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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웅보전'이란 현판 좌측 위 끝에 있는 게 말벌집이다.
 '대웅보전'이란 현판 좌측 위 끝에 있는 게 말벌집이다.
ⓒ 송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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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119 현장대원들은 '말벌과의 전쟁' 중이라고 한다. 10일 원주소방서는 "지난달 한 달 동안 말벌을 처리해 달라는 신고 접수만 630여 건으로 하루 평균 21건에 달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하루 평균 26.5건의 벌집 제거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각각 5.6건과 4.8건에 비해 5-6배가량 증가한 수치다"고 밝혔다.

최근 가을 날씨답지 않은 고온현상 등으로 번식력과 활동력이 왕성해진 말벌들이 도심의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의 실내 등 장소불문하고 자신들의 집인 서식지를 만들고 있는 것. 말벌은 해충 등 곤충을 잡아먹으므로 유익하고, '해를 가하지 않으면 공격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멋모르고 지나치다가 아니면 실수로 말벌집 등을 건드리면 말벌에 쏘일 수 있다.

또 말벌의 독은 염기성(鹽基性)으로 이 물질들이 체내에 들어오게 되면 체내에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심할 경우 이로 인해  기도수축, 저혈압 등을 일으켜 목숨을 잃게 된다. 이 같은 사망 사고는 대개 벌에 쏘인 후 1시간 내에 발생하기에 대체적인 인식은 '말벌은 무섭다"다.

 '만인사 봉안당’을 운영하는 만인사 사찰 전경
 '만인사 봉안당’을 운영하는 만인사 사찰 전경
ⓒ 송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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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금산군 추부면 만인산내에 위치하는 '만인사'주지로부터 "엄청 큰 말벌집이 경내에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꿈에 '말벌'이 보이면 '말벌'은 '사람을 죽게도 만들 수 있는 강한 독침을 가진 곤충이니 어떤 어려움이 예견되는 징후를 상징한다'고 보고 있기에 '절'에 '말벌'들이 서식처를 마련한 이유는 아마도 장소불문 서식처를 만드는 말벌의 특성과 살생을 금하는 '절'이니까 '미물인 곤충'이지만 "해하지 않을 거라는 말벌들의 믿음 때문이 아니었을까?"란 엉뚱한 생각을 가지고 달려갔다. 사실은 그림과 사진에서나 '말벌집'을 보았지 실물은 처음 보는 거였기에 궁금하기도 했다. 

 처음 말벌들이 자리를 잡은 곳은 석가모니불이 모셔진 법당입구인 ‘대웅보전(大雄寶殿)’이란 현판이었다.
 처음 말벌들이 자리를 잡은 곳은 석가모니불이 모셔진 법당입구인 ‘대웅보전(大雄寶殿)’이란 현판이었다.
ⓒ 송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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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사 주지의 말에 의하면 처음 말벌들이 자리를 잡은 곳은 석가모니불이 모셔진 법당입구인 '대웅보전(大雄寶殿)'이란 현판이었단다. "하찮은 미물이지만 부처의 집을 찾아온 것을 떼어낼 수도 없고 위험하기도해 고민하였는데 다행히 그곳에서는 집을 키우지 않았다"면서 "대신 종무소 뒤편 이층 올라가는 철 계단 밑에 저렇게 큰 집을 지었다"고 말했다.

엄청 컸다. 더 이상 가까이하기엔 무서웠다. 살금살금 다가가 본 바로는 아마도 직경 30Cm는 되어 보였다. '애벌레가 가득 든 말벌집'은 '노봉방(露蜂房)'이라고 해서 "약용으로 비싸게 팔린다"고 한다.

'노봉방'이 어떤 효능을 갖고 있는지를 검색해 보았다. 한방에서는 첫째, 풍을 제거하기에 간질이나 어린이 경기같이 원인이 풍에 있는 질병에 둘째, 혈액 응고를 촉진하고, 이뇨작용을 하므로 각종 출혈성 질환이나 부종 등에 응용 셋째, 종양을 흐트러뜨리므로 유방암, 식도암, 위암, 간암, 폐암, 피부암, 인후암 등 각종 암 질환에 응용 넷째, 진통시켜 치통에 노봉방 끓인 물로 양치하거나 세신이라는 한약을 배합하여 양치하면 더 좋고, 내복해도 된다. 다섯째, 소염작용 여섯째, 피부병 등에 좋다는 것.  물론 어떤 경우건 과량을 쓰지 않도록 할 것이며, 신장기능이 좋지 않을 때는 금하여야 한단다. 일반인들이 '말벌집을 찾는 이유'를 알 듯했다.

 엄청나게 큰 '말벌집' 말벌이 들락날락했고 '말벌집'표면에도 붙어 있다
 엄청나게 큰 '말벌집' 말벌이 들락날락했고 '말벌집'표면에도 붙어 있다
ⓒ 송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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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도 "(부처님을 믿는) 우리들은 제거할 수 없지만 이미 다른 사람들이 약용으로 쓰겠다며 예약된 상태다"고 말했다.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말벌은 집을 남겨 유익하게 쓰인다니 경이로왔다. 어쨌거나 처음 본 '말벌집'은 엄청 컸다.

한편, '만인사'는 '조선조를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태실이 위치한 명당 중의 명당인 만인산(萬人傘)에 소재하며 친환경적 장묘문화를 선도하기위해 '산자와 더불어 죽은 이의 영혼이 함께 편히 쉴 수 있는 '만인사 봉안당'을 운영(www.maninsa.net)하고 있는 대한불교 법륜종 소속사찰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이비에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말벌집, #만인사, #봉안당, #만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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