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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쉬는 지난 화요일 자전거를 타고, 이번에는 일산대교 건너 파주와 일산을 둘러봤다. 파주에서 일산서구로 넘어와 전국에 10여 그루밖에 없다는 백골송을 찾아본 뒤, 경의선 일산역으로 달려나갔다.

그런데 경의선 복선전철화에 따라 옛역사가 2009년 7월 새로 지은 일산역사로 이전해, 굴다리를 찾아 어렵게 역사에 이르렀을 때에는 문이 잠겨 있었다. 그래도 1933년에 지은 역사는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새로 생긴 일산역
 새로 생긴 일산역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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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힌 구역사
 문 닫힌 구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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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역사와 함께 해온 간이역사
 철도역사와 함께 해온 간이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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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방의 길쭉이 의자도 보인다.
 기다림 방의 길쭉이 의자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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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안쪽에는 얼마전까지 열차시간에 맞춰 표를 끊어주던 매표소와 간이역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길쭉한 의자들도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리고 지난 2006년 12월 경기도 등록문화재 제294호로 지정된 옛역사는, ㅡ자형 평면 구조에 십자형 박공지붕을 가졌는데 1930년대 건설한 경부선의 전형적인 역들과는 다르다 한다.

그렇게 근대 철도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일산역을 엿보다, 옛역사처럼 오랜세월 함께 살아온 듯한 노부부가 눈에 띄었다. 역전다방 앞을 지나던 노부부는 자전거를 타고 있었는데, 할아버지는 뒷자리에 할머니를 모시고 자전거를 끌고 나아갔다.

베낭까지 짊어멘 할아버지가 힘겨워 보였지만, "이제 그만 내려서 걸어가겠다"는 할머니를 뒷자리에 태우고는 묵묵히 집으로 향했다. 노부부의 애틋한 사랑이 자전거에 실려 나아가는 모습에 너무나 부러웠다. 자신도 저렇게 함께 늙어갈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부질없는 외로움도 밀려왔다.

역전슈퍼와 역전다방이 눈에 띈다.
 역전슈퍼와 역전다방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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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를 자전거 뒷자리에 태운 할아버지
 할머니를 자전거 뒷자리에 태운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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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에서 내리겠다는 할머니를 뒷자리에 계속 태운채 할아버지는 묵묵히 나아갔다.
 자전거에서 내리겠다는 할머니를 뒷자리에 계속 태운채 할아버지는 묵묵히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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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일산역, #노부부, #자전거, #간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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