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화사하다."

  화려하다. 색깔의 색상이 그렇게 선명할 수가 없다. 꽃의 모양 또한 화려하다. 꽃 자체로서 고울 뿐만 아니라 그 멋스러움이 마음을 잡는다. 꽃 이파리 사이로 늘어진 선 모양이 한껏 모양을 내고 있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여주고 싶은 정성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사랑하는 임에게 가장 예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드러나 있다.

  족두리 꽃.

  군산의 작은 초등학교 교정에 피어 있는 꽃이 우뚝하다. 아직 개학이 되지 않아서 운동장은 텅 비어 있다. 곱게 치장하고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개학하게 되면 몰려올 어린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서 언제라도 환영하고 있음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꽃은 양귀비목 풍접초과 한해살이풀이다. 여름 7-8월에 꽃이 피고 열대아메리카 원산이며 관상용으로 심는다. 아마 족두리 꽃이라는 이름은 꽃 모양이 족두리를 닮아서가 아닐까? 꽃의 기이한 형상을 보면서 세상은 넓고도 경이롭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알고 있는 것은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고 하였던가? 산은 산다워야 하고 물은 물다워야 한다. 그래야 조화를 이룰 수 있다. 서로 다른 것은 알아야 다르다는 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른 것은 다른 것일 뿐 틀린 것은 아니다. 이를 인정할 때 세상은 조화를 이루게 되고 경이로워진다.

  족두리 꽃의 꽃봉오리일 때에는 화사하지 않다.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면 화사한 모습으로 피어나는 것이다. 기다림은 그래서 소중한지도 모르겠다. 봉우리 안에 무엇을 담고 있는지를 알지 못하기에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고 무슨 색깔로 변신할지 몰라서 더욱 마음 졸이게 되는 것이다.

  꽃을 바라보면서 행복을 생각하게 된다. 행복은 닮은 점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그러나  닮은 점을 찾는 대신 다른 점만을 찾게 됨으로서 불행해진다. 상대방의 좋은 점을 보지 못하고 다른 점만을 찾음으로서 비난하려고만 한다. 인정하지 못하고 긍정하지 못함으로 인해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다. 이런 시각은 불행으로 안내한다.

  결혼을 앞둔 여자의 마음은 희망으로 부풀어 있다. 무지갯빛으로 펼쳐질 미래를 상상하면서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사랑하는 임을 향하는 마음은 오직 하나다. 가장 예쁜 모습으로 보여서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여인이 되고 싶다. 족두리는 가장 사랑받고 싶은 마음의 결정체다.

  족두리 꽃은 그래서 그렇게 화려한 모양을 하고 있을 것이다. 세상에 우뚝하게 돋보여서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앞서고 있다. 살아온 날들의 고단함은 이제 끝을 맺고 신바람 나는 생활을 원한다. 내일에 대한 희망을 하나로 모아서 피워낸 꽃이 족두리 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들 모두가 족두리 꽃처럼 빛난다면 세상은 참으로 아름다워질 수 있으리라.<春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