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종로 탑골공원 옆 이발소에 이발을 하러 나섰다. 이발소에 들르니 젊은 청년들이 많았다. 이곳은 종묘공원과 탑골공원이 이웃하고 있어 노인을 상대로 하는 이발소라서 요금이 싸서 노인들이 많이 오는 이발소이다.
그런데 오늘은 젊은 전경들이 다섯 명이나 와서 이발을 하고 있다. 평소에 이곳을 많이 이용하는 것은 다른 지역보다 이발료가 삼분의 일 가격 밖에 안 되게 싸기 때문이다. 이발을 마치고 탑골공원을 가보았으나 노인들이 그리 많지 않아서 바로 종묘공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노인들이 오전인데도 제법 많았다. 장기며 바둑을 두시는 분들이 많았다. 종묘공원에 모이시는 노인 분들이 생각보다 연세가 꽤 높은 분들이 많았다. 여기 기웃 저기 기웃대다보니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이 있어 가보았다.
육십 대 중만으로 보이는 사람이 낚시 의자를 놓고 앉아서 참새들에게 먹이를 주며 참새의 재롱에 푹 빠져있다. 참새들이 모이를 쪼아먹는 재미로 벌떼처럼 몰려 내려와서 모이 주워 먹느라 정신이 없다.
그러다가 다른 사람이 접근하면 날아올랐다가 다시 또 오곤 한다. 모이를 손바닥에 놓으니 참새는 주저하지 않고 그 사람 손바닥에 앉아 주는 모이를 서슴없이 주워 먹는다. 날짐승도 자기에게 도움을 주니 사람과 교감할 수 있고 두려움 없이 사람의 정성을 받아들이는 것 보고 인간들이 배울 점이 있구나 생각이 든다.
나는 가까이 다가가서 그 사람에게 물렀다. 언제부터 참새하고 이렇게 재미있게 지내셨습니까? 그 사람은 한참을 생각하더니. 어느 날 이곳을 지나다가 주머니에든 땅콩 한 알갱이가 있어 던져주니 참새가 날아와서 쫘먹기에 주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일상이 되다시피 하여 나올 때마다 참새의 먹이를 준비해 가지고 와서 주는 재미에 하루해가 쉽게 넘어가서 재미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