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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수련회 서울 평화선교원 시낭송회
여름수련회서울 평화선교원 시낭송회 ⓒ 이종찬

달 보고 빈다
한반도가 어서 철조망 허리띠 풀고 얼싸안기를
그믐밤에는 별 보고 빈다
환인 환웅 환검이 세운 조선 땅 어서 되찾게 해달라고

해 보고 빈다 
이 세상 어둔 구석구석까지 골고루 비춰달라고
해 갇힌 날에는 구름 보고 빈다
지구촌 사람들이 삼라만상과 더불어 살아가게 해달라고

내가 죽는 그날까지
나의 기도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에 통일 지상낙원이 오는 그날 
나의 기도는 끝이 날 것이다

내가 죽으면
달이 되고 별이 되고 해가 되고 구름이 되어
빌고 또 빌 것이다
사람의 역사가 삼라만상의 역사와 살 섞기를

-이소리, '기도' 모두  

무덥다. 진땀나는 세상살이는 더욱 고되고 힘겹다. 2MB 정권 들어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어 짜증까지 난다. 있는 사람들은 찌는 듯한 불볕더위를 피해 산과 바다, 해외로 여름휴가를 떠난다고 즐거운 비명을 지르지만 없는 사람들은 더운 바람만 푹푹 뿜어대는 선풍기  앞에서 '오늘 하루는 또 어떻게 넘기나' 한숨만 푹푹 나온다.

이런 때, 쌈짓돈만 가지고 가볍게 다녀올 만한 여름휴가지는 없을까. 가서 아등바등 몸부림치는 세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시 한 편도 듣고, 별빛 우수수 쏟아지는 미리내를 통통 튕기는 음악과 노래까지 들을 수 있다면. 가서 우리 민족이 안고 있는 서러운 이별, 애인 같은 그 반쪽까지 먼발치에서나마 바라볼 수 있는 곳은 없을까.

있다. 민간인이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그곳. 김포 월곶면에 있는 애기봉을 감싸 안고 북녘 땅을 애타게 바라보고 있는 문수산이 그곳이다. 이번 주말 이곳에 가면 누구나 공짜로 시와 음악, 노래가 어우러지는 '한민족 평화교회공동체  여름수련회'에도 참가할 수 있고, 강화도 동막 갯벌에서 조개잡이 체험도 맘껏 즐길 수 있다.

민통선 여름 수련회 문수산에서 바라본 북한 해주 땅
민통선 여름 수련회문수산에서 바라본 북한 해주 땅 ⓒ 이종찬

문수산에서 북녘땅으로 날리는 평화, 통일 담은 시와 노래

"박애와 사랑의 현장을 확인하는 민족교회 공동체의 역사정신, 이 땅의 분단을 몰아내고 평화를 심는 공동체 정신에 기초한 한밤의 서정 음악회와 시인들의 만남이 있습니다. 아무도 오를 수 없는 민통선 최북단 문수산 정상에 올라 1km 앞 북한을 바라보며 통일을 염원하는 산상 기도회가 열립니다"-'인사말' 몇 토막

시원한 계곡물이 졸졸 흘러내리는 산과 세차게 말려왔다 또르르 말려가는 파도가 그리운 계절. 김포시 월곶면에 민통선 안에 자리 잡고 있는 민통선평화교회(담임목사 이적)에서 '한민족 평화교회공동체 여름수련회'를 연다. 서울민족평화교회, 서울평화선교원, 민통선아동복지센터 주관. 후원은 없다.

7일(금)부터 9일(일)까지 2박 3일 동안 열리는 이번 여름수련회는 '있는 사람은 빼고' 없는 사람들은 누구나 공짜로 참가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7일 오전 11시 합정역에서 출발했으며, 오후 3시 30분 민통선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긴 데 이어 '명상음악 기도회 및 기독교 2천년사 1'란 제목의 영화를 감상했다.

이날 밤 8시에는 '가족편지 쓰기', '여름밤의 추억-가족편지 발표회'에 이어 '민족교회 공동체의 밤'이 잇따라 펼쳐진다. 특히, 독일 카톨릭과 독일 개신교가 공동으로 제작한 기독교 2천년 역사를 더듬는 '기독교 2천년사 1'은 서양 기독교의 허실을 바라보며, 우리 민족 기독교를 생각하는 뜻있는 영화다.

고난의 등반 뒤 펼쳐지는 시와 음악이 만나는 밤

수련회 다음 날인 8일(토)에는 아침 6시 30분 '생명가꾸기-농장일'을 시작으로 오전 11시, 이윤자 광주광역시 전 정무 부시장이 나와 '나의 민족평화교회 공동체 간증'을 한다. 오후 1시에는 '고난의 등반'이란 이름으로 북녘땅이 코앞에 바라보이는 문수산을 오르며, 오후 3시에는 문수산 삼림욕장에서 '가족 족구대회'가 열린다.

이날 저녁 6시 30분에는  첫 날에 이어 영화 '기독교 2천년사 2'를 관람하며, 저녁 8시에는  이번 수련회 맥인 '시와 음악이 만나는 밤'이 펼쳐진다. 제1부 '시를 만나는 밤'에는 시인 이소리, 박민규, 이적, 유종순, 정동용, 이상현, 박광배, 김이하가 나와  평화를 바라는 창작시를 낮게 흐르는 음악에 맞춰 낭송한다.

제2부 '음악을 만나는 밤'에는 이번 행사 참가자들 누구나 나와 독창과 중창, 합창이 펼쳐진다. 이어 고등학생 가수 이빛나가 특별 출연해 '님은 먼 곳에', 창작곡 '밥풀떼기꽃'을 임용호의 기타 연주에 맞춰 부른다. 학생 가수 이빛나는 1993년 서울 출생으로 지금 경남 김해에 있는 00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적(시인, 52) 목사는 "제일 뜨거운 낮 시간에 이뤄지는 문수산 등산은 예수님의 골고다 언덕길을 체험하며 인적이 끊긴 민통선의 가파른 언덕길을 한 시간에 걸쳐 오른다"며 "이 행사는 북한 해주를 마주하는 문수산 정상에 올라 분단 외세 악귀를 쫒아내는 우리 모두의 간절한 통일기도회"라고 말했다.

민통선 여름 수련회 지난 해 가을, 애기봉에서 열렸던 민족통일시 낭송회
민통선 여름 수련회지난 해 가을, 애기봉에서 열렸던 민족통일시 낭송회 ⓒ 이종찬

아, 강화도 갯벌... 그 소중한 문화유산이여

수련회 마지막 날인 9일(일)에는 아침 6시 30분 '생명가꾸기-농장일'을 시작으로 아침 식사를 한 뒤 아침 9시 영화 '기독교 2천년사 3'을 관람한다. 이어 오전 11시 강화 캠프로 옮겨 '강화도 갯벌체험'을 시작한다. 이날 오후 5시까지 이어지는 강화도 갯벌체험은 강화도 동막 갯벌 현장에서 게와 조개, 물고기 잡기를 통해 갯벌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자리다.

이적 목사는 이번 수련회에 대해 "서양근본주의 신앙에 함몰되어 있는 한국기독교계의 잘못된 신앙관을 분석 해체하고, 우리 민족의 문화에 걸맞는 민족신앙으로 자리매김 하는 신앙훈련이 목적"이라며 "외세의 분단악귀가 지배하고 있는 민통선에 민족 신앙의 큰힘으로 분단악귀를 쫒아내자"고 말했다.

한민족평화교회공동체 김상현 운영위원장은 "이번 여름수련회는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도 누구나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며 "특히 가진 돈이 없어 여름휴가를 가지 못한 사람들이나 그 가족, 시와 음악을 사랑하고, 우리 민족의 분단을 걱정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번 기회에 누구나 한번쯤 다녀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중의 눈물을 닦아주는 교회공동체 만들기'란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는 한민족평화교회공동체는 민통선평화교회(민통선 해병대 군인교회), 민통선아동복지센터(민통선 및 접경지역 빈곤아동들의 쉼터 보호기관), 서울평화선교원(도시빈민구제기관), 민족신학원(우리 민족 우리문화의 신학 정립)으로 구성되어 있다.

덧붙이는 글 | *문의 / 031-989-5622 민통선 아동복지센터 / 031-989- 6229 민통선평화교회 / 02-304-6229서울평화선교원 / 010-5007-6229 <이적> / 010-3207-9202<김상현 운영위원장>



#민통선 여름수련회#평화교회#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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