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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9일, 41년 만에 개방되었다는 북한산국립공원 우이령 탐방로는 예약제 운영을 앞두고 몰려든 탐방객들로 말그대로 인산(人山)을 이루고 있었다. 휴일을 맞이해 찾아든 탐방객들은 우이동 우이령 탐방지원센터 입구인 우이동 버스종점 인근부터 몰리기 시작했다. 한때는 대학생 모꼬지(MT) 장소로 유명했던 우이동계곡 유원지에서 탐방지원센터까지 약 1.7km구간도 오고가는 탐방객들로 발디딜틈이 별로 없었다.
 

 

우이동 버스종점에서 도보로 1.7km를 걸어들어가면 우이령 탐방지원센터와 공용화장실이 나온다. 이곳부터 실질적인 우이령 탐방로가 시작된다. 탐방지원센터에서 100m정도 걸어 올라가면 천혜자연환경과는 어울리지않는 전경대 숙소건물이 나온다. 이곳에서 왼편으로는 삼각산 상장능선의 멋진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경대 숙소건물에서 출발해 약 1km정도 탐방로는 하늘을 덮은 울창한 숲길이 형성되어 있다. 숲길 사이로 조성된 오솔길은 맨발로 걸어도 좋은 평탄하고 깔끔한 흙길이다. 전경대 숙소에서 약 500m정도 들어가면 야생화 화단이 나오고, 이곳에서 500m정도 더 들어가면 우이령 고갯마루가 나온다

 

 

우이령 탐방로, 직접 탐방해보니

 

고갯마루를 넘어 100m정도 걸어내려가면 넓은 공터가 나오고 공용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 이곳 공터는 단체탐방객들이 점심을 먹거나 휴식을 취하는 곳으로 안성맞춤인 곳이다. 이 공터에서 150m정도 더 내려가면 도봉산 오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가 나온다. 훤히 트인 시야로 웅장한 오봉의 형세가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이곳 전망대 주변엔 '우이령 사방사업기념비'가 놓여있다. 우이령길에 흙이 무너져 내리지 않도록 사방사업(砂防事業)을 했다는 기념비다. 사업개요를 살펴보니 이 사업은 1966년 6월에 시작해 1967년 10월에 완료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덕분에 우이령 고갯마루를 넘어 오봉전망대에서 송추방면으로 이어진 탐방로는 길이 넓은 대신에 오밀조밀한 숲길 맛은 나지 않았다.

 

 

탁 트인 도봉산 오봉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에서 700m정도 탐방로를 내려가면 유격장 입구가 나온다. 연병장으로 활용된듯 이곳 역시 넓은 공터가 형성되어 있어 단체탐방객들이 점심이나 휴식을 취하기에 좋은 공간이다. 이곳에서 석굴암으로 이동할 수 있다. 우이동 우이령 탐방지원센터에서 유격장 입구까지는 약 2.1km정도 거리다. 전체 탐방로 길이는 4.46km.

 

탐방로에 있는 계곡은 모두 출입금지구역으로 지정되어있다. 다만, 탐방로 옆에 조성된 좁은 수로로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간식을 먹거나 휴식을 취하는 탐방객들이 많았다. 조금은 옹색해 보였지만 그런대로 자연을 즐기는 모습이 좋았다. 그 좁은 물가에서 자연학습을 나누는 가족의 모습도 정겹게 다가왔다.  

 

전체 탐방로를 쉬지않고 걸으며 소요시간을 확인해 보았다. 우이동 버스종점에서 우이령 탐방지원센터까지 약 30분, 탐방지원센터에서 우이령 고갯마루까지 약 20분, 고갯마루에서 오봉 전망대 및 사방사업기념비까지 약 7분, 이곳에서 유격훈련장까지 약 20분, 유격훈련장에서 교현리 탐방지원센터까지는 약 40분 정도 소요되었다. 쉬지않고 걸어도 최소 2시간은 소요되는 거리다.

 

 

송추계곡 오봉탐방지원센터에서 여성봉과 오봉 오르기

 

탐방로를 빠져나와 교현리 우이령 탐방지원센터 입구 국도를 따라 송추계곡 유원지 방면으로 이동했다. 송추계곡 유원지를 따라 들어가면 송추폭포로 오르는 등산코스와 여성봉으로 오르는 오봉탐방지원센터로 가는 길목이 나온다. 이곳에서 오른편 길목으로 들어서면 오봉탐방지원센터가 나온다. 상대적으로 등산객들이 많지않은 호젓한 시골길가에 탐방지원센터가 있다. 교현리에서 이곳까지 걸어보니 약 40분 정도 소요되었다.

 

이곳은 송추남능선구간으로 오봉탐방지원센터에서 여성봉까지는 2.1km, 약 한시간 정도 소요되는 구간이다. 등산로는 전체적으로 정상부위 급경사 바윗길을 제외하면 그리 험하지 않다. 마치 여성스러운 부드러운 탐방구간이라고 할까.

 

여성의 음부를 닮은 여성봉은 그 독특한 모양새 때문에 이곳을 찾은 몇몇 등산객들은 쉴새없는 입방아를 놓는다. 여성봉에서 오봉 들입목까지는 1.2km 완만한 숲길이 이어져 역시 그리 힘들지 않게 이동할 수 있는 구간이다. 무엇보다도 이 능선은 도봉산 오봉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여성봉을 출발한지 약 30분 만에 오봉 들입목에 도착했다

 

 

 

 

오봉 들입목 정상에서는 운무가 깔린 기후 탓에 우이령 탐방로가 어렴풋이 내려다보였다. 오봉 들입목에서 우이암방면으로 약 600m정도 내려가면 오봉샘터가 나온다. 수십 년을 한결까지 등산객들의 갈증을 해소해 주었던 샘물은 전날 내린 비로 더욱 그 수량이 풍부하기만 했다. 잠시 물 맛을 본 후 우이암 방면으로 난 좁은 숲길을 따라 이동했다.

 

오봉샘터에서 800m정도 숲길을 따라 더 내려가면 도봉주능선과 만나게 된다. 이 능선삼거리에서 오른편 능선을 따라 약 1km정도 이동하면 우이암이 나온다. 우이암에서 원통사를 거쳐 약 2.4km정도 우이남능선을 따라 다시 우이동매표소 방면으로 하산하면 우이령 탐방로 입구인 우이동 버스종점에 도착할 수 있다.

 

우이령을 탐방했던 날은 우이암에서 도봉계곡을 거쳐 도봉탐방지원세터 방면으로 하산하는 구간을 선택했다. 최근에 인근 보문능선과 무수골매표소 구간으로 하산한 적이 있고, 전날 내린 비로 수량이 풍부해진 도봉계곡이 기대되었기 때문이다. 역시 도봉계곡은 수려한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특히 주봉에서 흘러내리기 시작한 용어천계곡이 도봉계곡과 만나는 합수지점은 한마디로 절경이었다. 물이 넘쳐 폭포를 이루는 계곡가는 서늘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계곡을 옆에 두고 도봉탐방지원센터까지 하산하니 시각은 오후 5시 30분. 이날 오전 11시 50분 우이동 버스종점에서 우이령 탐방지원센터로 출발하며 시작한 탐방은 약 5시간 40분 정도 소요되었다. 이날 탐방은 쉬지않고 걸었으니 만일 일행과 함께 여유있는 일정으로 탐방하고 싶다면 7~8시간 정도 시간을 계획하는 것이 좋다.

 

 

왠지 짧은 우이령 탐방로, 여성봉과 오봉을 함께 탐방한다면 '금상첨화'

 

우이령 탐방로가 개방되면서 이곳을 찾는 탐방객들은 경우에 따라선 삼각산이나 도봉산으로 연계산행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탐방로에서 하루를 보내기엔 길이가 짧고 오래 머무를 공간이 그리 많지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3~4시간 정도 소요되는 가벼운 가족나들이가 아니라면, 인근 삼각산이나 도봉산으로 떠나는 연계산행을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특히, 송추계곡 오봉탐방지원센터에서 도봉산 여성봉과 오봉에 오르는 송추남능선의 경우, 다른 도봉산 탐방코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등산객들의 발길이 잘 닿지않는 곳이다. 우이동 버스종점에서 출발해 우이령 탐방로를 둘러본 후 송추계곡으로 이동해 여성봉과 오봉에 오른 후 도봉주능선을 타고 다시 우이동 방면으로 하산하는 순환코스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번 탐방코스처럼 도봉주능선에 오른 후 도봉탐방지원센터로 하산해 도봉산역에서 1호선과 7호선 전철을 이용할 수 있는 코스도 추천할 만하다.

 

왠지 짧아 아쉬운 우이령 탐방 일정이었다면, 탐방로 전망대에서 '올려보던' 장쾌한 오봉을 가장 가까운 능선에서 '바로보는' 것도 시도해볼 만하다. 가는 길에 오묘하기만한 여성봉을 직접 타고 오르는(?) 특별한 경험을 더한다면 금상첨화가 아닐런지.

 

 

 

<우이령 탐방로 이용안내>

 

1.이용시간

 

- 입산허용시간 : 09 : 00 ~ 14 : 00 (14시 이후 입산불가)

- 하산 완료시간 : 16 : 00 까지

 

2.예약제 시행

 

- 7월 11일 ~ 7월 26일까지는 예약없이 이용 가능 (7월 27일부터는 예약제 시행)

- 예약은 7월 13일 오전 10시부터 인터넷으로만 예약 가능 (1인당 4명)

- 이용가능인원 : 매일 780명 (우이동 390명, 송추 390명)

- 예약확인증 지참 (예약확인증 없거나 입,하산 시간을 어길시 과태료 부과대상)

 

 

 

▲ 우이령탐방로와 여성봉, 오봉 탐방하기 .
ⓒ 유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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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우이령 탐방로, #여성봉, #오봉, #도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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