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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가 일어난 지도 8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1월 20일 참사 이후 정부는 어떤 책임과 사죄 없이 침묵하고 있다.

 

지난 8월 초 전국의 대학생들이랑 사회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고 실천하는 활동으로 용산을 직접 방문한 적이 있다. 그 당시 용산 문제는 사람들의 기억속에 지워져가고 있었지만 용산 철거민 분들은 한결같이 긍정적인 미래를 내다보며 굳건히 용산을 지키고 있었다.

 

용산을 갔다 부산에 다시 와서 이렇게 굳건히 싸우고 계시는 용산 철거민들과 멀리서라도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했다. 더 이상 언론에서도 용산참사 문제는 언급 되지 않고, 이명박 정부는 중도 실용을 내세우면서 서민들의 문제를 애기 한다고 하지만 용산참사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고, 운동을 한답시고 대학에서 활동하는 학생 활동가들도 용산 문제에 있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었다.    

 

"이대로 용산이 지워질 수는 없다!"

 

 

나와 함께 활동하는 대학 동아리, 학회 친구들 또한 용산 문제에 대해서 학생들이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지 못 하고 있었다. 어느 누구도 선뜻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지 못할 때 용산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0월 18일 용산국민법정을 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1만인 기소인'을 모집한다는 웹자보가 인터넷 떠돌아다니고 있었다.

 

대학사회에 다시 한 번 용산 문제를 기억시키고 1만인 기소인으로 많은 대학생들이 참가하기 위해 대학생사람연대, 부산대 사회대 학생회, 부산대 카르마, 동아대 인문학회 카르마, 경주 동국대 '인과 의' 등 많은 동아리, 학생회, 학생단체와 함께 1만 기소인 모집 운동을 진행하기로 약속했다. 

 

각 동아리·학생회 회원들 기소장 쓰기 권유 운동, 학내 곳곳에 용산문제에 대해 대자보 붙이기, 학교 커뮤니티에 용산 문제 글쓰기, 9월 22일 부산 용산대책위 집회 참가하기 등의 활동을 펼쳐 나갔다.

 

추석 전에는 반드시, 열사들의 한을 풀자!

 

부산대 대학생사람연대 대표 정유진씨는 학교 인터넷 자유게시판에 용산문제를 추석 전에 꼭 해결하자며 글을 썼다.

 

"용산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 곳 망루 위에는 '사람'이 있었고, 또한 그 곳에는 장례를 치르지 못한 시신과 그 유가족들이 있습니다. 망각의 정치를 펼치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를 결코 믿지 못 합니다, 이제 주권자인 우리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힘으로 용산철거민 사망사건의 책임자들에 대해 정당한 심판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요?"

 

이 글을 쓴 이후 여러 학생의 의견이 달렸다. 그 중 P씨는 "감정에만 호소하고, 논리는 없다"라는 글을 통해 용산 문제는 이익 집단의 억지스러운 행동이라며 정씨 의견에 반대했다. 

 

P씨 : "본질적인 문제는 이들의 요구가 재개발 지역에 빌붙어 크게 한탕 해가자는 주의에 있다. 철거민들이 어느 날 갑자기 쫓겨나게 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건 말도 안 되는 얘기이다. 대개 재개발/재건축 지역은 아무리 늦어도 5년 전에 조합이 만들어지고, 일명 '소문'은 훨씬 전에 나돈다. 결코 '어느 날 갑자기' 쫓겨나는 것이 아니다. 대개의 세입자들은 그곳이 재개발/재건축될 것이란 사실을 이미 알고 세입자로 들어간다. 왜? 당연히 한탕 벌려고.."

 

P씨의 반론 글이 올라오자 용산 참사 현장에서 시민 기자단으로 활동 했다는 Y씨가 다시 재반론을 달았다.

 

Y씨 : "작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시민기자단의 일원으로써 용산에서 활동했었습니다. 용산참사 유가족... 당신의 눈에는 그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지금 상복을 벗지 않는 것으로 보이겠지만... 그들은 자신의 아버지를 잃었고 아들을 잃었으며 배우자를 잃었습니다."

 

"법이라는 것은 지키라고 있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말했듯 악법도 법입니다. 하지만 그 법의 사각지대 속에서 법이 지켜주고 있는 범위 내에서 저들은 여러 가지 만행을 저지릅니다. 가진 것이 없는 자들은 불가능한 법의 사각지대를 저들은 이용하고 있지요...당신이 진정 어떤 것이 잘못된 것인지 알고자 한다면... 딱 한 달만 용산 참사 피해자 어머님들과 함께 지내보십시오."

 

부산대 자유게시판에서는 정 씨가 올린 용산참사와 관련된 글에 대해 이와 같은 논쟁이 벌어졌다. 용산과 관련 된 글에 댓글이 없을 줄 알았는데 관심 있는 댓글이 달려 정 씨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새 학기 시작이고, 총학생회에서 요즘 이명박 불신임 투표로 학교가 분주한데, 용산문제를 학생들이 아직 기억하고 있는 게 너무 기뻤어. 비록 용산 문제에 대해 잘못된 오해와 편견을 가진 의견도 많았지만 그런 것 또한 용산 문제가 아직 우리에게 해결 되지 않는 문제라는 것 아니겠니? 즉 오히려 용산을 해결해야 한국사회의 민주주의의 발전이 있다는 반증으로 들린다니깐."

 

"어디서 알바 하는 거고? 돈은 얼마 주는 거야?"

 

 

부산대 뿐만 아니라, 동아대, 경주 동국대에 있는 학회, 동아리에서도 동아리 회원과 선, 후배 사이에 용산 문제에 대해 많은 대화가 오갔다. 학내에서 이렇게 활동을 하고 난 후 22일 부산에 용산 유가족분들이랑 대책위 분들이 서울에서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집회 장소로 달려갔다.

 

집회에 참가하기 전에 부산대 친구들은 부산 지하철 1호선 노포동 방면에서, 동아대는 1호선 신평 방향에서 출발을 하여 시민들에게 용산 문제를 알리는 지하철 선전전을 진행했다.

 

"지난 1월 20일에 있었던 용산 참사 문제가 요즘 우리 기억 속에서 지워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용산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번에 용산 문제에 책임자들을 모시고 국민법정을 하려고 하는데 부산 시민여러분들이 꼭 기소인이 되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동아대 인문학회 카르마에 이 모 회원이 부산시민들에게 발언을 했는데 몇몇 시민들이 대뜸 이렇게 말했다.

 

"학생 어디서 알바 하는 거고? 돈은 얼마나 주는 거야? 학생 아직 세상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 같은데, 학생이면 공부나 열심히 해야지!"

"이명박이가 뭐가 잘못 되었다는 거야? 철거민들이 자기 잘 살려고 떼쓰는 거지 뭐. 학생들 이런데 시간 낭비하지 말고 모르면 좀더 배우고 와!"

 

이렇게 용산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 학생들을 타박하는 시민도 있는 반면에 학생들을 격려해주는 시민들도 있었다.

 

"(지하철 안에서 발언이 끝나고 박수를 쳐주시며)학생들 정말 수고가 많아. 요즘에도 이런 학생들이 있어 우리 사회가 살 만 한 것 같아. 함께 집회에 나가지는 못하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학생들 편이니깐 열심히 해!"

 

"(집회에 참가 하려고 지하철에 탑승한 수녀님)청주에서 있을 때 용산 관련된 애기도 많이 듣고 직접 용산에 가서 미사도 보고 했습니다. 부산에 와서도 직접 용산에 가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뜻을 모으려고 지금 집회 장소로 가고 있어요. 같은 동지를 만나서 정말 반갑네요. 아직도 이런 문화가 학생들에게 남아 있는 게 너무 신기해요. 힘내요!"

 

"우리를 잊지 말아주세요."

 

 

대책위와 유가족들의 집회는 22일 서면 7시 쥬디스태화 앞에서 열렸다. 가장 먼저 용산 철거민 고 이상림씨의 부인 발언으로 집회가 시작 되었다.

 

"용산 문제가 일어난 지 아직 8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근데 우리 문제가 여러분들의 머릿속에서 너무 빨리 지워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오늘 다시 그 현장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고 이상림씨 부인은 용산참사 문제의 발단부터 시작해서 현재까지 싸워온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풀어 나가셨다. 그리고 추석 전에 이 문제가 해결 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유가족과 대책위가 2번째로 전국을 돌면서 집회를 하고 있습니다. 근데 다시는 전국 순회 집회를 하기 싫습니다. 이제는 해결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9월 26일 서울에서 용산참사 범국민대회가 있습니다. 문제가 해결될 수 있게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시고, 혹 마음이라도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우리를 잊지 말아 주세요. 다음에는 승리해서 이 자리에서 다시 만납시다!"

 

고 이상림씨 부인의 발언에 이어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부산시위원장의 발언과 주거복지부산연대 대표, 한국진보연대 대표 등 많은 사람들의 발언과 공연이 이어졌다.

 

"우리를 잊지 말아 주세요!" 라는 말이 생각난다. 26일 비록 용산 문제에 대해 활동했던 친구들과 서울에 가지 못하지만 각자 또 학내에서 많은 대학생들과 용산참사 이야기를 나누고 1만인 기소인 운동을 국민법정이 세워지는 그 날까지 계속 해야 하겠다.

 

여러분! 용산국민법정 기소인이 되어주세요!

1. 홈페이지 http://mbout.jinbo.net/court 접속!(아래 배너 클릭)

 

2. "기소인 참여하기"를 클릭 후, 기소장 작성!

용산 국민법정은 10월 18일 열립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용산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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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부산본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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