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태열은 감성적이면서도 정서적인 작가이다. 작가는 오랫동안 지극히 사진적인 표현방식을 바탕으로 자연풍경과 경주 남산에 산재해 있는 석불을 표현대상으로 삼아서 사진작업을 해왔는데, 이번에 대구근교 가창에 있는 동제미술관에서 그 결과물을 정리하여 전시하였다.
작가가 이번에 발표한 흑백사진작품들은 석불사진과, 풀 사진, 그리고 안개 낀 숲속 풍경과, 눈 내린 숲속 풍경사진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숙련된 사진기술과 흑백사진 프린트 기술 그리고 작가의 풍부한 감수성이 유효적절하게 어우러져서 보는 이들을 감동시키는 전시회가 되었다. 작품마다 흑백사진으로만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운 톤과 질감묘사가 효과적으로 표현되어 보는 이들의 정서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작품의 표현대상과 주제가 당대성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작가의 사진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최종 결과물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특히 다른 비전공 작가들이 대상의존적인 정형화된 공모전 사진에 몰두하는 것과는 다르게 작가 자신이 중심되어서 특별나지 않는 대상을 사진적인 시선과 자신의 감각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자신을 드러내는 조형언어를 생산하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느껴진다.
작가는 더구나 서울이 아닌 너무나도 문화적인 환경이 열악한 지방에서 열정적으로 자신의 작품세계를 꾸준히 펼쳐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적으로 또 다른 의미가 있는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사진은 현재 사회문화적으로 여러 가지로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상황들이 펼쳐지고 있지만, 서울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는 전혀 실감나지 않는 먼 나라 이야기로 느껴지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하지만 어려운 현실이지만 자신만의 조형언어와 세계관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작품을 발표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한다면 좀 더 나은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류태열의 열정적인 작품활동과 적극적인 자기 프로모션의 결과물들은 그것을 잘 반영해서 확인시켜주고 있다. 흑백사진의 아름다움과 작가의 정서가 잘 드러나는 전시회이다.
덧붙이는 글 | 전시일시 : 2009.7.17일~30일까지
장 소 : 동제 미술관(가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