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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7년 음력 9월 16일의 날이 밝았다. 울돌목에는 잠시 후 있을 역사적 대전투를 예고하는 양 긴장감이 가득하다. 와키자카가 이끄는 350여척의 일본함대는 어란진에 진을 치고, 선봉함대로 4개 편대 133척이 울돌목으로 향했다. 와키자카는 이미 한산 앞바다에서 충무공에게 대패를 당하고 목숨마저 위태로운 경험을 했던 왜장. 그는 그날의 뼈아픈 기억으로 직접 나서지 않고 구루시마를 선봉장으로 보냈다. 구루시마는 물살이 빠른 일본 시쿄구 미야고부 해협에서 명성을 떨치던 인물이다.

충무공은 이미 그들의 침입을 예견하고 있었다. 마지막 남은 판옥선 13척으로 10배가 넘는 대군을 상대해야 했던 장군은 노를 젓는 격군들을 격려하여 함선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도록 훈련시켜 놓았다. 그리고 피를 토하는 절절한 심정으로 "필사즉생 필생즉사 (必死卽生 必生卽死)"라는 그 유명한 사자후를 남겼다. 충무공은 육지에서는 왜적들의 조총이 위력을 발휘하지만 해전에서는 오히려 조선수군의 함포가 파괴력이 크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많은 함선과 군사의 이점을 살려 백병전을 전개하려는 왜의 전술에 대비, 격군들의 조종술을 높여 놓은 상태였다.

드디어 오시(11시)가 되었다. 133척의 왜선이 해남과 진도 사이의 울돌목에 훨훨 나비떼처럼 몰려들었다. 팽팽히 긴장한 바다에 충무공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발진하라."

진군의 쇠나팔이 세 번 울렸다. 13척의 조선 판옥선은 나는 듯 일본 수군의 중심을 깨뜨리며 전진했다. 왜적은 울돌목의 거센 물살에 팔랑이는 연처럼 밀렸다. 일본수군의 접근을 교묘한 조종술로 피해 드디어 일본수군 사이에서 일자(一字)로 선 조선수군은 배의 양편에서 일제히 함포사격을 가했다. 무수히 부서지고 불에 타는 일본의 아티게와 세기부네 전함들. 이 전투는 오전 오시(11시)부터 신시(오후 4시)까지 장장 5시간에 이르는 대역사였다.

명량대첩 거북선
▲ [ 그림 1 울돌목 거북배] 명량대첩 거북선
ⓒ 고성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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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은 남해바다에서 승리를 거둔 뒤 서해를 돌아 한양으로 진출하려는 133척의 일본 수군을 맞아 단 1척의 배도 잃지 않으면서 적선 31척을 침몰시키고 90척을 파손시키는 한편의 드라마 같은 대승리를 거둠으로써 임진․정유 7년전쟁의 종지부를 찍는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세계역사에 영원히 불멸의 신화로 남을 명량대첩이었다.

명량대첩 해전재현
▲ [그림 2-1 해전재현 ] 명량대첩 해전재현
ⓒ 고성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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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대첩 해전재현
▲ [ 그림 2-2 해전재현 ] 명량대첩 해전재현
ⓒ 고성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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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이 명량대첩에서 보인 진은 일자진(一字陳)이었으며, 한산대첩에서 보인 진은 학익진(鶴翼陣)이었다. 명량에서는 우리 함선이 너무나 부족해 밀물로 밀려오는 왜선들을 횡열로 막았다가 썰물에 밀려가는 적의 중심을 종열로 꿰뚫었으며, 한산에서는 54척의 배로 110여척을 비교적 여유 있게 상대하면서 학의 날개 형태로 왜선을 감싸 안듯 격파했다. 충무공은 명량해전이 끝난 후 하늘이 도운 천행(天幸)의 승리였다고 회고한다.

충무공은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를 말씀하시며 특히 이 해전 승리의 주역은 어선과 식량을 스스로 갖고 나와 충무공과 조선수군을 도와 싸운 남해안 민초들이었음을 기술한다. 임진년(1592.7.7)에 한산대첩이, 정유년(1597)에 명량대첩이 있었다. 임진왜란 당시 가장 규모가 큰 승리는 76척의 적선을 격침시킨 한산대첩이고, 가장 극적인 승리는 명량대첩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 두 해전을 세계 4대 해전 범주에 넣는다.

진도대교
▲ [ 그림3-1 진도대교 ] 진도대교
ⓒ 고성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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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대교 야경
▲ [ 그림 3-2 진도대교 ] 진도대교 야경
ⓒ 고성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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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는 412년 전 풍전등화와 같은 나라를 구해낸 이순신 장군과 호남 민초의 승리를 역사의 교훈으로 배우고 오래 기리고자 2009년 10월 9일(금)~10월 11일(일) 3일간 울돌목(진도대교)에서 명량대첩축제를 개최한다. 이 명량대첩 축제에서는 특히 최고의 하이라이트로서 당시의 치열했던 명량해전 상황을 10월 10일~11일 2회에 걸쳐 재현한다. 역사의 현장 울돌목 바다에서 200여척의 전함과 3000여명의 출연진이 펼쳐는 바다위의 판타지는 리얼한 감동을 주는 크나큰 역사체험이 될 것이다. 아울러 인근 민가에서 하루를 머무는 "명량 1박2일 홈스테이"를 통해 땅끝 해남과 문화 예술의 본고장 진도의, 특별하고도 느릿느릿한 일몰과 일출이 담긴 남도의 아름다운 10월을 오래도록 가슴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담을 수 있을 것이다.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라는 충무공의 생사를 넘는 금언은 어려운 경제, 복잡한 도시생활의 우리 모두가 가슴에 새겨야 할 교훈이다. 그런 의미에서 더욱 올 가을 명량대첩축제는 온 가족이 손잡고 체험해야 할 교육의 공간이기도 하다. (전라남도는 신종플루 대책을 마련하고 계획대로 축제를 추진합니다.)

명량대첩 해전도
▲ [ 그림 4 해전도 ] 명량대첩 해전도
ⓒ 고성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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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대첩 축제 안내
▣ 행사개요
- 기     간 : '09. 10. 9(금) ~ 10. 11(일)/3일간
- 장     소 : 해남·진도 사이의 울돌목 바다
- 3대 테마 : 약무호남(민초), 이순신(충무공), 울돌목(해양)

▣ 주요 프로그램
- 하늘 프로그램 : 풍등 날리기, 열기구 승선체험, 신호연 날리기
- 바다 프로그램 : 명량해전재현, 해상퍼레이드, 수병훈련소체험
- 육지 프로그램 : 약무호남제례, 만가행진, 위령씻김굿, 초요기를 올려라

▣ 행사 포인트
- 13척의 배로 133척을 물리친 울돌목의 신화 명량해전의 재현
- 임진왜란·정유재란을 승리로 이끈 민초들의 숨은 이야기 발굴
- 위령 씻김굿, 만가행렬 등 화합을 위한 제전
- 울돌목 진도대교에서 펼쳐지는 전국 유일의 다리 위 축제
- 50개팀 이상이 참가하고 퓨전부문이 혼합된 전국강강술래대회
- 유람선에 승선하여 명량바다의 빠른 물살과 거친 소용돌이 체험
- 백만명 이상의 독자가 선택한 최고의 베스트셀러 '칼의 노래'의 저자
   김훈 작가와 함께 하는 명량역사교실

▣ 신종 인플루엔자 대책
- 방역 실시, 발열카메라 설치, 체온계·손세정용품·마스크 등 비치
- 급성열성호흡기질환자 신고센터 운영
- 응급차량 배치, 치료거점병원으로 긴급 후송 대책 마련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www.명량대첩.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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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전남도청의 관광정책과장입니다. 많은 분들이 즐기실 수 있도록 민박 마련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진도대교에서 바라보는 붉은 낙조와 꾸밈없이 드러나는 남도의 맑은 가을은 여러분의 가슴 안을 비추는 등불이 될 것입니다. 광주일보에도 게재되었습니다.



태그:#명량대첩축제, #울돌목, #충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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