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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에서 마주친 하이힐 신은 아저씨(0100님이 #5505 엄지뉴스로 보내주신 사진입니다).
병원에서 마주친 하이힐 신은 아저씨(0100님이 #5505 엄지뉴스로 보내주신 사진입니다). ⓒ #5505 엄지뉴스

9월의 어느 화창한 날 오전. 몸이 아파 찾은 병원에서 우연히 목격한 어느 중년남성 덕분에 저는 엄지짱이 되었네요(☞ 하이힐 신은 아저씨 바로가기).

몸이 아파 정형외과 진료를 받으러 갔습니다. 원무과에 접수를 하고 복도에 앉아있는데 원색의 의상을 고루 갖춘 늘씬한 여성분에게 자연스레 시선이 꽂혔더랬죠.

"어? 콧수염이네? 면도를 안 했나?"

뭐... 수염? 다시 보니 남자였습니다. 그것도 족히 환갑은 넘으셨을 듯해 보이는. 스키니 진에 빨간 힐을 신으시고선 원무과에 진료접수를 하더군요. 모습을 자세히 보니 쫄티에 짧은 진자켓, 빨강머리에 거대 링귀걸이까지 하셨습니다.

"뭐... 뭐지 이 남자?"

 병원에서 마주친 하이힐 신은 아저씨(0100님이 #5505 엄지뉴스로 보내주신 사진입니다).
병원에서 마주친 하이힐 신은 아저씨(0100님이 #5505 엄지뉴스로 보내주신 사진입니다). ⓒ #5505 엄지뉴스
병원의 간호사 누나들이나 다른 환자들도 눈이 휘둥그레져 쳐다보고 있었지만 그 분은 전혀 부끄러워 하지 않는 모습이셨습니다. 물론 그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는 상황이었구요. 그래! 이 상황을 증거로 남겨야지 하며 그때 사진을 찍었습니다.

한 10분 정도 지났나. 할아버지 한 분이 병원으로 들어오셨습니다. 거동이 약간 불편하신지 느린 걸음으로 들어오셔서 접수를 하셨지요. 그리고 화장실로 가는 복도 의자에 앉아있는 '그분'을 보시곤 잠깐 흠칫하시더니 약 2초간 쳐다보시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뭐야, 이거! 왜이래~"

그 할아버지는 삿대질을 하며 결국 화장실로 들어가셨습니다. 하지만 전혀 아랑곳 안한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쿨한 척 다리를 꼬고 앉아계신 '그분'.

후, 참 세상은 넓구나.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료를 받고 나왔더니 그 분은 사라지고 없더군요. 암튼 세상엔 신기한 일이 많네요.

덧붙이는 글 | 엄지짱 선정에 감사드리며 이 영광을 사랑하는 실비아에게 돌립니다~ ㅋㅋ



#세상은넓고#기인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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