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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스 케니언 들어가는 황량한 도로
 킹스 케니언 들어가는 황량한 도로
ⓒ 이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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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어즈락(Ayers Rock)을 떠나 자동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올가즈(Olgas)라는 볼거리를 향해 떠난다. 한참을 운전하다 보니 올가즈를 멀리서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도로변에 있다. 전망대에 들려 올가즈를 바라본다.

에이어즈락이 커다란 돌덩이 하나가 덩그러니 광야 한가운데 있는데 반해 올가즈는 거대한 돌덩이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내가 보기에는 올가즈가 에이어즈락(Ayers Rock)보다 규모도 크고 웅장하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에이어즈락이 더 알려졌고 숙박시설도 에이어즈락에 몰려 있다. 아마도 광고 효과가 아닌가 한다.

올가즈에 도착해 거대한 바위가 만들어낸 계곡을 향해 완만한 바위 위를 걷는다. 곳곳에 오래전에 굴러 떨어졌음직한 돌덩이들이 즐비하다. 신기한 것은 돌덩이 안에는 주먹 크기의 차돌들이 박혀있다. 돌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나는 단지 신기로워 할 뿐이다. 거대한 바위 사이에 들어서니 살아 숨 쉬는 거대한 동물과 동물 사이를 걷는 듯한 움찔함이 엄습한다.     

 올가즈(Olgas)의 거대한 바위 덩어리 사이를 걸어 본다
 올가즈(Olgas)의 거대한 바위 덩어리 사이를 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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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즈를 간단히 돌아보고 목적지 킹즈 캐니언(Kings Canyon)으로 향한다. 킹즈 캐니언은 흔히 호주의 그랜드 캐니언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호주는 아직도 영국 여왕의 지배(?)하에 있기 때문인지 지명에 여왕이나 왕이라는 이름을 많이 쓰고 있다.

적지 않은 돈을 내고 캐러밴 파크에 텐트를 치려고 팩을 받는데 땅이 너무 굳어 박기가 어렵다. 어렵게 텐트를 치고 흔히 하던 대로 캐러밴 파크 주위를 산책 겸해서 돌아본다. 우리같이 텐트에 묵는 사람보다는 캐러밴을 끌고 다니는 나이가 든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곳에는 계곡의 석양을 보려는 관광객을 위해 마련된 전망대가 있다. 저녁이 되니 석양을 보려고 관광객이 모이기 시작한다. 모든 관광객의 손에는 카메라가 하나씩 들려 있다. 얼마 전만 해도 카메라는 일본 관광객만 가지고 다니는 것으로 소문이 나 있었는데 이제는 서양 사람도 모두 가지고 다닌다. 지는 해에 반사되어 멀리 보이는 계곡이 시시각각으로 색을 바꾼다.

 킹스 게니언의 특이한 모습의 봉우리
 킹스 게니언의 특이한 모습의 봉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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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되니 관광객을 위해 관광안내원이 슬라이드를 보여주며 킹스 캐니언을 소개한다. 코믹한 동작과 재치 있는 말로 관광객을 사로잡으며 열심히 이곳을 소개한다. 돈을 벌려고 이러한 곳에 와서 일하고 있어 보이지 않는다. 해박한 지식과 몸에 밴 말투로 보아 자신이 하는 일을 무엇보다도 즐기고 있어 보인다. 다른 사람의 판단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이 가장 좋은 직업이라는 생각을 떠올린다. 

이곳은 물이 귀하다. 관광객이 사용하는 물은 지하 깊은 곳에서 퍼 올린다고 한다. 관광안내자의 말을 빌리면 지난 10년 동안 비가 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도 이름 모를 수많은 산새가 날아다닌다. 새들은 어디서 물을 구할 수 있는 모양이다.

다음날 아침, 차를 타고 계곡에 들어가 3시간 이상 걸리는 산행을 해본다. 구름 한 점 없는 태양을 머리에 이고 더운 날씨 속에서 산행한다. 계속 물을 마시지 않으면 탈진할 것 같은 날씨다. 더운 날씨임에도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계곡과 계곡 사이의 절벽을 보며 올라오기를 잘 했다는 생각을 한다. 비가 10년 이상 오지 않았음에도 깊은 계곡과 계속 사이에는 물이 조금씩 고여 있다.

바위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바람에 의해 섬세하게 깎여 나간 바위가 있는가 하면, 봉우리 하나가 통째로 떨어져 나간 곳도 있다. 손으로 조금만 밀어 버리면 수십 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 같이 걸려 있는 바위도 많다. 자연이 만든 조각품은 어느 인간이 만들어 놓은 조각보다 웅장하며 사람을 압도하는 그 무엇이 있다.

 칼로 자른듯이 떨어져 나간 바위 -  낭떠러지 아래에는 떨어져 나간 바위가 있다.
 칼로 자른듯이 떨어져 나간 바위 - 낭떠러지 아래에는 떨어져 나간 바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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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곡을 연결한 다리. 아래는 아찔한 낭떠러지다.
 계곡을 연결한 다리. 아래는 아찔한 낭떠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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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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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에서 300km 정도 북쪽에 있는 바닷가 마을에서 은퇴 생활하고 있습니다. 호주 여행과 시골 삶을 독자와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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