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법원이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 대한 강제집행 절차에 착수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경찰과 구조조정에 반발해 점거농성 중인 조합원들 간에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쌍용차 노조 간부의 부인이 이날 오전 자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민주노동당 경기도당은 긴급 성명을 내고 "쌍용차 노동자 가족의 자결사건은 이명박 정권이 저지른 명백한 타살"이라며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과 가족들이 죽어나가야 이 사태가 마무리될지 이명박 정권에게 묻고 싶다"고 날을 세웠다.
민노당은 "우리는 쌍용차 사태로 5명째 발생한 죽음에 대해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면서 "민노당의 전국의 모든 단체들과 함께 쌍용차 파업투쟁의 승리를 위해 살인정권 이명박 정권과 반노동자적인 회사 측에 맞서 총력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노당은 또 "그동안 정부차원의 공적자금투입과 노동자들의 눈물겨운 회사정상화 방안에 대해 성의 있는 협상을 요구했다"면서 "그럼에도 끝내 군사작전식의 공권력 투입은 이명박 정권의 살인적인 노동자 탄압정책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보신당 경기도당도 이날 긴급 성명을 통해 "쌍용자동차 노동자 가족이 정부의 공권력 투입에 좌절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비극적인 사상 초유의 사태를 목전에 두고 우리는 분노와 비통함을 감출 수가 없다"고 밝혔다.
진보신당은 "정부가 사태 해결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의지라도 보여주었더라면 이런 비극적인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부는 더 이상 쌍용차 노동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지 말고 공권력투입 중단과 쌍용차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언론보도에 따르면 평택공장에서 점거파업 중인 쌍용차노조 간부 이아무개(34)씨의 아내 박아무개(29)씨가 20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자택에서 자살을 기도해 평택시내 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박씨의 남편 이씨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경찰과 회사로부터 최근 소환장과 손해배상 서류 등이 집으로 계속 배달돼 아내의 스트레스가 심했고 심리적으로도 괴로워했다"며 "특히 1주일 전부터 극도로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