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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어떻게 생활하게 되는거니?

그 곳에서 살 곳은 정한 거야?

무서운 사람많으니까 몸조심하고

모르는 사람들이 도와준다고 해도 절대 따라가지 말고

그리고 ... 만일에 돈이 필요하거나 부족하면 언제든지 연락해도 돼

도착하면 꼭 연락해야 줘

참, 주소도 알려줘. 나중에 채소나 먹을 것들 우편으로 보내줄테니까...

언제나 아프지말고 언제나 몸 건강히!

 

불꽃놀이 떠나오기 전 같이 일하던 일본인 친구들과의 즐거웠던 불꽃놀이
불꽃놀이떠나오기 전 같이 일하던 일본인 친구들과의 즐거웠던 불꽃놀이 ⓒ dakansi

2개월 동안 지방의 한 호텔에서 짧은 아르바이트를 끝내던 날. 상경하는 나에게 그들은 이만큼이나 신경써주고 친절했다. 일하는 내내 여러가지 가르치고 도와주셨고 떠나는 날, 가는 길에 먹으라며 과자와 빵 등 한가득 선물받았다. 심지어는 차비로 쓰라며 두둑한 돈까지 받기도 하였다. 한 두푼도 아니고 교통비가 꽤나 들었기 때문에 몇 번이고 거절했지만 결국은 받아버린 차비와 진심이 담긴 아쉬운 작별인사. 직원식당에서 일하시던 아주머니는 눈물까지 흘리시며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배웅과 관심에 가슴 가득 감사함을 느끼며 큰 힘을 얻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 도쿄에 살고 있다.

 

그렇다 !

여기는 일본.

 

나는 일본의 간사이 지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1개월 전 도쿄로 상경했다. 떠나는 날까지 나에게 많은 힘과 도움을 주신 분들은 모두 일본인들이었다.

 

일본인과의 두려운 만남, 한국인들과 다를 것 없는 정 많은 사람들

 

일본어와 일본문화 체험, 아르바이트 등 일본에서의 생활. 이것을 목표로 짧지도 길지도 않은 10개월이라는 시간을 계획하여 일본으로 떠나왔다. 일본으로 떠나기 전 가장 큰 걱정거리는 바로 '일본인들 사귀기' 였다.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다

자기외에는 신경쓰지도 않는다

겉과 속이 다르므로 신임 할 수 없다. 등등

 

주변에서 들은 일본인들에 대한 견해였고 나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본인을 대하는것이 두려웠다. 과연 내가 그들과 친해질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앞섰고 인간관계란 일상을 좌우할 정도로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에게는 중요한 문제였다.

 

"내가 먼저 다가서지 않으면 안돼, 먼저 관심을 표현하자 "

 

이렇게 마음먹었고 그들과 친해지려면 나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할것이라 생각했다. 굳게 다짐하고 도착한 일본에서의 사람들. 그러나 내 예상은 전혀 달랐다.

"그냥 한국인 같잖아? "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관심을 가져주시고 외국인이니까 더 이해해주고 많이 가르쳐 주셨다. 그리고 오히려 먼저 말을 걸어주시고 친근하게 대해주시니 고마울 따름이었다. 예상외로 훨씬 빠르게 일본인들을 사귀게 되었고 또래의 일본인들과는 친구가 되니 아르바이트하는 내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남자친구와 연예인 얘기로 수다 떨며, 다이어트를 걱정하면서 과자파티도 함께하고, 일할 때는 서로 도와주기도 하고 한국에서의 친구들과 다를 것이 없었다. 특히 헤어질 때 그들이 나에게 보여준 애정어린 관심과 작별인사는 정이 많은 한국인들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일본인에 관한 선입견 사라져

 

물론, 지금 살고있는 이곳 도쿄에는 워낙에 다양하고 많은 개성 각각의 사람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그곳에서의 사람들보다는 친근하거나 친절하지는 않다. 하지만 사람이란 그 나라에 따르는 게 아니라 역시 개개인의 사람에 따라 다른 것이라고 생각을 해본다. 어느 나라든 나쁜 사람도 있고 좋은 사람도 있는 법.

 

이제 나는 선입견 없이 그들을 대하려 한다. 반대로 혹시나 한국인에 대한 딱딱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일본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려고 하고 있다. 나 또한 좋은 일본인들과의 만남으로 그들에 대한 이미지를 바꿀 수 있었고 나를 통해 한국인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뜻깊은 발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나를 기억하고 안부 메일을 보내주시는 그곳의 지인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며 오늘도 역시 힘을 내본다.


#하나비#일본#워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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