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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 나흘째를 맞은 중앙대-한예종-홍익대 등 진중권 교수의 강의가 중단된 대학 학생들이 한목소리로 진 교수를 되돌려 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중앙대학교 진중권 교수 재임용 불가 처분 규탄과 학생 징게 시도 철회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한국예술종합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홍익대학교 총학생회' 등 3개 대학 학생들은 4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진 교수 강의를 박탈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말살하는 정치 보복"이라며 국립대와 사립대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하게 이뤄지고 있는 릴레이식 진 교수 강의 박탈을 성토하고 나섰다.

 

이들은 "진 교수를 상대로 벌어지고 있는 정치 보복을 중단하고, 정부를 대행해서 진 교수를 해임한 한예종, 카이스트, 중앙대, 홍익대 또한 진 교수를 학생들의 품으로 돌려 달라"면서 "수업권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한 중앙대 한예종 홍익대 학생들은 공동으로 대응하고 함께 싸울 것"이라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대학에서 자행하고 있는 이번 진 교수 사태는 정부의 방침을 충실히 따른 대학 당국의 과잉 충성에서 비롯한 것으로, 이명박 선대위 문화예술정책위원장과 대통령 취임준비위원장을 맡았던 대표적인 폴리페서인 박범훈 중앙대 총장, 그리고 "중대 일도 있고 뭐..."라며 은연중에 속내를 드러낸 홍익대 당국자의 말이 이런 사실을 입증해 보이고 있다"면서 "진 교수를 해임한 대학들은 책임지고 부당한 강의 박탈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학은 학문의 상아탑이다. 학문과 표현의 자유는 최소한 대학에서만은 지켜져야 한다. 대학은 지식인들이 자유롭게 사상과 정견을 표현할 수 있도록 정부의 압력으로부터 그들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대학 당국은 사회 여론과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고, 진보 지식인을 손보라는 정치적 압력에 굴하지 않고 맞서야 한다"는 입장을 말했다.

 

또 "최근 이어지고 있는 진 교수에 대한 강의 박탈 릴레이는 명백히 정치적인 탄압으로 진 교수가 가장 먼저 해임된 곳이 국립대인 한예종과 카이스트인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일"이라며 "진 교수는 광우병 쇠고기를 강요하고 언론을 장악하려는 등 국민들의 기본적 권리를 억누르는  정부에 대해 날선 비판을 가해왔다. 이번 기회에 정부에 반대하는 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려는 듯하다"고 밝혔다.

 

3개 대학 학생들은 특히 최근 대학에서 벌어지고 있는 잇따른 학생 활동에 대한 제재조치도 문제삼았다.

 

이들은 "오늘날 우리 대학들은 정부의 충실한 대변자임을 자임하며 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역행하고 있다"며 "연세대와 부산대는 노무현 추모를 위한 시민들의 평화 콘서트를 막으려 경찰과 교직원을 동원했고, 홍익대 역시 지난달 15일, 평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문화제를 막기 위해 방해 공작을 벌였다"고 꼬집었다. 또 "정치 보복과 민주적 권리의 후퇴는 많은 사람들의 두려움을 자아내고 있다.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하던 진 교수 또한 "저 사람들이 이번에 나를 구속시키려고 하는 것 같다"며 위협을 느끼고 있다. 한예종은 친정부 인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총장을 경질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민주적 권리 후퇴와 표현의 자유 침해로 인해 정부는 스스로 신뢰를 잃고 있으며, 끊임없이 민주주의와 자유스런 삶을 공격한다면 사람들의 분노는 쌓여갈 것"이라며 "더 이상 불만과 분노를 견디지 못하는 순간, 두려움을 넘어서 억눌린 목소리가 터져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중앙대는 4일 오후 4시 총장회장, 독어독문학과 재학생 등 4명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추진한다. 중앙대 비대위는 오후 3시부터 학내에서 학교 당국에 항의하는 집회를 마련했다.

 

이날 집회에는 한예종 총학생회 비대위, 중앙대 안성캠퍼스 총학생회 등이 자리를 함께해 학생들의 부당한 징계에 대해 뜻을 같이하기로 했다.

 

징계대상자인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3학년 노영수씨는 "그동안 수차례 면담을 요구하고 총장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우여곡절 끝에 총장면담 일정이 잡힌 마당에 다시금 징계의 칼을 들이민 건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이번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고, 먼저 허리를 숙이고 총장께 빨간 색종이가 불러올 수 있는 오해에 대해 도의적으로 사과하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 요절을 내겠다면 더 이상 어찌할 방법이 없다"고 안타까와 했다.

 

그는 "이번 징계 시도는 진 교수 퇴출에 반발하는 학생들의 여론을 진압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단히 우려스러운 것은 학교당국이 경징계(경고)로서 이번 사건을 마무리하려 하는 것으로, 대학 본부가 부당한 징계를 강행하고자 한다면 경중을 막론하고 부당함 그 자체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태그:#진중권, #중앙대, #한예종, #홍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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