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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뮤지엄 본관 안에서 바라본 터널과 다리
 미호뮤지엄 본관 안에서 바라본 터널과 다리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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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가켄에 있는 미호 뮤지엄에서는 이번 7월 11일부터 8월 16일까지 옥서스 강가에서와 부처들의 이야기라는 특별전 둘을 열고 있습니다.

미호뮤지엄 본관에서 바라본 신지슈메이카이(神慈秀明?) 본당과 종탑. 처음 아 엠 페이가 이 종탑을 지으면서 인연이 맺어져 미호뮤지엄을 설계했습니다. 이 종탑은 일부만 보이지만 땅에서 높이가 60 미터 정도입니다. 종탑 안에는 종 50 개가 달려있어 하루에 세번 종을 울립니다.
 미호뮤지엄 본관에서 바라본 신지슈메이카이(神慈秀明?) 본당과 종탑. 처음 아 엠 페이가 이 종탑을 지으면서 인연이 맺어져 미호뮤지엄을 설계했습니다. 이 종탑은 일부만 보이지만 땅에서 높이가 60 미터 정도입니다. 종탑 안에는 종 50 개가 달려있어 하루에 세번 종을 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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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 뮤지엄은 12 년 전 시가켄(滋賀県) 동남 쪽 시가라기(信楽) 고원에 지어졌습니다. 건물 설계는 아이 엠 페이가 담당했는데 동양인이 지상낙원으로 생각하는 도연명(陶淵明)의 도화원기(桃花源記)를 테마로 하였습니다. 미호뮤지엄 입구에서는 본관 건물이 보이지 않습니다. 언덕을 오르고, 터널을 지나 다리를 건너면 건물 지붕만 살짝 보입니다. 그러나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유리창으로 산 아래 계곡과 숲을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옥서스강과 주변 유적, 유물 발굴 현장
 옥서스강과 주변 유적, 유물 발굴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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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특별전 가운데 '옥서스 강가'에서는 중앙아시아 옥서스 강 부근에서 번영을 누렸던 박트리아와 소그디아나 유물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옥서스 강은 파미르 고원에서 발원하여 힌두쿠시 산맥을 지나 투르크메니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의 국경 지대의 북서쪽으로 흐르는 강입니다. 원래는 아랄 해로 흘러들어갔지만 지금은 중간에 있는 사막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원래 길이는 2400km였지만 지금은 1450km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옥서스 강은 아무강, 아무다리야강 등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 강은 건조한 중앙아시아의 삭막한 땅에 생명을 소생시키고, 여러 곳에 오아시스를 만들었습니니다. 따라서 이 강을 중심으로 고대로부터 많은 나라들이 명멸하였고, 그 사이에 많은 유물과 유적이 남아 있는 역사적인 곳입니다.
옥서스강 출토 유물. 사자가 새끼양을 안고 있습니다. 동물을 장식으로 적극 사용한 것은 스키타이 문화의 특징입니다.
 옥서스강 출토 유물. 사자가 새끼양을 안고 있습니다. 동물을 장식으로 적극 사용한 것은 스키타이 문화의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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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이 강을 중심으로 살던 사람들은 메소포타미아와 인더스 고대 문명을 이어주었고, 이곳은 알렉산더의 동정 이후에는 지중해 문화와 서아시아, 인도, 스키타이 문화를 융합시킨 문명의 요충지이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중아아시아의 문화를 동으로 중국에 전하여 당의 국제화를 도왔습니다, 그 주역이 옥서스강을 근거지로 삼아 실크로드 교역을 담당했던 소그드인입니다.

옥서스 강 유역 출토 유물. 독수리 머리, 천사 날개, 사자 몸, 말의 앞발 등 이상적인 동물의 모습을 조합하여 만들었습니다. 영화 나니아에서도 이와 비슷한 동물이 나옵니다.
 옥서스 강 유역 출토 유물. 독수리 머리, 천사 날개, 사자 몸, 말의 앞발 등 이상적인 동물의 모습을 조합하여 만들었습니다. 영화 나니아에서도 이와 비슷한 동물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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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그드인은 지난번 신라 특별전에서도 소개한 대로 오래 전부터 한반도에서 서역상인 혹은 호상, 호두, 호주머니 등 호(胡)를 붙여 불리던 사람들입니다.

부처 이야기 특별전에서는 불교가 전해준 여러 가지 불교문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중생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이야기나 노래 형태로 표현하여 중생 구제에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불상을 통하여 시각적으로 불교의 가르침이나 진리를 전파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불교 이야기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문헌이나 불상을 전시하여 사실적인 관심을 북돋으려 노력했습니다.

미륵보살반가상. 시가켄(滋賀?) 엔랴쿠지(延?寺)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으로 6 세기 한반도에서 건너온 것이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미륵보살반가상. 시가켄(滋賀?) 엔랴쿠지(延?寺)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으로 6 세기 한반도에서 건너온 것이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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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크기가 다른 미륵반가사유상을 한 자리에 전시했습니다. 미륵반가사유상은 7세기 전후 한반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고류지(廣隆寺)에 있는 것이 유명합니다. 이번 전시 작품은 그것보다 작은 것입니다. 이것도 아마 한반도에서 만들었거나 한반도와 교류가 있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미륵보살반가사유상. 시가켄(滋賀?) 햐쿠사이지(百?寺) 소장.
 미륵보살반가사유상. 시가켄(滋賀?) 햐쿠사이지(百?寺)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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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설전의 전시는 고대로부터 동서 문물의 교역로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온 실크로드를 테마로 하고 있습니다. 이집트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 불교 문명, 중국 문명 등이 그것입니다.

간다라 불상. 이 불상을 이곳에 안치하기 위해서 만든 공간이라고 합니다. 비록 오른 손은 손상을 입었지만 거의 완벽합니다. 높이 250 cm. 간다라 불상 가운데 이렇게 큰 불상은 흔하지 않다고 합니다.
 간다라 불상. 이 불상을 이곳에 안치하기 위해서 만든 공간이라고 합니다. 비록 오른 손은 손상을 입었지만 거의 완벽합니다. 높이 250 cm. 간다라 불상 가운데 이렇게 큰 불상은 흔하지 않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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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불교 걸작으로 손꼽히는 간다라(Gandhara) 불상은 그 오묘함과 자비로운 모습이 보는 각도에 따라서 표정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표정을 내기 위해서 불상 위에는 천정을 뚫어 자연 간접 채광이 부드럽게 비추게 하고 인공조명을 더하여 불상의 표면을 더욱 부드럽게 했습니다.

간다라 불상. 상반신. 천을 두른 옷의 선이 분명합니다.
 간다라 불상. 상반신. 천을 두른 옷의 선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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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다라는 지금의 아프카니스탄과 파키스탄에 해당되는 지역입니다. 역사적으로 간다라라는 말이 등장한 것은 BC6세기 경에서 AD11세기경까지입니다. 인도에서 발생한 불교는 초기 불상이 없었고, 수레 형태의 법륜이나 스투파, 보리수 등을 신앙시하였습니다. 불교 발생 뒤 500 여 년이 지나고 불교가 간다라 지방에 전해지면서 변화를 맞이합니다. 간다라 지방은 여러 민족에 의해 여러 왕조가 있었으나 간다라 불상은 대월지족이 세운 쿠샨왕조(40~ 245년경)의 특히 카니슈카왕(2세기 중엽) 때에 가장 활기를 띠었습니다. 쿠샨족은 기마 유목 민족으로 실크로드를 이용한 무역으로 부를 축적하였습니다. 그들은 불경을 외우고 보시를 통하여 극락에 갈 수 있다는 대승 불교를 수용하였습니다.

그리고 당시 간다라 지방에는 알렉산더 인도 침공 때 군사 목적으로 이곳에 남아 있던 그리스 사람이 있었고 그리스인들은 독자적인 마을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리스인은 인체 숭배 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사상이 불교와 결합되어 처음 불상이 만들어졌습니다. 이곳에는 불상뿐만 아니라 그리스의 제우스 신상이나 알렉산더 대왕의 조각 등도 남아 있습니다. 간다라 불상의 특징은 서양풍의 얼굴, 머릿결을 곱슬머리 즉 물결 모양으로 따 올려 정수리에 묵는 육계(날상투라고도 함)를 하고 있고, 몸에는 물결 모양을 한 천을 걸치고 있습니다. 이 옷은 그리스 로마 풍으로 처음 그리스 사람의 영향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손은 시무외인(施無畏印)으로 부처가 중생의 모든 두려움을 없애주고 위안을 주는 수인입니다. 이 수인은  초기불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오른손 또는 왼손을 어깨 높이까지 올리고 다섯 손가락을 세운 채로 손바닥을 밖으로 향하게 한 형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 시대부터 여원인과 짝을 이루어 크게 유행하였으며 이 두 수인을 합하여 일명 통인(通印)이라고 합니다.

간다라 불상. 전법륜인좌상(?法輪?座像). 소조조각(塑造彫刻)의 전형적인 불상. 여성적이고 부드러운 미소가 돋보입니다.
 간다라 불상. 전법륜인좌상(?法輪?座像). 소조조각(塑造彫刻)의 전형적인 불상. 여성적이고 부드러운 미소가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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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409년 간다라를 방문했던 중국의 법현(法顯) 승려에 의하면 페샤와르의 사원과 푸쉬칼라바타에 있는 불탑에는 승려가 700여 명이 있었다고 합니다. 5세기에 이곳을 방문했던 중국의 순례자 송운(宋雲)에 의하면 지금의 스와트 지역의 붓카라로 추측되는 타라(陀羅)라는 곳의 사원에 금불상 6천여 개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의 승려 현장에 의하면, 7세기에 간다라 지역에는 스투파 천여 개와 그 인근 지역에 사원 1400여 개가 있었다고 합니다.
간다라 불상. 선정인불좌상(禪定印佛坐像). 편암 위에 석회를 바르고 채색을 했으나 채색이 벗겨지고 석회가 남아있어 약간 지저분해 보입니다.
 간다라 불상. 선정인불좌상(禪定印佛坐像). 편암 위에 석회를 바르고 채색을 했으나 채색이 벗겨지고 석회가 남아있어 약간 지저분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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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미호뮤지엄의 이번 여름 특별전과 상설전의 간다라 불상에 대해서 언급했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다른 내용도 소개하겠습니다.

가는 법
오사카(신오사카) 역이나 교토 역에서 비와코센(琵琶湖線) JR 전차를 타고 이시야마(石山) 역에서 내려,  이시야마 역 앞에서 미호뮤지엄행 버스를 타면 갈 수 있다. 버스로 약 한 시간 정도 걸리며, 버스는 한 시간에 한 대씩 있다.

참고문헌
김달수 지음, 배석주 옮김, 일본 속의 한국문화 유적을 찾아서, 대원사, 1995.
마리오부싸알리 지음, 권녕필 번역, 중앙아시아 회화, 일지사, 1990, 3 쇄.
서정록 지음, 백제금동대향로, 학고재, 2001.
존 카터 코벨 지음, 김유경 편역, 일본에 남은 한국미술, 글을 읽다. 2008.5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태그:#미호뮤지엄, #옥서스강, #미륵반가사유상, #간다라 불상, #소그드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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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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