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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이 이용하고 거리 내모는 병원 각성하라!"

부산센텀병원은 2005년 8월 1일 '보호자 없는 병동을 운영한다'는 광고지를 붙이고 8인실 공동간병인실을 운영하기 위해 간병노동자를 채용하였다. 병원에서는 '간병사가 지켜야 할 업무 자세', '간병사 근무 수칙' 등을 만들어 간병인들에 대한 업무지시와 관리 감독을 병원에서 하며 직접 간병노동자를 채용했다. 간병인들은 센텀병원이 지정한 간병복을 입고 센텀병원 직원임을 증명하는 신분증을 받고 일하였다.

간병노동자들은 수영간병사협회의 소개로 센텀병원 공동간병인실에서 일하게 되었다. 2009년 7월 1일 병원은 간병노동자들 소속을 수영간병사협회에서 나누리간병센터로 바꾸고 공동간병인실 간병노동자들에게 7월 27일 간병업무를 끝내라는 공문을 보냈다.

해고된 간병노동자들은 28일 정상 출근을 하려고 했지만 병원직원과 경호업체 용역들이 출입구를 막았다. 간병노동자들은 4년간 일해 온  일터를 잃고 거리로 내몰리게 되었다.

병원들은 자신들이 사용자가 아니라고 했다. 수영간병사협회와 나누리간병센터가 사용자라는 것. 채용과 해고는 자기들 소관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노조측에 따르면 협회는 병원에 간병인을 소개하는 직업소개소 역할만 했다. 병원에서 채용 면담과 업무 지시를 직접 했다고 주장했다.

양측 입장은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에 제출된 문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간병노동자들은 지노위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했고, 이에 병원측이 답변서를 제출했다.

노동자 측 : "직접 면접을 보고 센텀병원 마크가 새겨진 근무복과 신분증을 착용하고 일했다. 병원에서 간병인을 직접 채용했다."
병원 측 : "면접은 병원에서 일하기 위해 최소한의 절차이고 원활한 업무수행과 인적사항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근무복은 간병인 노동자가 직접 돈을 내고 구입한 것이고, 신분증은 외부인과 구분하기 위한 증명이다. 실습생에게도 신분증을 주고 있다." 

노동자 측 : "병원에서 직접 업무를 지시하고 근무수칙을 공고하고 출근부를 비치한 것은 명백히 병원 측이 사용자성을 부정할 수 없다."
병원 측 : "어느 정도 업무 지시를 관리 하는 것은 의료사고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출근부는 환자들이 민원이 들어왔을 때 책임소재를 지게 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다. 간병인 노동자들은 스스로 경남간병인협회의 어떠한 업무지시나 감독이 없다고 하면서 근로자성을 밝히려 하기보다는 스스로를 부정하고 있다. 이는 부당 해고 신청이 진실을 밝히려는 것보다는 노조는 지불능력이 있는 병원만을 상대하겠다는 불순한 의도로 비추어진다."

병원을 직접 찾아 병원 답변을 들었다. 병원측은 "간병사들은 고용을 주장하나 간병은 병원의 필수유지업무가 아니다. 현행 의료법상 노인요양기관이 아닌 일반병원이 간병비를 직접 청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이는 현행법을 어기면서까지 간병사를 고용하라는 억지로밖에 볼 수 없다"며 사용자성을 부인했다.

간병사협회 "우리는 간병인을 교육시키는 곳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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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 사용자로 지목한 곳은 어떤 태도일까. 수영에 있는 수영간병사협회 김 모 원장을 만났다.

김 원장은 "수영간병사협회는 수영구에 있는 간병인 교육센터다. 간병인을 지원하는 사람들에게 월 25만원 회비를 받고 간병인 교육을 한다. 교육을 이수한 사람을 병원에 소개시켜주는 것이 우리 협회 역할이다. 병원에 간병인을 소개시켜줄 때는 돈 한 푼도 받지 않았다. 우리 일은 간병인 교육인데 돈을 받을 이유가 어디 있겠나?"라고 설명했다.

간병노동자들 임금에 대한 질문을 던지니 김 원장은 "노동자 임금은 병원에서 지급한다. 간병인들이 환자에게 돈을 받아서 병원에서 지정한 팀장에게 건네준다. 그 돈을 팀장이 경리과에 보내면 경리과에서 노동자 월급을 주는 구조다. 나머지 돈은 병원이 다 챙겨 갔다. 이것이 병원이 사용자성을 가진 증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병원에서 협회를 도급업체라고 언급한 부분을 물었다.

"지난 2008년 7월 1일 병원에서 나에게 연락이 와서 간병인들이 환자에게 받는 돈을 좀 수금해서 간병인에게 나누어 달라고 했다. 나는 팀장이 있는데 내가 그 일을 왜 하느냐고 물으니 팀장이 일을 그만두어 일을 좀 맡아 달라고 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간병인들 돈을 받아 월급을 나누어 주고 병원에서 110만원의 돈을 매달 받았다. 병원에서는 이 사실을 가지고 우리 협회를 도급업체라고 주장하는 것 같다. 우리 협회는 도급을 할 수가 없다. 교육기관이 어떻게 도급일을 하겠는가? 그리고 내가 간병인에게 월급을 주기 전 3년 동안 병원은 간병인을 관리하고 업무 지시하고 월급을 주었는데 어떻게 사용자성을 나에게 덮어 씌울 수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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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리간병센터 관계자 윤모씨와도 전화 인터뷰를 했다. 역시 도급, 용역업체가 아니라고 했다.

센터가 어떤 곳인가에 대한 질문에 윤씨는 "나누리간병센터는 병원에서 간병인을 소개해주는 역할을 한다. 간병인들을 용역업체와 같이 고용해서 관리하지 않는다. 우리는 간병인을 회원제로 운영하는 단체다. 간병인에게 봉급을 주는 역할을 할 수가 없다. 봉급은 병원 간병비에서 나오며 그 돈은 온전히 간병노동자들 몫이다. 단 회원제로 운영되는 단체이기 때문에 회원들이 내는 회비가 월 3만원이다. 또 우리 센터에서는 무료급식, 거리 청소 등을 하며 지역 사회의 봉사활동도 한다." 

병원측 "지불능력 있는 병원만을 상대하겠다는 불순한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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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측과 센터쪽 이야기를 들은 뒤 병원측과 연락을 취했지만 지노위 결정 이후에 기사를 써달라며 협회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병원 행정부장은 "병원의 입장서에 나와 있듯이 지노위의 법적판단에 따라 어떤 결과에도 따를 용의가 있다. 노조측이 병원을 사용자로 주장하는 대화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으며 본원과의 도급관계에 있는 수급업체와 해결해야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노위 법적 판단이 나오고 나서 기사를 썼으면 좋겠다"라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진술을 거부했다.  

노동자 측은 현재 병원에서 제출한 지노위 답변서에 대한 재반론서를 준비하고 있다. 양측 의견이 팽팽하다.

간병인들이 밝히는 근로조건 실태... 48시간 2교대, 월 102만원

센텀병원 공동간병인 노동자들은 하루 12시간씩 2교대와 월 2회 휴일을 조건으로 병원에 고용되었다. 업무 효율성을 위해 병원은 노동자와 합의 하에 48시간 2교대로 바꾸고 밤 11시~새벽 1시 사이 수면실에서 수면을 취할 것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간병 노동자들은 2명당 8명의 환자를 돌봐야 하기 때문에 사실 3시간의 수면시간을 보장 받을 수 없다고 했다. 간병비는 환자들에게 간병인들이 직접 받아서 병원에 주면 병원에서 다음달 5일 임금을 지불하였다. 간병인들이 병원에 준 간병비는 병실 당 한 달에 500만원 정도였는데 병실당 4명의 간병인에게 102만원씩 408만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은 병원이 가져갔다고 노조 측은 주장하고 있다. 야간수당, 연장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은 없었다. 노조측은 병원에서 의료법상 간호사가 해야 할 일인 인공도뇨(소변뽑기), 수술환자 관장시키기 등을 간병인에게 시키기도 했다고 했다. 또 간호사 일뿐만 아니라 환자들 밥차의 배식 절반을 담당하였으나 정작 간병노동자들은 식사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병원 원무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간병노동자들이 배식일 하는 아주머니랑 친해져서 그냥 도와준 거라고 노조측 입장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