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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11시 30분께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와 농성자 가족이 식수 반입을 호소하고 있다.
 28일 오전 11시 30분께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와 농성자 가족이 식수 반입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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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쌍용차 평택공장 앞을 찾아온 농성자 가족들이 "내 아들 다 죽어간다" "불쌍한 내 새끼 어떻게 하냐"며 울부짖고 있다.
 28일 오전 쌍용차 평택공장 앞을 찾아온 농성자 가족들이 "내 아들 다 죽어간다" "불쌍한 내 새끼 어떻게 하냐"며 울부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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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내내 쌍용차 공장 앞에서는 식수를 들여보내기 위한 몸싸움이 이어졌다. 민주당 의원 9명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20여 명, 민주노동당 의원 5명 등이 잇따라 1톤 분량의 식수를 각각 가지고 공장을 방문한 것.

그러나 정문 앞을 가로막은 사측 직원 100여 명은 "강도에게 물주는 사람도 있냐"면서 맞섰다. 의원들과 당직자, 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일단 사람이 살고 봐야 하는 것 아니냐", "여러분과 함께 일하던 동료인데 물이라도 들여 보내달라"고 호소했지만, 결국 공장 안에는 물 한 방울 들어가지 못했다.

단수 10일째인 이날 쌍용차 공장 밖에는 3톤 가량의 생수가 박스채 쌓였고, 공장 정문 앞에서는 "우리 아들 다 죽어간다"고 외치는 농성자 가족이 눈물을 흘렸다.

싸늘한 비해고자들 "강도에게 물주는 사람도 있냐"

이날 쌍용차 공장에는 식수를 든 방문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오전 10시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오전 11시에는 시민사회단체들이, 낮 12시에는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연 뒤 식수를 들고 정문 앞을 향했다. 농성자 가족들도 함께 서서 식수 반입을 호소했다.

그러나 사측 비해고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10년을 같이 일하던 동료 아니냐"는 말에는 "쇠파이프로 우리를 때리는 사람이 동료냐"고 맞받았고, "사람이 물 안 먹고는 살 수 없다"는 말에는 "공장 안에 물 많이 있다더라"고 반박했다. "왜 남의 회사 일에 이래라 저래라 하냐", "쇼하지 말고 돌아가라"는 직원들도 있었다.

결국 민주당 의원들과 사회단체 활동가들은 인도에 상자를 내려놓고 철수했지만, 이날부터 쌍용차 공장 앞에서 농성하기로 한 민주노동당 의원과 최고위원, 당직자들은 정문 앞에 식수 상자를 쌓아놓은 뒤 연좌했다. 사측과 민주노동당 지도부의 몸싸움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최형권 최고위원이 비해고자가 던진 물통에 맞아 코피를 흘리기도 했다.

28일 오전 11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20여명이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장내 식수와 의약품 반입을 요구하고 있다.
 28일 오전 11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20여명이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장내 식수와 의약품 반입을 요구하고 있다.
ⓒ 권박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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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과 식수 반입 시도가 이어지는 동안, 쌍용자동차 공장 안에서는 사측의 선무방송이 계속됐다. 가요와 사측의 홍보선전이 주된 내용으로, 기자회견은 물론 옆사람과 대화도 어려울 정도로 큰 소음이었다.

사측은 이 방송을 통해 의원과 사회단체 활동가들에 대해 "미디어법 실패하고 뭐라도 해 야 할 것 같아서 여기 왔냐, 누구 사주를 받고 왔냐"고 꾸짖었고, 농성자들에 대해 "좌파 정당에 한자리 꿰찰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기자들에게 "카메라 다 찍었으면 돌아가라, 쌍용차 어려울 때는 가만 있더니 이제 왔냐"고 요구하기도 했다.

경찰의 대응도 기자회견 참가자들과 노동자 가족들의 비난을 샀다. 정문 앞 몸싸움이 길어지자 경찰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을 인도로 밀어냈고,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생수 운반 차량을 막기도 했다. 또한 전날 오전 가족대책위 회원들이 쌍용차 공장 정문 앞에서 피켓을 들자 '도로교통법 위반'이라며 이를 막았지만, 쌍용차 사측 비해고자들이 정문 앞에서 피켓을 들 때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의원들이 쌍용차에 온 것은 미디어법 실패 때문?

한편, 이날 민주당은 기자회견에서 "이 모든 상황의 원인제공자인 정부의 무책임이야말로 노사의 파괴적 대결을 불러오고 있다"고 강조했으며 "사측은 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모는 봉쇄조치를 즉각 중단하고, 노조 역시 옥쇄투쟁 방침을 풀고 고통분담 수용을 전제로 타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시민사회단체는 기자회견문에서 "정부가 경찰력 투입방법을 논의한 것은 강제해산 분위기를 조성하며 노사간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사측은 강제진압에만 집착하면서 교섭에 불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기자회견을 연 민주노동당은 "평화적 사태 해결을 위해 야4당 대표와 각계 원로를 중심으로 하는 시국회의"를 제안했다.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이날부터 쌍용차 공장 앞에서 농성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미 홍희덕 의원은 6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28일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 식수 반입을 무산되자 농성자 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8일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 식수 반입을 무산되자 농성자 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권박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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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 농성을 시작한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식수반입을 요구하며 공장 정문 앞에 연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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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박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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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쌍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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