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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 손에 꼽으라면 지금 같은 경제 불황 시기에는 단연 고용창출이다. 그리고 최근 고용과 더불어 강조되고 있는 항목을 꼽으라면 '친환경'을 들 수 있겠다.

 

그만큼 친환경은 이제 이 시대의 주요 의제로 자리 잡았다. 지속가능발전 선언문이 곳곳에서 채택되는가 하면 지속가능경영도 기업의 중요한 사회적 책임으로 떠올랐다. 중요한 환경문제와 고용, 이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방법. 바로 대안기업이다.

 

재생배터리 분야 중소기업 리젠텍(양준혁 사장)은 2007년부터 3억원(인건비 제외)을 투자해 이 분야에서 성공신화를 써갈 채비를 하고 있다. 해마다 버려지는 자동차 배터리만 해도 무려 500만 개, 그 배터리 안에 들어 있는 납과 황산염…. 양준혁 사장은 여기에 착안,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그의 집념은 폐배터리 재활용의 성공으로 이어져 배터리의 가격을 반으로 낮추게 되는 성공을 거뒀다.

 

"도마뱀 꼬리는 잘라도 계속 자라나"

 

리젠텍은 자동차용 폐배터리를 수거해 이를 변형펄스를 이용한 재생기술을 통해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만든다. 쉽게 말해 버려지는 배터리를 그대로 가져와 원상복구 시킨다는 것. 지금은 지게차용 폐배터리와 전동휠체어용 폐배터리도 개발을 마친 상태다.

 

일반적으로 배터리는 버려지면 그 안에 있는 납을 제외한 전해질 용액(묽은 황산)과 폐품은 폐기 처분된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납을 얻기 위해 해마다 엄청난 양의 폐배터리가 수입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전해질 용액이다. 그것도 국내 자동차만 한 해에 500만 개가 버려진다.

 

양 사장은 "국내 배터리 제조회사의 기술력이 좋아 자동차배터리의 경우 보통 10년 정도가 평균수명이다. 그런데 10년 못 간다. 이유는 바로 배터리 안 납이 산화하기 때문"이라며 "결국 납이 일찍 산화하기 때문에 10년을 못 채우는 셈인데, 배터리를 사용하고 나면 차량 구동 시 제너레이터가 이를 충전하게 돼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충전이 덜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를 휴대폰 배터리에 비교해 설명했다. 즉, 휴대폰 배터리도 오래 사용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완전히 방전 시킨 뒤 충전해야 하는데 도중에 충전하는 경우가 많아 오래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를 두고 양 사장은 "이를테면 비가 오는 날 운전할 때 시속이 20㎞ 내외다. 그런데 전조등도 켜야 하고 에어컨도 가동해야 하고, 또 와이퍼도 움직이려면 전기 소모량이 많아 배터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며 "차에는 다 제너레이터(generator, 발전기)가 있다. RPM이 2000을 넘어야 전기를 발생하는데 시속 70㎞는 돼야 한다. 결국 충전이 제대로 이뤄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배터리가 충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전해질 속 납이 조금씩 산화되기 시작해 납 표면에는 황산염이 발생한다. 이 황산염이 전기의 흐름을 방해하는데 리젠텍은 변형펄스를 이용해 황산염을 제거해 폐배터리를 이전상태로 복구하는 것이다.

 

양 사장은 "도마뱀 꼬리는 잘라도 잘라도 계속 자란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지게차, 전동휠체어에도 배터리가 많이 사용되는데 이를 재활용 할 수 있다면 도마뱀꼬리가 자라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며 "그래서 배터리의 이름도 '리자드(lizard, 도마뱀)'로 지었다"고 말했다.

 

"50%는 꼭 장애인을 고용할 계획입니다"

 

리젠텍은 현재 자동차용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은 상용단계에 있어 각급 자동차정비공업사로 공급되고 있다. 그리고 지게차용과 전동휠체어용 배터리도 시험단계를 거쳐 본격적인 생산을 앞두고 있다.

 

아울러 이 같은 기술은 동남아시아와 유럽에서 인정을 받아 태국업체와 1000만불에 수출 계약을 달성했고, 이달 15일부터 17일까지 영국 버밍햄에서 열리는 '2009 영국 환경재활용전(RWM, Recycling waste management)'에도 참여해 기술력을 뽐낼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리젠텍의 경영이 더욱 눈에 띄는 대목은 바로 장애인 고용이다. 기술개발과 더불어 회사도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채용인원의 50%를 장애인으로 고용할 계획이다. 동시에 장애인 복지관 등에도 리젠텍이 개발한 설비를 설치해 그 곳에서 사회적 기업 형태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일 자체가 복잡하지 않은데다 설비만 설치되면 어렵지 않게 일을 배울 수 있다는 게 리젠텍이 개발한 시스템의 강점인 것.

 

이를 두고 양 사장은 "대전과 대구에도 공장을 세울 계획인데 그중 반은 장애인을 고용할 계획"이라며 "복지관 같은 곳의 경우 우리가 설비를 설치한 뒤 폐배터리를 수거해 가져다 주면 그 쪽에선 생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우리가 다시 수거해 판매하면 된다. 일이 복잡하지 않아 사회적기업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검토하고 있다"고 한 뒤 "현재 판매망 확장을 위해 전국 각지에 대리점도 동시에 모집하고 있다. 판매망이 확충되면 우리가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과 고용. 새로운 영역의 개척하기 위해 2년반 동안 3억원을 과감히 투자한 리젠텍, 양 사장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재생배터리, #지속가능경영, #리젠텍, #사회적기업, #양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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