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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랐다. 정말 깜짝 놀랐다.

 

그동안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는 TV도, 신문도 보지 않고 살아 온 것일까? 위장 전입, 세금 탈루, 자녀 국적 등이 고위 공직자들의 인사 청문회에서 지적되어 온 단골 메뉴인데, 무슨 배짱으로 총리직을 수락했을까?

 

어제는 아들의 국적 상실을 부인하고, 오늘은 특수 사정이 있었다고 변명하던데, 이미 9월 16일에 국적 포기 신청서를 제출해 놓고 이렇게도 천연덕스럽게 시치미를 뗄 수 있었을까? 참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다.

 

정운찬 후보자는 참여정부와 17대 국회에서 추진하던 여러 가지 교육정책에 대해 비판하고 대립각을 세웠다. 이해할 만한 분이, 그리고 공교육을 책임지는 서울대총장이 사사건건 반대하여 당시에 답답하긴 했지만, 교육 철학의 차이에서 비롯된 정책적 이견이라고 이해했었다. 그런데, 청문회를 지켜보니 모두가 사적 이익을 위한 것이었음이 드러났다.

 

3불 정책(고교등급제, 대학 본고사 그리고 기여입학의 금지를 말함)은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다. 정운찬 후보는 대학에 학생 선발권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3불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했다. 그리고, 수능 비중을 낮추어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수능 등급제도 반대하였다.

 

그런 정운찬 후보자가 서울대학교 총장을 마치고 온라인 사교육업체인 예스24에서 1억 원 가까운 보수를 받았다. 이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사교육비 경감과 공교육 정상화에 노력해야 할 국립대학 교수가 국가공무원법을 어겨가면서 사교육업체에 임원으로 활동한 것을 용납할 국민은 없다.

 

정운찬 후보자에게 용돈으로 1000만 원을 주었다는 영안모자의 백성학 회장은 한국의 정치 상황을 정리하여 영문으로 번역하고 이를 미국에 정기적으로 유출한 혐의가 있는 사람이다.문건에는 전시 작전권과 관련하여 한국의 국가 신인도를 낮춰서 한국 경제가 어려워지도록 함으로써 한국 정부를 압박하라는 내용도 있었다.

 

백성학 회장은 2006년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의 국정 감사에서 문건 작성과 관련하여 위증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정운찬 총리 후보자의 말대로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라면 이 사건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정운찬 후보자는 백성학 회장의 이런 행위에 대한 입장을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

 

정운찬 후보자는 국립대학교 총장 선거의 혼탁을 방지하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여 선거를 관리하려는 교육공무원법 개정도 반대했다. 그런데, 신동아 보도에 의하면 백성학 회장은 2002년 실시된 서울대학교 총장선거에서도 정운찬 후보자를 도왔다고 밝혔다.

 

정운찬 후보자는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다른 대학의 총장 선거가 혼탁한 것이지 서울대학교 선거는 그렇지 않은 것처럼 주장했는데, 그야말로 적반하장아닌가? 교육공무원법 개정을 반대한 이유를 이제 알 것 같다.

 

정운찬 후보자는 총리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 이렇듯 만신창이가 되어 총리가 되어 본들 아무런 역할도 할 수 없을 것이다. 흠집투성이인 총리의 영이 서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 이 기사를 쓴 지병문 기자는 전 국회의원입니다. 


태그:#정운찬, #지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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