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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는 4대강 정비사업이 끝나면 홍수 방지와 환경을 살릴 수 있다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오히려 홍수 피해가 더 심해질 것이고, 환경 파괴는 결국 4대강을 죽음으로 이끌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처럼 무모한 환경파괴 사업은 이명박 정권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우리는 근대 산업혁명이 환경 문제를 낳았다고 생각하겠지만 아니다. 환경은 현재 문제이면서, 과거에도 중요한 문제였다. 

 

인간 역사 속에서 일어난 환경 문제를 다룬 학문을 '환경사'라고 하는데 이 학문은 1970년대 서구에서 시작되었지만, 이후 중국사의 환경 연구에서도 다루어지기 시작했다.

 

조금 지난(2002년) 책이지만 정철웅이 지은 <역사와 환경-중국 명청 시대의 경우>는 중국 명청 시대 사람들 먹을거리를 위해 평야지대의 수전 남발과 산악지대 삼림 남벌로써 결국 환경 파괴된 것을 환경사 관점에서 접급하고 있다. 

 

'환경사'란 "인간의 행위가 자연을 어떻게 변형시켰으며, 자연적인 환경이 인간의 물질적인 활동을 어떻게 제약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이 자연을 변화시키는 것은 인간 노동이 필요하며, 그 노동에는 기술과 사회적 분업이 포함된다고 정철웅은 말한다.

 

우리는 서양은 자연을 개발하는 가치관을, 동양-여기서는 중국-은 자연에 순응하고 하나되는 것을 추구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정철웅은 "중국이라고 해서 자연관에 부합해 환경이 잘 보존된 것은 아니"라고 말하면서 사람의 먹을거리를 위해 개발에 힘썼고 결국은 홍수에 시달리게 되었다고 말한다.

 

명 중엽 이후 둥팅 호 일대에서 급속하게 진행된 호전(湖田)의 개발로 하상이 높아짐으로써 이 지역은 빈번한 홍수에 시달렸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명대 둥팅 호의 면적이 5600㎢로서 현재의 약 두 배였다는 점이다. 명대 이후 진행된 개발이 호수 면적을 매우 빠르게 잠식했음을 알 수 있다(50쪽)

 

이뿐 아니다. 북중국은 경작지 면적이 확대되었고, 목초지와 삼림지대는 사라지게 되었다. 환경 파괴는 명 중엽에는 페스트까지 유행하게 되었다고 지적한다. 인간을 위해 땅을 개간함으로써 동물과 접촉하게 되었고, 동물과 접촉은 질병을 유행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개발은 개발을 낳을 수밖에 없었고, 결과는 파괴였을 뿐이다. 

 

평야 지대 개발에서 이제는 산악 지역 개발에 나선다. 나무를 베어내고 옥수수를 심었고, 숲은 줄어들게 되었다. 나무 없는 숲, 숲이 없는 산은 동식물까지 살 수 없게 되었다. 먹을거리가 없어진 동물들은 사람이 개간한 개간지까지 들어와 농사를 망치기까지 했다. 당연히 홍수가 날 수밖에 없었다.

 

산지 개발에 따른 수리 시설의 악화는 수직적인 산지 개발이 수평적인 평야 지대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쳤던 대표적인 예이다. 결국 환경 문제는 이른바 병렬 현상으로서 다양한 연결 고리를 통해 나타난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127쪽)

 

더 배부를 것 같았지만 한 번 파괴된 환경은 배부름보다는 배고픔을 선물했다. 청나라 당국은 환경이 이렇게 파괴되어 가고 있었지만 적극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그들 관심은 개발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지식인들도 홍수가 나는 이유를 산악 지역 개발과 삼림 남벌이라고 지적했지만 듣지 않았다. 그 결과는 지금 중국이 보여주고 있다.

 

정철웅이 전하고 싶은 것은 환경문제와 파괴는 눈에 보이지 않게 시작되고, 그 파괴는 조금씩 강도를 더 해가는 서서히 서서히 진행된다고 말한다. 즉, 지금 당장 우리 눈에 보이는 파괴가 없더라도 10년, 30년, 50년 시간이 지난 후 우리 후손들은 엄청난 환경 파괴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4대강 정비사업을 추진 중 이명박 정부가 새겨야 할 내용이다.


역사와 환경 - 중국 명청 시대의 경우

정철웅 지음, 책세상(2002)


태그:#중국, #환경파괴, #4대강?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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