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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사측의 노사협상 결렬 선언 후 단전 조치가 실시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노조지도부들이 전화기를 통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단전조치로 플래시를 터트리지 않으면 사진촬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2일 사측의 노사협상 결렬 선언 후 단전 조치가 실시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노조지도부들이 전화기를 통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단전조치로 플래시를 터트리지 않으면 사진촬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 사진제공 <노동과세계> 이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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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사측이 '협상결렬'을 선언한 2일 낮 12시, 파업 노동자들이 점거하고 있는 도장공장 농성장은 전기가 끊겼다.

협상이 결렬되고 단전까지 겹치면서, 이날 오후 농성장에서는 조합원 30여 명이 이탈해 공장을 빠져나갔다. 쌍용자동차 노조 측은 이 같은 상황을 확인하면서 "남은 대오는 끝까지 굳건하게 함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기가 끊긴 도장공장 내 페인트는 몇 시간 안에 굳어버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번 응고된 페인트를 처리하고 작업을 재개하는 데는 수개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일방적 정리해고 반대 자동차산업 회생을 위한 범국민대책위' 측은 "사측이 회사 정상화 의지가 없다는 뜻 아니겠냐"고 주장하고 있다.

폭염에 암흑천지... 인화물질 때문에 촛불 사용도 어려워

농성장 내 안전 및 식량 문제도 위기에 달했다.

채광시설이 없는 농성장은 암흑천지가 됐지만, 인화물질이 많은 공장 특성상 촛불을 사용하기도 힘들다. 비상 손전등이 있지만 배터리를 아끼느라 제대로 켤 수 없어 낙상사고 위험이 높다. 이 때문에 대부분 농성자들은 폭염 날씨 속에 옥상 등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농성장 내는 에어컨이 끊겨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환기도 중단되면서 시너 등 유해물질로 인해 공기마저 탁해진 상황. 범대위에 따르면, 농성자들은 "체감온도가 40℃를 넘어섰다"고 호소하고 있다.

식사도 해결하기 어려워졌다. 그동안 소형 전기밥통으로 주먹밥을 지었지만 앞으로는 가스불로 소량의 밥을 만들어야 한다. 노트북과 휴대폰 배터리가 끊기면 외부와 소통도 단절돼 고립상태에 빠진다.

한 조합원은 "이미 공황상태였는데 이번 단전으로 조합원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사측이 조속한 사태해결을 강조하며 진압에 나설 경우, 노사 양측의 물리적 충돌은 더 격렬해질 것으로 보인다.

2일 오후 1시 쌍용자동차의 기자회견. 휴대폰 통화를 평택공장 바깥 외부 앰프시설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2일 오후 1시 쌍용자동차의 기자회견. 휴대폰 통화를 평택공장 바깥 외부 앰프시설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 권박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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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손실 최소화하기 위해 불가피한 대응조치"

이에 대해 쌍용자동차 회사 측은 "농성자들에게 물적 지원을 한다는 것은 불법행위를 지원하고 채권단 손실을 가중시키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날 오후 3시 30분께 보도자료를 내고 "전력비를 포함한 유틸리티 비용만 매달 약 7억원이 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단전·단수 조치는 불가피한 대응조치"라고 주장했다.

또한 회사 측은 "현행범인 농성자들은 언제든지 공장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자유가 있다"면서 "인권위 구제조치 요청에 대해 필요성과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페인트 응고 문제와 관련, 회사측 관계자는 "작업 재개에 시간이 걸리는 것은 맞지만 '몇 개월' 수준은 아니고 농성이 끝나는 것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빠를 것"이라고 답했다.

사측은 오후 1시께부터 계속 "노조 지도부는 이미 제 살길 찾기에 바쁘다, 지금이라도 공장을 나오면 법적 책임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선무방송을 하고 있다. 사측 관계자는 임직원들의 도장공장 진입 시도에 대해 "아직 논의된 게 없다"고 말했다.

2일 오후 1시 30분께,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 시민사회단체와 정당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쌍용차 사측에 교섭 재개를 요구했다.
 2일 오후 1시 30분께,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 시민사회단체와 정당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쌍용차 사측에 교섭 재개를 요구했다.
ⓒ 권박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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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쌍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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