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이곳의 모든 학교들이 새 학년 새 학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한글학교의 개교와 입학을 준비하기 위해 한 달 여동안 고려인들을 찾아 만나고 이야기 나누었던 사람들, 그리고 또 이곳의 협력자이며 고려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플로리다 바실리예브나 누님의 노력으로 9월 5일(오늘 오후 1시, 한국시간 오후7시) 첫 입학식을 합니다.
전날부터 입학식 관련 준비로 바쁘게 혼자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서 오늘 다짐이 결의처럼 빛납니다. 오늘처럼, 처음처럼을 마음에 새기며 다짐의 글을 적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복사하여 나누어줄 생각입니다. 어젯밤에는 잘 쓰는 글은 아니지만, 화선지에 우리 말들을 A3크기의 종이에 진달래 동산, 무궁화 동산, 어린이 만세, 우리는 하나 등의 글을 썼습니다. 오늘 입학생들에게 선물로 주려는 것입니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역사적 배경을 생각하면 절로 눈물이 맺혀돕니다. 느긋한 여유는 없지만, 버겁게 살면서도 자기 정체성을 찾으려는 노력을 보면서 고단한 일상을 사는 대한민국 사람들조차 태평세월을 사는 것이란 생각을 합니다. 또 다른 조국이 또 다른 형제가 이리 먼 타국에 살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보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것이 우리를 보고 자신을 바로 보는데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먼 이국땅에서 아침의 나라 사람들이 만납니다김형효(2009년 9월 5일, 토요일 아침 예빠토리야)
해가 떠오르고, 그 부름을 따라 눈을 떴습니다.아주 멀고 먼 옛날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오늘은 더 곱고 고운 웃음을 웃고 계실 것만 같습니다.아주 멀고 먼 옛날처럼 오늘 우리가 만납니다.멀고 먼 세월을 따라 눈물의 강을 지나아무런 약속 없이, 아무런 약속도 할 수 없이죽고 사는 기약도 없이 떠나야했던 조국의 사람들이 만납니다.세월의 강 건너, 눈물의 강 건너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말도 잊은 채 살아온 그 세월을 부둥켜안고 오늘 만납니다. 그 세월도 모르고 눈물도 모르는 형제를 만납니다.우크라이나 예빠토리야 *뼤르브이 쉬꼴라에서아픔의 세월 너머에 할아버지, 할머니의 말을 배우기 위해오늘 아침 모두 각자의 집에서 눈을 뜨고오늘 아침 각자의 집에서 밥을 먹을 것입니다.그리고 오늘부터 그 옛날 옛적의 할아버지, 할머니의 음성을 찾아 길을 나섭니다.오늘의 여행을 시작하는 날입니다.할아버지, 할머니의 품을 찾아 떠나는 날입니다.저는 그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떠나온 땅에서 형제들을 안내하는 길잡이로 왔습니다.오늘 우리는 반가운 손을 잡습니다.제가 어렸을 때,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손잡아주던 정성으로형제들을 안내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해피수원뉴스에도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