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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이 한 일본 소설가의 작품인 <대지의 아들>을 탐독하고 있다. 특히 이 소설이 중국의 문화대혁명('문혁') 과정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독서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전 의원은 20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지금 나는 중앙대 교수 연구동 716호에서 <대지의 아들> 2권을 읽고 있다"고 자신의 근황을 전했다. 이어 그는 "<대지의 아들>은 중국현대사에서 문화혁명과정을 다룬 소설"이라며 "중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했다.

 

<대지의 아들>은 일본의 여성 소설가 야마자끼 도요꼬가 쓴 작품이다. 그는 <돌풍지대>와 <하얀거탑> 등으로 한국 독자에게 익숙한 작가다. 특히 <하얀거탑>은 국내에서 드라마 시리즈로 제작돼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이 전 의원이 읽고 있다는 <대지의 아들>은 1991년 국내에서 출간됐는데, 일본의 패전과 중국 문혁 과정, 중일 국교정상화 등을 역사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소설의 줄거리는 이렇다.

 

'한 일본인 소년이 일본의 패전으로 중국땅에 남겨진다. 중국인 양아버지가 그를 키워주지만 문혁 과정에서 스파이 혐의로 노동개조소에 끌려가 혹독한 육체노동을 당한다. 하지만 양아버지의 노력으로 누명을 벗고 북경으로 복귀한다. 이후 중일 외교관계가 정상화되고 현대적인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데 거기에서 일본측 상해현장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던 친아버지를 만난다. 친아버지는 함께 일본으로 돌아가자고 하지만 자신은 중국이 기른 대지의 아들이라며 일본행을 거절한다.'

 

작가는 '중국잔류고아'(中國殘留孤兒 : 2차 세계대전 이후 중국에서 살아남아 성장한 당시의 일본인 아이들을 가리키는 용어) 문제를 제기하며 그런 불행한 세대를 만들어낸 일본 정부에 책임론을 제기하고 싶은 듯하다. 

 

하지만 이 전 의원은 소설 속에 나타난 문혁 과정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오쩌둥 등이 일으킨 '위로부터의 혁명'이었던 문혁은 실패한 혁명으로 끝났고, 그것은 중국 현대사의 '트라우마(심리적 상처)'가 되었다.

 

이 전 의원이 문혁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는 걸 두고 일부 당내 인사들은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하겠다"(7월 13일)는 그의 발언을 떠올리고 있다. 그가 곧 정계복귀를 위한 실질적 행보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런 정치적 해석이 부담스러운 듯, 이 전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대지의 아들>을 읽는 것도) 시비입니까?"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태그:#이재오, #대지의 아들, #야마자끼 도요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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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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