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은 불교문화유적의 보고라 할 수 있다. 그중 아직 많은 부분들이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 있는데 바로 미장불과 바위구멍과 암각화 등이다.
자료도 그리 잘 나와 있지 않고 거의 처음 접하는 미장불을 찾아 나섰다. 미장불이란 석재를 다듬고 그 위에 점토와 회를 사용하여 깨끗하게 한 후, 물감을 입힌 불상을 말한다.
미장불은 탑곡 인근에...
미장불이 있는 곳은 탑곡마애조상군에서 가까운 곳이다. 탑곡마애조상군은 흔히 부처바위로 알려져 있고 바위면에 많은 도상이 새겨져 있다.
비가 오락가락 하다가 잠시 햇살이 비치더니 날이 좋아진다. 그래서인지 바위에 새겨진 도상들이 선명하게 보인다. 탑곡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장창골로 가다가 보면 드디어 거대한 바위군이 보이는데 그중 미장불이 새겨진 바위가 있다.
아랫 부분에 눈과 코입이 새겨진 도상에 맞은편에는 역시 마멸이 심하지만 얼굴형이 보이고 선각이 새겨져 있다. 중간에 11자 정도의 알 수 없는 글자 그리고 미완성의 불두와 광배가 표현되어 있다. 크기는 다소 큰 편이다. 귀부분에 해당하는 위치에는 커다란 구멍이 하나 있다.
바로 아래에 자리 잡은 상당히 큰 규모의 바위 하부에 작은 굴이 하나 있었으며, 최근에 산신기도를 지낸 흔적이 남아 있다. 바위 상부에는 큰 물 웅덩이가 있다. 주변의 바위들도 다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해목령에 다양한 바위
미장불을 보고 해목령에 올랐다. 해목령은 바위가 경주에서 보면 게(蟹:해)눈(目)처럼 보이기 때문에 옛날부터 이 바위를 이렇게 불러왔다고 한다. 안내 이정표는 없으나 전체 지도에는 표기가 되어 있어 위치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지만 외지 사람들은 전혀 모르는 장소이다.
바위에 알 수 없는 각자도 새겨져 있고 바위마다 생김새가 있어 게눈바위, 새바위, 이무기바위 등으로 불린다. 또 민간신앙에서 기도를 드리는 치성의 장소들이 여기저기에 보인다. 윷판형의 암각화가 새겨져 있는 바위도 인근에 있다고 하나 찾지 못했다.
경주 남산에는 다양한 유적들이 있어 현재형으로 진행중이다. 불교유적과 선사유적 그리고 민간신앙이 공존하고 있는 민중의 산 경주 남산에 오르면 보이지 않던 유적들도 이제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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