렇게도 못 잡아 먹어 안달이였답니까? 대체 무엇이 두렵길래... 그분 존재조차 두려웠던 게 아닌지요?"

 

"아리랑 가사처럼 떠나시다가 발병나 저희 곁으로 다시 돌아오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일곱살 때 이민왔고 2008년 8월 봉화마을에서 대통령과 악수를 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알게 되었다는 이은별양이 낭독한 글을 마지막으로 추모 49재는 막을 내렸다. 

 

이어진 3부 "사람사는 세상을 위하여"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시작으로 새 희망과 의지를 다지는 시간이었다.  미국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람사는 세상' 지역 모임들과 연대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것에서 부터 모두가 솔선수범하여 진정 사람사는 세상을 이루는 일에 함께 할 것을 다짐하는 시간이었다.  100여 명의 추모객들은 서로의 생각과 의지를 다지며 '동지가'를 힘차게 불렀다.   

 

'사람사는 세상-워싱턴'을 적극 후원하고 있는 윤흥노 '평화번영포럼' 대표의 추모사가 이날 '워싱턴 지역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49재' 행사의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분은 이제 영원히 가셨지만 남아있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다시 살아오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는  49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람사는 세상을 경험하였고  그래서 우리가 꿈꾸는 모든 것은 결국 이루어 지고 말 것입니다.  부당함과 불합리함에 항거하며 행동하는 양심으로 살아 가는 것은  살아 남아 있는 우리들의 몫입니다."


태그:#노 대통령 49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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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워싱톤 지역의소식을 좀더 국내분들에게 전해 주고 싶어서 가입했습니다. 자신있는 글쓰기는 글쎄 잡식이라서 다양한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 행사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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