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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2시,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시린에바디와 함께하는 여성인권 특별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 여성인권 특별세미나 10일 오후 2시,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시린에바디와 함께하는 여성인권 특별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 김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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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이 차별받는 이유는 남성보다 수가 적기 때문인가? 한국 남성들이 여성보다 더 많이 배웠기 때문인가? 아니다."

200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이란의 시린 에바디(62)의 말이다. 그는 이어 "(여성에 대한 차별은) 어느 한 사회의 문화적 특성이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서도 여성은 평등한 권리를 갖지 못하고 있다"면서 "종교적인 문제가 아니라 가부장적 문화에서 비롯된 세계적인 문화"라고 덧붙였다.

변호사이기도 한 에바디씨는 10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 여성의 전화'에서 열린 '여성인권 특별 세미나'에서 '인권이 있어야 평화가 있다'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이날 강연을 통해 여성차별이 단순한 문화나 종교적인 특성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에바디씨는 "여성들이 차별받는 세계 각국의 법안들은 가부장적인 문화에서 기인하는데, 이슬람교 등 종교적인 문제로 잘못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10일, 시린에바디와 한국여성인권 활동가들의 만남의 장이 열렸다. 우측이 시린 에바디.
▲ 시린 에바디 10일, 시린에바디와 한국여성인권 활동가들의 만남의 장이 열렸다. 우측이 시린 에바디.
ⓒ 김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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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과 닮은 가부장적 문화... 아들에게 물려주지 말아야

에바디씨는 가부장적 문화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가정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압제적 지도자라도 엄마 품에서 교육받았다"며 여성 스스로 남성들과 동등한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시 그의 말이다.

"가부장적 문화는 혈우병에 비유할 수 있다. 엄마 자신이 병을 앓지는 않지만 유전자를 통해 남자 아이에게 전이되는 것처럼 말이다. 모든 여성들은 가부장적 문화에 맞서 싸워 더 이상 아들에게 물려주지 말아야 한다."

'혈우병'이라는 비유에 대해 이날 강연회에 참석한 일부 여성인권 활동가는 "여성의 잘못된 교육으로 가부장적 문화가 형성됐다고 할 수는 없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사회적 상황 때문"이라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에바디씨는 "여성들이 가부장적 문화를 전파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며 "여성들이 지금까지의 관습을 없애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는 "모든 잘못이 남성들에게만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또 "남성은 어머니와 항상 연결되어 있다"면서 남성들의 가부장적인 성향이 어머니의 교육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바다씨는 마지막으로 "여성인권 운동의 승리는 민주주의의 성장과 긴밀한 관련이 있다"면서 "인권이 없는 한 민주주의도 평화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한두 사람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면서 연대를 강조했다.

에바디씨는 2003년 인권·아동·여성 운동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슬람권 여성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지난 8일 아시아기자협회(회장 이상기) 초청으로 한국에 온 그는 만해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돼 오는 12일 시상식에 참석한다. 시상식은 강원도 인제군 만해마을에서 열린다.

덧붙이는 글 | 김솔미 기자는 <오마이뉴스> 10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태그:#시린에바디,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 #노벨평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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