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도시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10일 오후 연기군민회관에서는 '행정중심복합도시 위기와 충청권 대응전략'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다.

행정도시백지화 음모저지 충청권비상대책위가 주관하고 민주당 양승조,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이 주최한 이번 토론회는 행정도시의 위기가 전면 드러나고 있는 시점에서 이에 충청권은 어떻게 대응해나가야 할 것인지 대안을 찾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개회사에 나선 이상민 의원은 "오늘 아침 지식인 1000여 명이 행정도시 수정하고 국민투표 붙이라는 성명을 발표한 어처구니 없는 보도를 접했다"며 "권력의 단물을 빨아먹던 용도폐기된 줄 알았던 자들이 나라를 어지럽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이미 동의하고 합의했던 내용을 발목잡으려 이 정권이 용도폐기된 자들을 끌어들여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약속한 행정도시 문제에 대해 역사와 국민 앞에 책임지고 당당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양승조 의원은 정운찬 총리 내정자의 발언에 대해 언급하며 "청와대와 사전 교감이 있었다면 개인 영달을 위해 500만 충청인을 팔아 먹은 행위이며 그렇지 않다면 행정도시에 대한 법적, 정치적 의미를 전혀 이해 못해 총리로서의 자질이 없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양 의원은 "이 대통령이 세종시를 축소 변질하고자 했다면 대선과 총선 당시 떳떳히 밝혔어야 한다"며 "이제 와서 행정도시를 변질시킨다면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이 정권 퇴진운동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개회식에 이어 열린 토론회는 충청권비대위 이상선 대표가 좌장으로, 충청권비대위 홍석하 집행위원장이 '행정도시 원안과 정상건설'에 관해 기조발제를 한 후 대전대학교 이창기 교수,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 조진형 대표, 충북 경실련 이두영 사무처장, 홍석하 위원장이 지정토론을 벌였다.

이상선 대표는 "현재 행정도시의 상황을 보면 못된 계모가 전처 소생을 구박하다 못해 호적에서 파내려는 격"이라고 비유하며 "오늘 토론회를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찾는 기회로  만들자"고 말했다.

홍석하 위원장은 기조발제를 통해 세종시 설치법의 원안의 쟁점사항인 법적지위와 관할 구역, 출범시기에 대해 설명하고 정부기관이전 변경고시의 중요성과 실제 도시건설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대전대학교 이창기 교수는 행정도시 반대론자들이 주장하는 국가경쟁력 저하, 수도분할 논란, 도시의 자족성 부족 등에 대해 반박하며 현 위기 상황에 보다 지혜롭게 대응하고 논리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이 교수는 행정도시 정상 건설이 충청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을 확산시켜 비수도권과 연대하고 수도권도 설득하여 지방과 수도권의 상생을 열어가야 하며 언론도 이를 제대로 보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진형 대표는 해당 지역인 충청인들에게 따끔하게 일침을 가했다. 조 대표는 "내려와서 충청도민이 '멍청도'란 말을 듣는 이유를 알았다"며 "지난 7월2일 집회를 함께 준비해 왔는데 일방적으로 무산시키고 사과도 없었다. 그러고도 일이 잘 되면 말을 않겠는데 이 위기 상황에서도 아무 움직임도 없다. 세종시가 잘못되더라도 할 말이 없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조 대표는 "여기까지 온갖 고난을 겪으며 왔는데 전임 대통령이 거의 다 만들어 준 것을 빼앗길 위기"라며 "받았다가 빼앗겨도 손 놓고 있는 여러분은 바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내게 이런 수모를 더 이상 당하기 싫으면 반성하고 조국의 청사진을 그린다는 역사적 소명을 가지고 꺼져가는 불길을 다시 살리라"고 주문했다.

충북 경실련 이두영 사무처장도 "현 정부의 지방정책은 자립형 지방화가 아니라 먹이 던져주고 만족하게 하는 인디언 정책"이라고 꼬집으며 "이로 인해 지방은 서로 예산만 따내느라 혈안이 되고 갈갈이 찢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처장은 "현 정부의 지방죽이기의 결정판이 바로 행정도시 죽이기"라며 "2500만 지방민과 수도권 양심세력이 결집하여 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해 철저히 앞장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행정도시 축소, 변질이 드러나면 불복종, 비폭력 저항운동을 전개해서라도 우리의 생존권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정토론이 끝나고 방청객들은 ▲ 연기군의 대응 전략 미비에 따른 지역 정치인과 연기군사수대책위의 반성 ▲ 충청도민 결속 이전에 연기군민의 하나된 자세와 어떤 압박카드라도 들고 나올 용기 ▲ 관련 내용을 제대로 전파할 언론을 활용하는 방안 등에 관해 의견을 제시했다.

토론회는 행정도시의 위기에서 이를 지켜내기 위해 ▲연기군민은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일시적인 동원이 아닌 진지한 고민을 함께 나눌 장을 마련하며 ▲충청권은 하나로 결집하여 시민단체와 연대뿐 아니라 수도권 주민 설득에 나설 것 ▲ 지역언론이 힘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언론 살리기에 함께 하고 ▲ 이런 역할을 함께 해 나갈 민.관.정 공동 협력기구를 만들어 상생공조할 것 등을 합의하며 마무리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