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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로 뽑히고 찢긴 나무가 저수지로 떠내려와 생을 마감한 사이, 그 고통을 딛고 일어나 '기도하는 여인상'으로 부활했을까요?

 

나무에게 고통을 안겨 준 대상에게 마치 "더 이상 저에게 상처를 주지 마세요"라고 은밀하게 기도하는 모습처럼 보입니다.

 

짓밟히면 짓밟힐수록 오히려 너그럽게 용서했던 분들이 많았습니다. 탄압에도 불구하고 화해를 원했으며, 자신이 받은 상처를 타인에게 대물림하지 않았습니다.

 

가진 자들, 권력을 쥔 자들이 비틀어진 횡포로 그들만의 외길을 걸어갑니다. 더 이상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말아 달라고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있는 수녀의 모습 같기도 합니다.

 

수장된 채 생명력을 잃어버린 나무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거나 비관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을 그렇게 만든 대상을 너그럽게 용서하는 듯한 자태로 서 있습니다.

 

누구나 죽어서도 말을 합니다. 그 말은 음성으로 실현되는 것도 있지만, 보통은 우리네 가슴 속에 깊이깊이 박히기도 합니다.

 

가진 것 많다고, 권력을 쥐고 있다고 함부로 억압하지 마십시오. 아마도 저 나무는 죽어서도 말을 하는 것일 테지요. 원한도 상처도 분노도 죽음으로 보듬고 기도하는 여인으로 부활하였습니다.

덧붙이는 글 | 2009년 8월 30일, 충남 논산에 있는 탑정호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태그:#기도, #기도하는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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