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오늘의 법문 주제는 낙태에 관해섭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낙태 1위, 2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소식은 이미 오래 전의 일입니다. 아마 우리나라가 그렇게까지 된데에는 '남아선호사상'이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 둘째 시누님 시댁의 한 분은 8개월 된 아이를 여자라는 이유로 낙태를 했답니다. 위로 딸이 둘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는데 저로서는 도무지 그 이유를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도대체 여자 아이라는 이유로 8개월에 세상에 나올 권리를 박탈당하다니요. 갑자기 열이 오릅니다. 요즘은 설마 그런 분들이 없겠지요.

예전에 대학로에 갔다가 낙태반대 단체가 전시한 사진들을 보았습니다. 굉장히 무서웠습니다. 아이들이 뱃속에서 살기 위해 도망치는 그 모습은 그 어떤 전쟁영화보다 무서웠습니다.

오늘 질문하신 분도 낙태의 경험으로 괴로워 하시는 분이십니다. 이 분에게 스님께서 어떤 법문을 해주실지 무척 궁금합니다. 법문 듣고 다시 뵙죠.

질문
제가 직장생활을 할 때 큰아이는 친정어머니께서 돌봐 주셨고, 형편상 둘째를 낳을 여건이 안 되어 낙태를 했습니다. 불법을 공부하면서 제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알았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참회기도를  해야  하나요.
                                                                                                        
                                                 

법륜스님 법문

즉문즉설 해주시는 정토회 법륜스님
 즉문즉설 해주시는 정토회 법륜스님
ⓒ 권영숙

관련사진보기


70-80년대는 산아제한으로 낙태를 한 여성들이 많다.

지금 40, 50대 되는 여성분들은 대다수가 한 번 이상의 낙태 경험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왜냐면 70~80년대에는 정부 정책으로 산아제한을 장려했기 때문에 자의든 타의든 한두 번은 낙태를 하는 추세였거든요. 이 낙태 문제를 바라보면 우리가 중생이라는 것을 명백하게 알 수 있습니다. 우리들은 착한 척, 바른 척 하지만 그 행동을 가만히 보면 너나할 것 없이 바르다 할 수 없고 착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자기 목숨은 천근같이 여기고 손가락에 피 한 방울만 나도 큰일이라고 여기는 우리들이 자기 혀끝의 달콤함을 위해 다른 생명을 아주 맛있게 먹습니다. 그냥 먹는 것도 아니고 날 것으로 먹고 불에다 구워 먹고, 삶아 먹고 온갖 방법으로 남의 살코기를 먹습니다.

만약에 입장을 바꿔 어떤 다른 큰 생명체가 우리 인간을 그렇게 한다고 생각을 해 보세요. 내 자신이나 자식, 형제, 부모를 그냥 잡아먹는 것만 해도 억울한데 날걸로 먹고 불에 구워먹고 삶아먹고 지져먹고 볶아먹으면 어떻겠습니까.

고기를 먹더라도 그 힘으로 남을 때리는 데 쓰지말고, 생명을 살리는데 써라. 

우리가 아무리 착하게 산다고 자부하더라도 다른 생명까지 함께 보면 착하다고만은 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과보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인생을 살면서 과보를 받더라도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느냐'고 억울해 하거나 분해하지 마세요. 자기가 한 짓을 모르기 때문에 억울하고 분하지, 자기가 한 짓을 다 알고, 자기 마음 쓴 걸 다 느끼고, 자기 말한 것을 다 기억하면 어떤 일을 당해도 원망하지 않고 감사하게 받아야 합니다.

'돌아올 과보는 100인데 10밖에 돌아오지 않으니 감사히 받겠습니다' 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고기를 꼭 먹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안 먹으면 좋지만 먹겠다면 그 힘으로 남을 때리거나 죽이는데 쓰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그 에너지를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고, 가난한 사람들 돕고,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데 쓰라는 말입니다.

내 뱃속에 있는 내 자식도 죽이는 것이 바로 이기적인 인간의 마음이다.

낙태는 우리가 얼마나 자기중심적인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현상입니다. 내 뱃속에 있는 내 자식도 내 눈에 안 보이면 자기 체면보다 하찮게 여기는 것입니다. 결혼을 안 했는데 아이가 생겼다는 이유로, 애가 둘이라는 이유로, 살림형편이 안 좋다는 이유로 남도 아닌 자기자식을 지워버립니다.

두 남녀가 하룻밤을 같이 자면 아이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데도 그 쾌락은 즐기고 싶으면서도 책임을 안 지려고 하는 것이 우리들의 마음입니다. 자기가 어떻게 마음을 쓰고, 말하고, 행동했는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저 좋은 일만 생기기를 원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오직 자기 이익밖에 모르는 이런 우리들의 이기적인 행위와 마음이 인생을 고통에 빠뜨립니다.

내가 한 아이를 버렸다면 죽어가는 다섯 아이를 살리는 것으로 참회해라.

그러니 이 어리석음을 참회하는 방법은 나의 잘못에 대해 후회하기보다는 그것을 계기로 더 좋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즉, 내가 한 아이를 버렸으니 죽어가는 다섯 아이를 살리는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내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참회입니다. 이렇게 마음을 내면 잘못한 행동이 그 잘못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잘못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가짐으로써 세상이 더 좋아집니다.

한 번은 잘못했지만 열 번은 잘하는 쪽으로 우리 삶이 바뀌게 되는 거지요. 이런 도리를 알면 앉아서 울고 후회할 게 아니라 버려진 남의 자식을 데려다 키우는 보살행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자식을 낙태한 것이 오히려 더 많은 생명을 살리고 더 많은 아이들을 돌보는, 좋은 일을 하게 되는 인연이 되는 것이지요. 이것이 진정한 참회입니다.

진정한 참회의 길, 죽어가는 생명을 살려라.

어떻게 들으셨나요? 제가 스님 법문 들으면서 솔직히 '이건 인정할 수 없다'는 생각이 올라올 때가 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람핀 남편한테 참회하라는 그런 법문은 핵심은 이해하지만 선뜻 동의할 수는 없습니다. 동의하려고 들면 속에서 끓어 넘치는 것들이 아직도 많은 지라^^

그런데 이 법문은 너무 명쾌합니다. 우리 인간이 눈에 안보이면 자기 자식도 죽이는 그런 인간이라는 사실을, 전혀 대단한 인간인척 하지만 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스님 말씀이 제겐 확 와닿습니다.

또 이 어리석음을 참회하는 방법은 나의 잘못에 대해 후회하기보다는 그것을 계기로 더 좋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들라는 것. 즉, 내가 한 아이를 버렸으니 죽어가는 다섯 아이를 살리는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내는 것이 진정한 참회라는 말씀은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가르침입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해서는 안될 일이 있습니다. 낙태가 그런 것이겠지요. 그러나 이미 저지른 일을 후회하고 울고 한다고 죽은 아이가 살아날 수는 없겠지요. 그러니 이 지구상에 1달러가 없어, 600원이 없어 분유를 못먹고 죽어가는 아이를 살릴다면 그것은 자신이 지은 죄를 참회하는 가장 좋은 길일 것입니다.

600원으로 죽어가는 생명을 살려요.

600이면 살릴 수 있는 아이들.
 600이면 살릴 수 있는 아이들.
ⓒ 권영숙

관련사진보기


배우 신민아씨가 요즘 네이버에 해피빈과 함께 라는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600원으로 어린아이의 하루를 살릴 수 있습니다. 커피 한잔 값도 안되고, 담배 몇 가피 값도 안되는 그 돈으로, 사람이 살 수 있답니다.

우리가 함께 사는 이 땅에 적어도 내 껌값도 안되는 돈으로 죽어가는 생명이 있어서는 안되겠지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에게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에게 많은 돈을 바라지 않습니다. 천원이라도 아니 몇 백원이 어린아이의 생명을 살릴 수 있으니 마음을 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JTS( UN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를 획득한 국제구호단체)에서 naver 해피빈과 함께 진행하는 캠페인입니다. 자세한 내용을 보시고 가볍게 콩도 기부해주세요.

600원의 나눔 실천
 600원의 나눔 실천
ⓒ 권영숙

관련사진보기


우리 모두가 어리석어 떠나 보낸 그 아이를 다시 살리고 싶습니다.
<신민아>와 함께 생명을 살리고 싶으신 분은 아래를 눌러주세요^^

http://happybean.naver.com/happyenergy/HappyEnergyView.nhn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정토회, #즉문즉설, #법륜스님, #낙태, #신민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