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작전권 환수를 주장하는 미국과 이에 반대하는 보수최근 미국은 전시작전권을 참여정부가 약속한 대로 한국에 넘겨 준다는 것이고, 한국의 보수들은 넘겨 받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아마 일반인들은 매우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일 것이다.
더구나 한나라당은 참여정부시절 전시작전권환수를 주장하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참으로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모욕을 일삼았고, 소위 수구단체들을 이용하여 전시작전권환수는 나라를 망하게 하는 빨갱이들이 하는 짓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해 왔었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집권했다고 해서 미국의 정책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초기에는 여러 경로를 통해 작전권 환수 연기를 요구하다가 미국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서 좌초하고 말았다. 그러면 도대체 한나라당과 보수세력들은 어떤 생각을 품고 있기에 반대를 하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한미공조체제가 더욱 강화되었다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도 미국이 강력하게 전시작전권환수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는 이유를 좀더 세심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전시작전권과 관련된 오해필자는 군인출신으로 전시작전권 환수를 반대하는 군출신들의 행태를 보면 저들이 진정 고급장교 출신들인가 하는 의문을 가져본다. 세상에는 양보해야 할 것과 양보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전시작전권인 것이다. 적어도 정규군대의 고급장교라면 세상이 두쪽나도 전시작전권만큼은 양보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비록 패전한 군대라고 할지라도 양보해서는 안되는 것이 전시작전권이다. 식민지 군대에서나 전시작전권을 빼앗기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군이 전시작전권을 미국에 양보하게 된 배경부터 우리는 잘 이해해야 한다.
이승만 대통령이 미국에 전시작전권을 준 것은 한미간의 정책적 상황을 고려한 것이 아니다. 자신이 저지른 잘못된 위기상황에서 아무런 생각 없이 선택한 신생국가의 미숙한 지도자가 범한 실수인 것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한국전쟁 전 아침은 서울에서 먹고 점심은 평양에서 먹는다는 말을 하면서 북진 통일을 주장했었다. 입으로만 떠들었지 제대로 된 군사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북한군의 남침 앞에서 처참하게 허물어진 것이다. 이 상황에서 미국의 도움을 요구했고, 도와주는 미국에게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최대의 예우라는 측면에서 전시작전권을 양보한 것이다. 아니 전시작전권을 행사할 능력이 없는 대통령 자신과, 식민지 군대에 길들여 졌고 무능한 군인들만 갖고 있던 약소국 대통령의 비애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군인들이 제대로 된 군인들이었다면 그동안 끊임없이 전시작전권의 환수를 요구했어야 하는데 나타난 현실은 반대였다는 것이다. 식민지 군대에 길들여진 고위 군장성 출신들이 회원인 성우회와 한국의 최대 재벌 중에 하나인 재향군인회 등이 앞장서서 전시작전권 환수를 반대하는 희한한 나라가 되었고 이것은 정통군인들이 없는 이 시대의 비극인 것이다.
더욱이 소위 보수세력이라고 자처하는 세력들이 전시작전권 환수를 요구하는 대통령에 대해 친북 좌파 빨갱이라고 욕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전시작전권의 핵심은 개념계획 수립이다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것이다. 북한이 급변사태에 돌입할 때의 상황에 대비한 작전계획 5029와 관련된 논쟁이 있을 때마다 미국은 작계 5029는 작전계획이 아니라 개념계획일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빠져 나갔고 한국정부와 한국의 언론은 이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강력하게 보여주지 못했었다.
군이 임무를 수행하는 데는 두 가지 핵심준비상황이 있다. 작전계획과 작전명령이다. 작전계획과 작전명령은 차이가 있다. 작전계획은 "만약"이라고 하는 가정상황에 기초한 것이고 작전명령은 가정상황이 없다. 다시 말하면 작전계획은 변화무쌍한 것인 반면 작전명령은 단순히 나와 있는 대로 따라 하면 되는 것이다. 즉 작전계획은 그 자체가 개념계획인 것이다. 따라서 작전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이러한 개념계획을 수립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여러가지 상황에 대비해 여러가지 다양한 작전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작전권 행사의 핵심이며 이를 통해서 고급 장교들은 정통파 군인으로 성장해 가는 것이다. 고급장교들이 개념계획을 자유롭게 수리해 보아야 창조적인 사고를 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는 것이고 올바른 작전개념이 수립되는 것이다.
올바른 작전개념이 수립되어야 올바른 부대 구조와 무기체계의 발전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개념계획을 수립작성해보지 못한 식민지 군대는 그저 밥그릇 싸움만 하고 전시행정적 둔한 부대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미래의 전쟁에 대비한 구조로 적기에 변신하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전시작전권환수와 관련된 한국내 보수세력들은 자신들의 과오를 하루 빨리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더욱이 월남전에 파병되었던 원로 군인들이 꼭 알아야 할 것이 있다. 파월한국군은 전시작전권을 미군이 아닌 파월 한국군이 갖고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알아야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은 한국군이 자발적으로 공산화를 저지하는 데 동참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파월한국군의 전시 작전권을 한국군에 주었다. 따라서 오늘날 전시작전권이 없으면 한미 동맹이 무너진다는 원로 군인들의 주장을 보면 그들의 무식함과 이율배반적 행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왜 전시작전권을 주려고 할까?필자는 미국이 한국에게 전시작전권을 주려는 이유를 크게 다섯가지 정도의 이유로 압축하고자 한다. 첫번째는 미국의 세계전략에 대처하기 위해 주한미군을 자유롭게 활용하기 위한 조치이며, 둘째는 향후 한국군을 미군이 전 세계의 어느 지역에서도 사용하기 위한 사전 조치이고, 셋째는 한국군의 전시작전권 환수를 이유로 주한미군을 위한 예산을 한국에게 더 떠넘기기 위한 조치이며, 넷째는 한국군에게 더 많은 무기를 팔기 위한 조치이고, 다섯째는 앞으로 능력이 부족한 한국에게 미군의 시스템을 사용하는 비용을 청구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면을 강조하고 싶다.
어느 것 하나 한국의 입장에서 유리해 보이는 것이 없다. 미국은 군사부문에 있어서 한국에 대해 50년간 투자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한국내 주둔 지역사령관에게 주재국으로부터 더 많은 분담금을 받아 내도록 명령하고 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군사학에 대해 조금 알고 있는 사람이나 냉철한 분석이 가능한 사람의 경우는 알 수 있는 것이 한국과 미국의 관계에 있어서 오산과 평택에 주한미군의 기지가 계획대로 완성이 된다면 미국은 한국에게 아무리 작전권을 주어도 한국군 전부를 통제하는 시스템을 새로운 엄청난 고가의 C4I시스템에 의거 갖추게 된다는 사실이다. 더 재미 있는 것은 이 시스템은 한국이 엄청난 예산을 들여 미국에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한국이 만들어준 이 시스템을 통해 한국은 통제한다는 사실을 한국인들은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개탄스럽다는 것이다.
좀더 다른 표현을 쓰자면 미국은 언어적으로만 전시작전권을 주면서 생색내고 자신들의 이득은 모두 취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한국은 미국의 봉이 되어 버린 것이다.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한국이 할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이다. 전시작전권 환수와 관련하여 한국이 실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만 생각하면 된다. 미국이 어떠한 주장을 내세우더라도 정통 군사학적인 입장으로 돌아가면 된다.
이를 위해서는 원로군인들에 대한 새로운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들은 이상한 반공이데올로기에 빠져 있는 것이다. 거기에다가 기존 정치인들에 대한 편가르기식 선입관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정말 국가를 위한다면 자신들이 그동안 주장해 왔던 것을 과감히 포기하고 국익을 위해서 여러 세력들의 주장을 편견을 갖지 말고 들어보고 정책의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 특히 전시작전권 환수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보수세력과 한나라당은 잘못된 정책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시점이다.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미국은 전시작전권 환수를 연기하거나 백지화 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을지 모르지만 미국은 철저히 미국의 이익을 위해 전시작전권 환수를 주장한다는 것을 알게 된 이상 전시작전권 환수와 관련한 이념적 접근법을 버려야 한다.
한국의 언론들 특히 보수언론들은 문제의 본질을 국민들에게 정확히 알려야 한다. 그래야 한국이 불필요한 예산을 낭비하지 않게 된다. 궁극적으로 한국민의 안전도 보장되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국방은 많은 사람들이 잘 알아야 합니다. 특히 원로 군인들 제대로 아시고 떠드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