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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는 여름철 '보양식'으로 빠지지 않는다. 참장어(하모)는 여수에서도 첫 손가락에 꼽는 정력제다.

 

하지만 내게 있어 참장어는 곤혹이고 무안함이다. 장어를 먹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남들은 없어서 못 먹는데 이걸 안 먹다니…"라며 타박이다.

 

그래도 참장어 먹으러 여수시 경도(鯨島)에 가자고 하면 두 말 없이 따라 나선다. 지인들이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를 정도다.

 

지난 1일, 하모 샤브샤브 요리로 유명한 고래를 닮은 섬, 대경도(大鯨島)를 찾았다. 여수 국동항과 경도를 오가는 나룻배에서 보는 돌산대교 야경이 밤하늘을 예쁘게 수놓고 있었다.

 

 

참장어 요리의 별미, 여수 경도 '샤브샤브'

 

이상율(70)씨는 "손님이 많아 장어가 없어 먹지도 못하고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었다"며 "미리 예약을 해 다행이다"고 말한다. 수요가 공급을 따르지 못할 지경이다.

 

대경도의 횟집들은 대부분 참장어만 취급한다. 6월에서 9월까지 잡는 참장어는 예전에는 맛이 좋아 전량 일본으로 수출하였으나 지금은 대부분 내수로 소비된다.

 

경도 참하모가 유명한 이유는 "다른 곳에서는 통발로 잡는데 경도는 주낙으로 잡아 올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참장어 잡이는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를 미끼로 쓴다.

 

김태성(43)씨는 "장어는 단백질과 지방질이 풍부하다"면서 "꼼장어(먹장어)는 포장마차에서 즐기고, 아나고(붕장어)는 회와 숯불구이로, 갯장어(참장어, 하모)는 구이ㆍ국ㆍ회ㆍ샤브샤브ㆍ죽 등으로 먹는데 특히 샤브샤브를 많이 먹는다"고 소개한다. 그래설까, 1인분이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사라진다.

 

 

참장어 샤브샤브, 그렇게 맛있을까?

 

샤브샤브는 숯불에 지글지글 구워먹는 것과는 다르다. 육수와 버섯 등을 넣은 물에 살짝 데쳐 먹기에 또 다른 별미다. 잘라진 참장어를 육수에 넣어 오므라들면 건져내 소스에 묻혀 상추와 깻잎과 함께 먹는다.

 

혀로 느끼는 참장어 샤브샤브 맛에 대해 품평 할 수가 없다. 대신 눈으로 보는 맛은 그만이다. 땀 흘려가며 먹는 사람들이 이를 증명한다. 그래도 미각 품평을 뺄 수도 없는 노릇.

 

이영주(30)씨는 "장어의 비린 맛이 없고 담백하다"며 보기 좋게 1인분을 해치우고 추가를 요청한다. 후식으로 나오는 어죽과 라면사리 맛도 뺄 수 없다는 평이다.

 

에고~ 에고~. 뻔히 눈 뜨고도 저 맛난 걸 못 먹다니 배가 몹시 아파온다. '아~이구~ 배야!'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와 SBS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참장어 샤브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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