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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 오마이뉴스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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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씁쓸~하구만."

'개콘'(개그콘서트)에 나오는 유행어다. 오는 16일 유럽특사직 보고를 위해 이명박 대통령과 만나러 가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속내가 이럴 것 같다. 대권가도에 나타난 정운찬·정몽준, 두 명의 경쟁자 때문이다.

게다가 청와대는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를 지명하는 과정에서 '차기 대권주자군'이란 설명을 붙여 슬쩍 '의도'를 드러냈다. 한때 '여의도 대통령'으로까지 불린 박 전 대표의 '독주체제'가 순식간에 '다자구도'로 변한 셈이다.

"박 전 대표, 입지 줄어들 우려"

친박 쪽은 겉으론 "개의치 않는다"며 손을 내젓는다. 하지만 좀더 깊은 속내를 들어보면 다르다. 박 전 대표에게 노란 경고등이 켜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특히 새 얼굴인 정운찬 총리후보자의 '영입'을 두고 그렇다.

한 친박 재선 의원은 "여러가지로 당분간 박 전 대표에게 좋은 상황은 아닐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MB노믹스'에 비판적이었던 정 후보자가 이전보다 '우향우'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렇다면 박 전 대표의 역할도 그만큼 줄어들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간 박 전 대표가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인 '여당내 야당' 역할은 그만큼 줄어들게 될 것이란 얘기다.

그렇다고 정 후보자와 뚜렷한 대립각을 세우자니, 그를 경쟁자로 인정하게 된다는 맹점도 있다.

"정운찬에 수도권 30~40대 지지율 쏠리면 위기"

박 전 대표에게 더 안 좋은 상황은 정 후보자의 지지율이 상승할 경우다. 지난 7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P)를 보면, 정 후보자에게 '기대가 된다'는 응답은 54.2%로, '기대가 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30.6%보다 높았다.

박 전 대표의 한 참모는 "정운찬 후보자의 지지율이 20%까지 오르면 박 전 대표에게는 큰 위협이 된다"며 "특히 정 후보자가 박 전 대표에게 취약한 수도권 30~40대의 지지율을 잠식 당하면 정말 큰 일"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들어 박 전 대표에게 '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이런 위기감 때문이다. '나홀로 정치'를 버리고 측근들과 노선과 전략을 나누고 토론해 정치적 입지를 새로이 다져나가야 한다는 주문이다.

"나홀로 정치 버리고 소통 늘려야"

한 초선 의원도 "박 전 대표의 내부소통 부족이 가장 아쉽다"며 "조기전대 등 당내 현안부터 이후 정치일정, 당의 노선에 대해 의원들과 토론해 (자파) 의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나아가 외부 영입에도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중진 의원도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때도 지적된 '스킨십 취약'이란 문제를 또다시 되풀이해선 안된다"며 "박 전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인 구상을 가까운 의원들과 나누고 토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태그:#박근혜, #정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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