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이 '통일' 등의 평화운동을 벌이기 위해 '평화연대'를 만들었다. 경남지역 스님과 불자들이 '경남불교평화연대'를 만들어 4일 오후 창원 금강사에서 창립대회를 열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학술위원장인 조영건 경남대 명예교수는 이날 격려사를 통해 "지금까지 한국불교는 사람 죽이러 가는데 목탁을 쳤고, 전쟁불교를 해왔다"면서 "한국불교는 석고대죄해야 하며, 말만 평화를 외칠 것이 아니라 진정한 평화보살행을 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부각하고 있다"면서 "불교평화연대 창립을 계기로 한국 불교가 민족과 대중 앞에 참회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일제 때는 일본이, 해방 이후는 미국이 들어와 종교를 정치의 사타구니에 끼워 넣는 술수로 불교를 이 모양으로 만들었다"면서 "불교평화연대가 출범하면서 가닥을 바로 잡아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6·25 때 가장 많은 사람이 죽은 곳이 낙동강을 중심으로 한 경상도로, 특히 민간인 학살로 도처에서 죽었는데, 미군이 관련되어 있다"면서 "과연 내 가슴에 평화를 간직하고 있는지, 말만 평화라고 하지 않는지를 참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남북이 갈라져 있는데 기다리면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한반도에 온갖 세계 무기들이 배치되어 있는 상황인데도 평화협정을 하지 않고, 통일을 하지 않고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고문, 자문위원 등 조직 갖추어경남불교평화연대에는 불교계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도성(전 해인사 주지)·법타(동국대 정각원장)·진관(불교종단협의회 인권위원장) 스님과 선진규 법사(정토원), 조영건 명예교수가 고문을 맡고 있다.
자흥 스님(금강사 주지)이 대표를 맡고, 원정(성주사)·지태(정법사)·월봉(석봉암)·도관(흥부암) 스님이 자문위원, 자운(관해사) 스님과 이상희·조갑술·남상업 변호사, 오길석 조국평화통일불교협회 경남대표, 송영기 우리겨레하나되기 창원운동본부 상임대표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날 창립대회에는 김영만 Corea평화연대 대표, 박종훈 경남도교육위원과 이철승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 소장 등이 참석했다.
도성 스님 "우리만 아직 두 쪽으로 나뉘어"도성 스님은 "세계는 평화로 가는데 우리는 아직 두 쪽으로 나뉘어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나도 이롭고 다른 사람도 이롭도록 하는 게 부처님의 법으로, 세상에는 나를 반대하면 죽이게 되어 있는데 불교에서는 나를 반대해도 죽이지 않고 평화를 실천한다"고 말했다.
진관 스님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합의했던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면서 "불교평화연대는 그 공동선언을 지지하고 있다. 경남에서 불교평화연대가 만들어진 게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월봉 스님은 "최근 유럽을 다녀올 기회가 있었는데, 유럽공동체 속에서 여러 나라들이 이유가 어쨌든 평화롭게 지내는 것을 보고 부러웠다"면서 "우리도 통일을 해서 평화롭게 지내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불교평화연대는 지역에서 평화운동을 벌여나갈 예정이다.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희생자 합동 위령제'와 '3·15의거 희생자 합동 위령제' 등을 검토하고 있다.
경남불교평화연대는 이날 창립선언문을 통해 "우리 민족의 보금자리 한반도는 냉전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세계의 화약고로 남아 증오와 살생의 지옥도로 민족고가 가시지 않고 있다"며 "일제 식민의 유산으로 외세에 의해서 갈라진 국토는 휴전의 불안 긴장이 계속되고 진정한 평화를 상금 이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국토의 온전과 겨레의 상생은 누가 대신 해주는 것도 아니고 남이 가져다주는 것도 아니다"면서 "평화의 비둘기가 나래치는 역사의 대전환기에 우리 스스로의 마음을 추스르고 광명천지 개벽세계를 여는 평화의 목탁소리 자비의 법음을 삼천대천세계 온 국토에 만중생의 공명으로 울려 펼치고자 한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