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6일 새벽 경기도 연천 임진교 부근 수위가 갑자기 높아지면서 야영객 6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7일 오후 사고현장에서 물에 빠진 야영객들의 승용차를 중장비를 이용해 끌어내고 있다.
 지난 6일 새벽 경기도 연천 임진교 부근 수위가 갑자기 높아지면서 야영객 6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7일 오후 사고현장에서 물에 빠진 야영객들의 승용차를 중장비를 이용해 끌어내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7일 오후 헬기와 군병력이 동원돤 가운데 대규모 수색작업이 진행중인 사고현장 주변에 처참하게 부서진 차량이 견인을 기다리고 있다.
 7일 오후 헬기와 군병력이 동원돤 가운데 대규모 수색작업이 진행중인 사고현장 주변에 처참하게 부서진 차량이 견인을 기다리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북측의 댐방류로 임진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야영객 6명이 실종된 사건과 관련해, 정부가 7일 국토해양부 장관 명의의 대북통지문을 적십자 라인을 통해 북측에 전달하기로 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정부는 통지문을 통해 유감표명과 아울러 사태 발생 원인에 대해 설명할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또 "재발방지에 대한 강력한 촉구와 함께  향후 방류가 예상될 때는 방류계획을 사전에 통보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천 대변인은 또 임진강 등에서의 홍수대책 논의를 위한 남북간 협의 계획에 대해  "우리 내부의 판단 분석과 판단 그리고 북한의 반응이나 결과 등을 봐 가면서 검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번 사건의 원인을, 북측 임진강 본류의 황강댐 문이 6일 새벽 2시에 열리면서 일시에 4천만톤의 물이 방류돼, 임진강 수위(북방한계선인 필승교)가 2.4m에서 4.69m로 갑자기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북측의 황강댐 방류 피해는 전부터 우려돼온 문제... 인명손실은 처음

7일 오후 비룡대교 부근에서 숨진채 인양된 김 모씨의 유가족들이 연천보건의료원 안치실앞에 도착한 뒤 주저앉아 오열하고 있다.
 7일 오후 비룡대교 부근에서 숨진채 인양된 김 모씨의 유가족들이 연천보건의료원 안치실앞에 도착한 뒤 주저앉아 오열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북측이 수문을 연 이유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황강댐이 있는 북측 평강지역에서 최근 비가 내린 날은 5일 하루뿐으로 강수량도 0.2mm이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북측이 이번에 황강댐 수문을 올린 이유에 대해 사고, 보수 목적 등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의도적 방류 즉, 수공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북측이 김정일 위원장의 직접 지시로 고위 인사들을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시켜 대화의지를 밝히는 등 유화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의문이 제기된다.

북측의 댐 방류로, 이전에도 남측에서 어구 등 장비 피해는 있었으나 인명손실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측이 댐방류를 할 경우 남측에 사전통보하도록 제도화돼 있는 상태는 아니며, 개별협상에서 남북이 합의를 한 사례는 있다.

북측은 2005년 7월 남북경제협력추진위 10차회의 때 "당면한 올해 홍수철 피해대책을 위해 북측은 임진강과 임남댐(북한강 상류의 금강산댐)의 방류계획을 남측에 통보하기로 한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남측이 여러 차례 북측에 방류계획 통보를 요청하자 4월과 9월에  "댐이 '무넘이 언제'(물이 차면 자연방류되는 댐)이기 때문에 방류계획을 통보할 수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황강댐 방류문제는 이전부터 우려돼 온 문제였다. 남측은 2002년 10월부터 황강댐 방류로 인한 피해발생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공동조사를 요구했으나, 북측이 군사보장 필요성을 이유로 응하지 않으면서 진척이 없었다.

"자연방류댐, 방류계획 통보할 수 없다"... 북한강 임남댐은 두 차례 사전통보

7일 오후 임진교 하류쪽으로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진행중인 가운데 수영금지, 급류주의 경고문이 붙어 있는 임진교 부근 상류에서 낚시객들이 허벅지까지 들어오는 물속에 들어가서 낚시를 하고 있다.
▲ 실종자 수색작업 인근에서는 낚시가 계속 7일 오후 임진교 하류쪽으로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진행중인 가운데 수영금지, 급류주의 경고문이 붙어 있는 임진교 부근 상류에서 낚시객들이 허벅지까지 들어오는 물속에 들어가서 낚시를 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7일 오후 경기도 연천 임진교에서 바라본 사고 현장 부근.
 7일 오후 경기도 연천 임진교에서 바라본 사고 현장 부근.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북한강 임남댐에 대해서는 남북간 논의가 보다 활발한 편이었다. 2003년 5월 남북경제협력추진위 5차회의 때는 "북측은 금년 장마에 대비하여 남측에 임남댐의 방류와 관련한 필요한 통보를 하기로 한다"고 합의했고, 2002년 5월과 2004년 7월에는 사전통보 뒤에 방류하기도 했다.

이번에 피해가 커진 데는 무인자동경보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것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수자원공사는 홍수 피해 예방을 위해 필승교 수위가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자동으로 안내방송을 하는 무인자동경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나, 이 시스템은 필승교 수위가 3m를 넘어선 지 4시간이 지난 오전 7시에야 작동했다.

또 연천군청에는 당직자가 필승교 수위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CCTV 모니터가 설치돼 있었으나, 사고 상황이 접수될 때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경기도 연천경찰서는 임진강 무인자동경비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번 사건을 임진강 등에서 남북간의 수자원 협력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장은 "현 국면으로 보면 기술적인 결함으로 방류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이번 사건을 적극적인 남북 수자원 협력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명박 정부는 4대강 개발 등 수자원 문제를 적극 강조하고 있는데, 남북한 수자원 협력 문제만큼 절실한 것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경보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고 정부도 제대로 대응 못했지만 근본적으로 남북간의 소통 안됐다"면서 "남북간의 합의를 통해 제도적인 방안 마련해서 다시는 이런 일 안 일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유선진당은 이날 박선영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평상시 수위가 2.4m에 불과한 임진강 치수도 못하는 무능한 정부가 어찌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며 '4대강 치수'를 하겠다고 나서는가? 분수부터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국방부 원태재 대변인은 7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황강댐 방류 의도를 한.미 간에 긴밀히 분석하고 있다"면서 "아직은 북한의 수공(水攻)으로 볼만한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태그:#황강댐, #임진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