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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잡는 칼로 닭 잡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

 

지난 21일 밤 YTN 기자들이 배석규 대표이사(사장 직무대행·전무)의 파행적 인사에 항의하는 뜻으로 제작거부를 결의했으나, 노조는 이에 반대했다. 현 단계에서 제작거부투쟁을 벌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노조 스스로 파국을 막은 셈이다. 사측의 마구잡이 식 공격에 휩싸여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게 되는 싸움은 하지 않겠다는 뜻.

 

YTN 노동조합(위원장 노종면)은 24일 저녁 7시 20분 구본홍 사장의 퇴진 이후 첫 번째로 열린 조합원 총회에서 "현 단계에서 제작거부투쟁에 돌입하는 것은 소 잡는 데 쓰는 칼로 닭을 잡는 격"이라며 "부당한 보복을 당해야 하는 투쟁에 나설 현실적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노종면 위원장은 이날 총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에게 "소송일정 등에 기초한 투쟁전술을 짜는 게 합당하다고 본다"며 "피를 흘리더라도 합당한 시기에 흘려야지 적절하지 않은 시기에 피를 흘린다면 무모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 단계에서는 대주주와 이사회가 즉각 후임 사장 선임절차에 나서도록 촉구하는 것"이라며 "사측의 부당한 노조활동 방해에 대해서는 법률적으로 치밀하게 대응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배석규 대표에 대한 신임투표 결과, 압도적 다수인 92.8%의 사내 구성원들이 불신임한다는 뜻을 밝힌 이후로 YTN 사측이 단행한 해고자 사내 출입금지 등과 같은 조처는 명백한 노조활동 방해이며 누가 이런 아이디어를 냈는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노 위원장은 "지금 배석규 대행이 취하는 모든 조치는 우리의 섣부른 대응을 부추기는 것"이라며 "배 대행이 친 덫에 빠지지 않으려면 노동조합 활동의 주목도를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YTN 이사회 의장인 배석규 대표이사가 이미 공식적으로 자신은 사장 선임절차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기 때문에, 대주주와 이사회는 후임 사장 선임에 즉각 나서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입장을 관철하기 위한 노력으로 1인시위 등 다양한 형태의 집회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노동조합은 또 김백 신임 보도국장에 대해서도 조합원 대상 신임·불신임투표를 벌이기로 했다. 27일 부재자투표를 시작으로 31일과 다음달 1일 양일간에는 사내에 기표소를 설치하고 오프라인으로 투표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측이 '사규위반'과 '불법' 등을 이유로 기표소 철거에 나선다면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한 것으로 간주하고 채증작업을 벌여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한편, 배석규 대표는 사장 직무대행을 맡은 뒤 ▲ 임장혁 <돌발영상> PD 대기발령 ▲ 보도국장의 일방적 교체 ▲ 보도국장 3배수 추천제를 임명제로 전환 등을 처리했으며, 불신임투표 이후에는 ▲ 해고자들의 출입을 금지하겠다며 용역직원들을 사내 곳곳에 배치해 노조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회사는 또 해직기자들에게 사내에 출입하려면 방문증을 발급받으라고 으름장을 놓아 빈축을 사기도 했다.


태그:#YTN노동조합, #노종면, #배석규 사장 직무대행, #돌발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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