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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프리드 W. 크로스비 지음. 세종서적
▲ 태양의 아이들 앨프리드 W. 크로스비 지음. 세종서적
ⓒ 윤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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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말한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태양의 아이들이다." 이 말에 따르면 현재 이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인간들 역시 다른 생명과 마찬가지로 태양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생명체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우리들 인간은 다른 생명체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우리는 지금 인류세라고 불리는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먼 옛날 공룡들이 지구상에서 절대적인 지위를 누린 것처럼, 우리들도 이 세계는 모든 것이 인간 중심이며 인간을 위해서 흘러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일 뿐이다.

인간의 그런 착각이 인간들을 지구에서 영향을 미쳤던 과거의 어떤 생명체들보다 훨씬 위험한 생명체로 만들어버렸다. 왜냐하면 절대자의 지위를 이용해서 우리들이 쓸 수 있는 에너지의 한계를 초월. 40억년 동안 지구의 생성과 함께 만들어져 내려온 어마어마한 에너지들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 <태양의 아이들>은 이러한 인류세동안 진행되어온 인간의 에너지 소비 변천사를 알기 쉽게 풀어쓴 책이다. 이 책은 고대 인류가 어떻게 태어나서, 어떻게 다른 생물들과 달리 두뇌를 발전시키며 진화해왔는지 서술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인류의 엄청난 진보라고 일컬어지는 불의 발견과 그 이후 산업 혁명기에 나타난 증기기관의 발명과 화석 연료의 사용. 그리고 앞으로 지속가능한 연료로 각광받고 있는 태양에너지와 핵융합 에너지를 개발 중에 있는 인류의 에너지 역사를 포괄하고 있다.

책을 통해 인류의 역사를 에너지의 소모의 관점에서 들춰보면 인간은 갈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했고 점차 거대화된 에너지 소모체로 변화하고 있었으며, 인간은 더 이상 자신의 근육으로 일을 하지 않게 되었다. 인간은 지구상의 어떤 생물들보다 뛰어난 진화의 산물인 두뇌를 극대화하여 기술력을 발전시켜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발전하는 기술력에 비례하여 사용되는 에너지는 점차 증가했다.

그 덕분에 지금 우리는 미래에 우리가 아니 어쩌면 다른 누군가가 사용하여야 할 자원들을 소모하면서 풍족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어져 온 인류세가 멈추지 않고 이어질 경우에 우리들은 우리 이전에 지구를 지배하던 종족들처럼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래도 그들은 자신의 능력만을 사용하여 몇 억년의 역사를 창조했고 유지시켜나갔으며 멸종에 이르렀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능력을 초월하여 이 세계를 유지시기고 있다. 그것은 바로 인류의 멸망시기를 앞당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무분별한 에너지 소비시대에 즈음하여 저자는 우리들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에너지 상황에서의 '정상'이 무엇인가를 올바르게 정의하는 일이다. 저자가 인류의 역사를 서술하면서 도달한 현재의 '정상'의 개념은 항공모함에서부터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온갖 장치들을 가동할 수 있는 엄청난 에너지의 소비를 뜻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개념은 고작 150년밖에 되지 않은 인공적인 개념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조금 더 에너지의 정상의 개념을 자연친화적이고 좀 더 효율이 높으면서 지속가능한 에너지라는 개념으로 고쳐나가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저자는 우리들이 지금껏 누려왔던 고에너지 사회를 각성제 또는 암페타민을 먹은 것과 비슷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는 이렇게 경고한다.

"화석연료와 마찬가지로 암페타민도 사람에게 활기를 불어넣는다. 암페타민을 먹은 사람은 피로를 느끼지 않으며, 사고 과정과 동작이 더 빨라지고, 더 많은 행복을 느낀다. 그러나 암페타민을 먹는 사람들은 결국 여기에 의존하게 된다. 불행하게도 암페타민을 끝없이 얻을 수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게다가 암페타민 사용자는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암페타민을 너무 오래 먹으면 독이 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네이버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양의 아이들 - 에너지를 향한 끝없는 인간 욕망의 역사

앨프리드 W. 크로스비 지음, 이창희 옮김, 세종서적(2009)


태그:#태양의 아이들, #앨프리드 W. 크로스비, #세종서적, #단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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