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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고 달리는 길에...강물 옆으로 난 자전거산책로를 따라 가다 발견한 징검다리...이런 곳이 있었다는 것을 자전거산책하며 발견하다...
▲ 자전거 산책... 자전거 타고 달리는 길에...강물 옆으로 난 자전거산책로를 따라 가다 발견한 징검다리...이런 곳이 있었다는 것을 자전거산책하며 발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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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으로 부는 바람은 가을을 알린다. 바람불어 좋은 저녁, 자전거 산책하기 좋은 날들이다. 도시인 듯하나 시골정취 물씬 풍기는 내가 사는 도시. 자전거 도로가 생기면서부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을 본다. 가족들이 함께 자전거를 타고 나온 것을 볼 때면 반갑고 그 어떤 풍경보다 멋지고 아름답다.

오늘은 좀더 멀리까지 폐달을 밟았다. 참 놀라운 진전이다. 종합운동장 뒤쪽 둑길 아래 인라인 스케이트장과 그 주변 길을 빙빙 돌며 띄엄띄엄 몇 번 연습했다. 그 후 종합운동장 옆 도로를 건너서부터 시작되는 신도시 쪽으로 쭉 펼쳐진 자전거 산책로를 따라 달렸다. 내가 생각해도 놀라운 진전이 아닐 수 없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라인스케이트장 주변을 돌며 연습했다. 한 달 정도 열심히 연습해서 숙달되면, 남편 자전거 짐받이에 타고 달렸던 자전거도로 끝까지 나란히 자전거로 달려보자고 얘기하곤 했었다. 몇 번 연습 후에 이렇게 빨리 그쪽으로 나갈 줄 몰랐다는 듯 남편은 연신 신기해 했다.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을 생각나게 하는 풍경...
▲ 자전거 산책...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을 생각나게 하는 풍경...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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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여느 때 같으면 내가 연습하는 모습만 지켜보았던 남편도 그냥 자전거 타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는 지루했던지 함께 자전거를 끌고 집을 나섰다. 종합운동장 뒤 둑길 넘어 서너 번 연습했던 인라인스케이트장 주변을 나란히 한 바퀴 반쯤 돌았다. 그러다가 문득 '곧바로 신도시 쪽으로 가 볼까?' 하고 남편이 물었고, 나는 그러자고 했다.

할 수 있겠느냐는 남편의 물음에 망설임 없이 '물론이죠!' 하고 대답했다. 못할 게 뭐람. 우린 곧바로 강변을 끼고 자전거를 두 발로 저어 나아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사 중이라 통행이 불가능했던 이곳 강변 산책로는 바로 신도시 쪽 자전거도로와 이어졌고 우린 강둑 위 산책로 아래 강을 옆에 끼고 자전거도로를 쌩쌩 달렸다.

자전거산책, 그것은 새로운 경험

얼마전 까지만 해도 남편 등 뒤에 타고 달렸던 그 길을 나도 자전거 타고 ...
▲ 자전거 탄 풍경... 얼마전 까지만 해도 남편 등 뒤에 타고 달렸던 그 길을 나도 자전거 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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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한 강바람을 타고 달리는 자전거산책길... 이런 세상도 있었구나. 발로만 걷는 산책이 아니라 자전거 산책도 있었다. 자전거 바퀴와 길이 닿아 마찰을 일으키면서 두 다리로 힘껏 내 젓는 다리의 힘, 그 동력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것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길은 길에서 길로 이어졌다. 길은 또 다른 길로 이어졌다. 우린 흐르는 강물과 가까이 더 가까이서 길로 나아갔다. 흐르는 강물이 강둑에 부딪치며 울렁거리는 그 옹알이도 들리는 듯했다. 남편은 남편의 자전거로, 나는 내 자전거로 둘이서 나란히 혹은 앞에서 뒤에서 함께 하는 자전거 산책은 걸어서 산책하는 것과 또 다른 새로운 경험이었다.

첫날엔 양산타워가 가까이 보이는 다리 앞까지 갔고, 그 다음날도 마찬가지였다. 돌아오면서 '내일은 이쪽 산책로 끝까지 가 보고 난 뒤 저 건너편 자전거 도로 끝까지 한 번 달려보자'고 둘이 약속했다. 드디어 삼일째 되던 날(어제), 이쪽 길 끝까지, 그리고 강 건너편 길 끝까지 달려보기로 했다.

햇살이 뜨거워서 대개 오후 6시 정도 돼서야 밖으로 나왔지만 이 날엔 오후 4시도 못된 시간에 나왔다. 흐린 날이라도 뜨겁긴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좋았다. 집 앞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찻길 옆을 조심스럽게 달려 골목길을 지나 건널목 앞에 섰다. 푸른 신호등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자전거를 타고 길을 건넜다. 도보 길 옆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려 또 다시 건널목을 건넜다.

길 건너 바로 옆으로 강변 산책로가 이어졌다. 가끔 저녁을 먹고 나와 둘이 걸었던 둑길 위 산책로를 버리고 그 아래 자전거 산책길을 따라 강물을 끼고 달렸다. 둘이서 나란히, 때로는 앞에서 뒤에서 이야기도 하면서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코스모스 흐드러지게 핀 꽃길 따라 쌩쌩

두 다리의 힘으로 두 바퀴가 앞으로 나아갔다. 살랑살랑 부는 강바람, 바람의 방향 따라 바람의 표정 따라 강물도 무늬를 만들고 있는 오후였다. 바로 옆에 강을 끼고 자전거도로를 달리는 길에서 길 양쪽에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 길을 오늘도 만났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꽃잎이 더 방글방글 피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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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산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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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산책로를 달릴 때마다 멈추어 서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다. 코스모스 길 역시 그냥 지나갈 수가 없었다. 한들한들 피어난 여린 코스모스 꽃들의 미소가 걸음을 멈추게 했다. 하얀색, 분홍색, 진보라 빛으로 흐드러지게 피어 지천인 코스모스 길이 한참동안 이어졌다.

코스모스와 함께 사진도 찍고 코스모스 환한 길을 따라 둘이 나란히 달리는 기분은 어떻게 표현할까. 그 길을 자전거 타고, 자전거 페달을 밟아보면 알 수 있으리. 내일, 모레, 모레글피... 몇 날이 지나면 꽃길 더 환해 코스모스 절정을 이루겠다. 3일째 이쪽 산책로를 자전거타고 내 두 다리의 힘으로 밀어 자전거는 달린다.

이제는 제법 높은 언덕길에서 아래로 쭉 내려가는 비탈길에도 양쪽 브레이크를 조정하며 오히려 즐기며 달릴 수 있게 되었다. 탄력으로 신나게 자전거가 달려갈 때, 두 발로 페달을 밟지 않아도 자전거가 저절로 미끄러져 나갈 때의 그 짜릿함이란 정말 신나는 경험이었다.

자전거 타고 강변 산책로를 따라 달리는 길...바람 불어 상쾌하고...
▲ 자전거 산책... 자전거 타고 강변 산책로를 따라 달리는 길...바람 불어 상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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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나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것이 '꿈만 같다'고 '기적'이라고 내 옆에서 뒤에서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서 이따금 생각난 듯 말했다. 내가 자전거를 제법 잘 타고 달리는 것에 완전 '뿅~' 가버린 표정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 자전거에 두 몸을 싣고서 낑낑대며 달렸던 그 길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란히 각자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있는 것이다.

'당신과 자전거를 타고 이렇게 함께 달리는 것이 꿈만 같다'고, 너무 좋다고 반색을 하는 남편. 둘이서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서도 연신 싱글벙글 행복해 했다. 남편은 덧붙여 말했다. '자전거면 자전거, 등산이면 등산, 못하는 게 없다'며 '시작하면 단번에 배우는 놀라운 괴력!'이라며 절로 칭찬한다. 그랬던가.

내 자신도 몰랐던 나의 운동실력(?)이다. 어릴 때부터 나는 항상 운동신경이 둔하다고 생각했고 운동치라고 스스로 나의 한계를 만들었었다. 내 스스로 운동치라고 체면을 걸었던 것 같다. 자전거도 당연히 운동신경이 둔해서 못타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옭아맸던 것 같다.

그랬던 내가 남편을 만나 산을 좋아하는 남편과 좋은 산, 높은 산은 거의 다 섭렵(?)했으니 운동신경이 없다고는 말 할 수 없을 것 같고, 어쨌든 뒤늦게 자전거타기도 단번에 섭렵해버렸으니, 놀라운 반전이 아닐 수 없다. 내 스스로도 자전거를 단번에 배워 타는 것이 신기하긴 했어도 그러려니 했는데 남편이 감탄, 또 감탄 하는 걸 보니 내가 놀라워해도 될 모양이다.

함께 나란히 달리다가 또 내 등 뒤에서 코치하며 따라오기도 하면서 남편은 내가 자전거를 겁 없이, 사람도 자전거도 잘도 피해가면서 달리는 것이 신기한 듯 감탄하기도 하고 강변길을 나란히 자전거 산책하는 게 기쁨에 겨워서 말한다.

"여보, 당신과 함께 이렇게 달리다니... 너무 좋아!"

자전거 도로에도, 그 위 둑길 산책로에도 자전거 타는 사람, 걸어 산책하는 사람들, 강가에 앉아 낚시하는 사람들이 곳곳에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족들 모두 자전거 한 대씩 타고 산책하는 모습을 종종 보았다. 강물은 소리 없이 흘러 흘러가고 있었다.

옛 정취 물씬 느낄 수 있는 징검다리

어제 강변길 따라 가다가 새로 발견했던 징검다리를 오늘도 아니 건널 수 없다. 어린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징검다리... 넓게 힘차게 흐르는 강물 위로 저쪽 둑길 아래와 이쪽 자전거도로 옆을 강물 사이로 가로질러 놓은 징검다리. 하나, 둘, 셋. 바위를 건넜다. 물살은 얼마나 센지, 바위 사이로 휘돌아 나가는 물소리가 솨~솨아~제법 힘있게 휘돌아나가 물거품 일으키며 흘러갔다.

자전거 산책하며 본 풍경들...
▲ 자전거 탄 풍경... 자전거 산책하며 본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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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 위를 건너는 사람들은 마주 오는 사람들과 자주 맞닥뜨렸다. 강 이쪽과 저쪽을 이어주는 징검다리로 사람들은 이쪽저쪽을 가로질러 오가고 있었다. 옛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징검다리를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아이들에겐 좋은 추억의 경험을, 어른들에겐 지난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징검다리. 어린시절이 절로 떠올랐다.

저쪽 건너편까지 징검다리 건너갔던 우린 다시 되돌아와 저전거 위에 몸을 실었다. 양산 타워 앞, 남양산과 대동 IC를 잇는 대교 아래, 하천 위에 놓인 시멘트 다리를 지나 강을 끼고 쌩쌩 달리는 길에 내 두 발은 점점 더 멀리까지 자전거를 저어 멀리 나아갔다. 공사 중이라 길이 끊기는 지점에서 다시 둑길 위로 올라섰다.

아직 미개통된 다리 아래를 지나 호젓한 둑길 산책로가 이어지는 길이다. 좁지도 넓지도 않은 호젓한 산책로 옆엔 함부로 자란 풀들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시내 쪽과는 사뭇 다른 표정이다. 한적하고 호젓해서 시골길을 걷고 있는 듯하다.

여기서는 바람의 표정에 따라 변하는 강물의 표정이 잘 보이고, 바람의 소리 더 가까이, 더 절실하게 들리는가 하면, 바람에 일어서고 바람에 눕는 무성한 풀잎의 스치는 소리가 귀에 더 잘 들리고 눈에 더 잘 보인다. 도시의 온갖 소음이 함께 어우러져내는 소요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은 자연의 소리와 표정이 더 가까이서 들리고 보였다.

초록색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잘 마련된 호젓한 산책로를 자전거 페달을 밟아 강바람을 느끼며 천천히 달렸다. 이곳 먼 길까지 흥건하게 땀을 적신 등을 보이며 숨을 헉헉대며 달려가는 사람들도 이따금 보인다. 한껏 자란 토끼풀과 엉겅퀴꽃, 씀바귀, 억새, 칡넝쿨, 아카시아, 잠자리. 이따금 날아다니는 노랑나비가 보인다.

이 길을 한참 달리다보니 그 끝이 보였다. 산책로가 끝나는 길 옆에서 만나는 '수질정화공원'에 들어가 보았다. 얼마 전에 남편 자전거 뒤에 타고 와 보았던 곳이지만 구석구석 돌아보지 못했던 곳곳을 돌아보았다. 분수대와 연못의 잉어는 보았지만 허브정원이나 '선인장, 다육식물원' 등은 자전거를 타고 오늘 새로 발견한 것이다.

파인애플민트, 페퍼민트, 옥잠화, 원츄리, 백리향, 라벤다. 몇 개 이름을 아는 허브 외에도 낯설고 몰랐던 수많은 종류의 허브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난 허브정원을 돌아보았다. 허브정원과 잔디광장 사이에 있는 쉼터 정자엔 한 가족이 모여앉아 놀고 있었다. 두 아이가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즐거워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가족과 함께 오붓하게 하면 좋은 공간이었다.

허브정원 깊숙이 들어가면 그 끝에 선인장, 다육식물원이 나왔다. 선인장들과 희귀한 열대식물들을 모아 놓은 곳이었다. 면적이 692㎡, 선인장, 다육식물 180종, 1300본이 있어 신기한 식물나라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었다. 공원 내를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한참 걸렸다. 이제 온 길로 돌아간다. 다시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공원 안쪽에서 나가면 또 다른 자전거도로로 연결된 곳이 나왔다. 양산시는 곳곳마다 자전거도로가 잘 되어 있어 길에서 또 길로 이어지는 재미가 있다. 쭉 자전거도로를 타고 가다가 다시 둑길 위로 올라가서 강물을 바라보며 왔던 길로 돌아간다.

이쪽 강변길 달린 뒤, 맞은편 산책로 끝까지

자전거 타고 가면서 본 풍경들...
▲ 자전거 탄 풍경... 자전거 타고 가면서 본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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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맞은 편쪽 자전거산책로로 가 보기로 했다. 강변길 따라 두 다리로 저어가는 길, 양산타워가 저만치 보이는 길 아래, 새로 강과 강을 잇는 길을 내는 울퉁불퉁한 흙길을 지나서 물금, 범어쪽, 강쪽으로 건넜다. 바람에 실려 온 풀냄새가 진하게 코끝에 와 닿았다.

가지런하게 풀을 깎은 강둑은 잔디밭처럼 가지런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여기서부터 호포 역까지 나 있는 산책로 끝까지 달렸다. 저쪽 강 건너편과는 또 다른 표정의 길이다. 모래흙길이라 바퀴가 굴러갈 때마다 모래흙과 바퀴가 굴러가면서 내는 마찰음이 귀에 오롯이 들어왔다.

달리는 길엔 자전거 바퀴가 낸 자국들이 무수했다. 이쪽에선 강변 주변이 더 잘 보였다. 남편도 제법 먼 길을 달려 지친 모양이다. '끝이 안보이네'하고 가끔 한숨처럼 말을 흐렸다. 정말 끝이 보이지 않았다. 맨 발로 산책하는 사람, 달려가는 사람,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사람, 즐겨 산책로를 찾은 사람들이 심심찮게 많았다.

강바람 상쾌해 자전거 타고 달리기에 좋은 길이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았던 길도 끝을 보이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오늘은 자전거 페달을 많이 밟았던 모양이다. 허벅지가 뻐근하게 아픈가 하면 엉덩이조차 아파왔다. 잠시 나무벤치에 앉았다가 또 가고 하기를 몇 번 반복 끝에 길이 끝나고 있었다.

길 끝에는 쉼터 정자와 운동기구들이 있었다. 달려온 사람, 걸어온 사람, 자전거 타고 온 사람들이 운동시설에서 운동으로 몸을 풀고 있었다. 우린 쉼터 정자에 누워버렸다. 생각보다 우린 오늘 많이 달렸고 몸은 지쳐 있었다. 몇 분 누워 있다 다시 일어나 이젠 반대로 끝이 보이지 않는 돌아가야 할 길을 힘껏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자전거 탄 풍경...
▲ 자전거 산책... 자전거 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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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바람이 불었다. 몸도 지쳐 있는데 자전거 앞에서 마주 부는 바람에 더 속력이 나지 않았다. 작은 바퀴의 한계를 절감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저녁이 되면서 바람은 더 서늘했고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산책로에도 가로등 불이 들어왔다. 이젠 밤이었다.

우리가 이렇게도 오랫동안 자전거를 탔단 말인가. 물외엔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아 허기가 졌다. 이젠 힘이 없어서 산만해지기 시작했고 나는 자전거 위에서 비틀거렸다. 하지만 정신을 차려야 했다. 힘껏 자전거를 저었다. 두 발로 힘껏 저어서 바람을 가르며 달렸다.

작은 자전거 바퀴의 한계를 느끼면서. 하지만 집에 빨리 도착하기 위해, 샤워하고 맘껏 눕기 위해 힘껏 내저었다. 집에 도착하자 밤 9시가 넘었다. 녹초가 되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샤워부터 했다. 좀 무리하긴 했다. 하지만 오늘은 강 건너편 산책로 끝까지 가 보았다.

한껏 자전거 페달을 밟았고 우리가 목적했던 곳까지 갔다 온 것이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을 새로 발견하는 기쁨도 맛보았던 자전거산책이었다. 피곤해도 마음은 뿌듯한 저녁, 자전거산책, 정말 신나는 모험이다.

덧붙이는 글 | sbs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자전거, #산책, #자전거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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