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이미 시작된 재정위기의 '악순환'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와 정부의 부자감세 정책까지 겹쳐 지방정부의 재정건전성이 악화 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 운용방식인 MB노믹스가 질주할수록 지방재정은 악화되고 있는 것.
이미 지난해 12월 부자감세를 골자로 한 세제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지방재정의 건전성 악화는 예고된 일이나 다름없었다. 참여정부는 취·등록세율 인하에 따른 지방재정 감소를 우려해 종합부동산세를 신설, 이 세액 전액을 기초 구에 배분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세제개편으로 이는 사라져버렸다. 게다가 실물경기의 침체는 지방세 세입 감소를 불러와 지방재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인천시의 상반기 지방세 징수율은 지난해의 86.3% 수준에 머물렀다. 하반기에도 경기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 세입 감소는 불가피하다.
이런 가운데 시작된 상반기 예산조기집행은 지방정부의 세출을 더욱 늘렸다. 지방재정의 주요 세입은 취·등록세 인데 불경기로 세입은 시원찮고 세출은 많아 인천시의 경우 바닥난 재정을 메우기 위해 사금융권을 통해 일시자금을 차입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또한 올 상반기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책정한 '29조원의 슈퍼추경'도 지방정부에겐 부담이 됐다. 정부가 국고보조금을 내려 보내면 지방정부는 일정한 비율에 따라 지방비를 편성해야한다. 그러나 예산조기집행 등으로 돈이 바닥난 상태라 정부가 돈을 줘도 쓸 수 없는 신세가 돼버린 것.
국고보조금 사업의 경우 지방정부는 최소 20%~최대 70%에 이르는 지방비를 부담해야한다. 인천시의 경우 정부는 지난 1차 추경 때 5조 100억원의 국고보조금 중 1840억원을 인천시에 배정했다. 이에 인천시는 370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또 지방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결국 지방정부는 세입감소에 지방채 발행 부담까지 겹쳐 재정 건전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2009년 본예산 수립 시 인천시의 지방채 발행 목표는 2465억 원이었다. 그러나 올 3월 1회 추가경정예산에서 5146억 원을 추가로 발행하면서 지방채는 7611억 원으로 늘었다.
이번에 시가 지방채 370억 원을 추가로 발행할 경우 8000억 원을 넘게 되며 이로 인한 인천시의 지방채는 총 2조 3500억 원으로 늘게 된다. 시민 1인당 84만 원의 빚을 지게 되는 것.
지방재정은 '경고등'... 사회복지는 '후퇴' 경기침체에 따른 지방세 세입 감소도 문제지만 지방정부의 재원자립도 구조상 중앙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태에서 세제개편은 지방정부를 더욱 옥죈다.
정부는 지난해 부자감세정책(종합부동산세, 소득세, 법인세 인하 등)을 골자로 한 세제개편을 실시했다. 이로 인해 내년에만 13조 2300억원의 세수가 감소하는 등 2012년까지 48조원의 세수가 감소하게 돼있다. 이는 곧 지방정부의 재정악화와 맞물릴 수밖에 없다.
이유인즉 지방자치가 도입된 지 15년이지만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은 약 80:20로 지방세는 매우 열악해 부족분을 정부가 메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국세의 19.24%(약 25조)를 보통교부세, 분권교부세, 특별교부세 등으로 지방정부에 지원하는데 내국세 규모가 줄다보면 이는 바로 지방정부의 세입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
게다가 기초 자치구의 경우 종합부동산세 전액을 정부교부금으로 내려 받는다. 2006년 8월 지방세법 개정으로 지방세의 대표 세입원인 부동산 취·등록세의 세율을 인하 했다. 세율 인하는 자치구의 재원조정교부금 감소로 직결된다. 부평구의 경우 재원조정교부금은 약 700억원 내외일 정도다.
이에 중앙정부는 기초구의 취·등록세 감소 부분에 대해 국세인 종합부동산세를 교부금으로 지원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세제개편으로 이 항목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것. 실제로 부평구의 경우 내년 부동산교부세는 '0'원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역시 세입감소와 재정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방세 감소분의 경우 지방정부가 세출 축소 등을 통해 해결할 수도 있다. 인천의 경우 SOC투자사업이 많지만 재정압박이 심해지면 결국 우선순위를 정해 단계적으로 추진하면 된다. 하지만 사회복지 사업의 경우 대부분이 국비사업이다. 국비지원 등이 감소하면 당장 지방재정에 문제가 발생하고, 이는 곧 사회복지의 후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인천경실련 김송원 사무처장은 "경기침체까지 겹쳐 지방세 수입마저 크게 감소했다. 여기에 경제살리기와 복지사업 등으로 지방정부에 보조금이 내려왔지만 돈이 없어 결국 지방채 발행한다. 지금 지자체에서는 지방재정 악화의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며 "물론 모든 탓을 정부에게 돌려서는 안 된다. 경제 불황으로 지방세 감소가 불을 보듯 뻔한데도 세출을 늘리는 등 방만한 재정운용을 한 인천시도 반드시 그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정부의 예산조기집행, 슈퍼추경 등이 대부분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복지사업 등에 쓰이는 예산이라고 했을 때 수혜대상은 서민들이다. 그래서 이번 정부의 세제개편은 모순이다. 부자감세로 혜택은 부자가 누리고 이제와 정부의 재정악화를 막기 위해 서민들에게 세금을 더 걷겠다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 우선 지방정부의 세출을 줄이고 나아가 정부의 세제개편 수정과 함께 지방재정 자립도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시 상반기 지방세 14.7% 감소 2차 추경 때 '자산매각과 지방채 발행' 예정인천시는 올 상반기에 모두 8728억원의 지방세를 징수했다. 이는 지난해 지방세의 86.3% 수준이다. 예상했던 대로 지방세 징수 실적이 저조해 인천시 재정운용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시가 징수한 지방세 8728억원은 지난해 1조 108억 원보다 무려 1382억원 감소했다. 경기 침체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지속 될 경우 지방세 감소분은 이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전망 돼 이는 또 기초구의 재정위기를 심화시킬 전망이다.
인천시는 올 지방세 목표를 지난해 2조264억 원보다 14.9%가 늘어난 2조 3411억 원으로 3147억 원 늘려 책정했다. 하지만 벌써 지난해 상반기보다 1382억 원이나 덜 걷힌 것. 이에 시는 하반기 경제 여건을 감안해 1조 9250억 원 낮춰 전망했다.
그렇다 해도 4100억 원에 달하는 세입 감소가 불가피해 하반기 재정운용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때문에 시는 오는 9월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는 우선 경제살리기와 각종 사업추진을 위해 세출은 크게 손대지 않을 계획이다.
하지만 세입감소로 사업비와 기초 군·구 재원조정교부금, 법정전출금 등에 칼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인천시는 하반기 남동구 논현동 일대 대단지아파트에 1만여 세대가 입주를 하게 되면 750억 원 가량의 세입이 발생해 다소 도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지만 턱없이 부족하기는 매한가지라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인천시는 9월 있을 2차 추경 때 지방채를 추가로 발행하고 자산매각을 단행할 예정이다. 시는 이를 통해 이번 추경 때 모두 7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다.
이로써 인천시의 올해 예산은 당초 6조5582억여 원이었다가 1차와 2차 추경을 거쳐 8조 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인천시의 재정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박준복 부평구지부장은 "MB정부의 세제개편도 문제지만, 인천시의 방만한 재정운영도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9월에 있을 2차 추경은 세출을 줄이는 추경을 해야 한다"며 "국고보조금 사업이야 그렇다 쳐도 인천시가 펼치는 여러 개발사업 중 선택과 포기를 통해 우선순위를 정해야만 재정 파탄을 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천시의 경우 2014년 아시안게임, 도시철도2호선 사업 등 굵직한 사업이 산적해 있다. 자체 재원 조달만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사업이다. 국비를 지원받아야 하는데 정부조차 재원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이대로 가면 차질이 불가피 할 것"이라며 "결국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정책은 서민에게도 독이지만 지방정부에게도 독이라는 것이 증명 된 셈"이라고 비판했다.
덧붙이는 글 | 이와 비슷한 내용의 기사가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