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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휴일이면 서울 강북권 5개 산(불암산,수락산,사패산,도봉산,삼각산)을 자주 오른다. 교통도 편리하고 거리도 가깝지만 잘 정비된 산행 길이 산악트레킹(걷기)에 좋기 때문이다. 평지만 걷는 일상생활을 벗어나 오르막과 내리막 길을 걷다보면 폐활량도 좋아지고 전체적인 몸의 균형감각도 익힐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이 5개 산에 최근 들어 암벽 길이나 경사가 심한 곳은 걷기에 편하게 나무계단이 설치된 R것을 발견하게 된다. 전망이 좋은 곳은 휴식을 위한 데크가 설치되어 있기도 하다. 위험구간을 좀 더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정비된 이러한 산행 길은 누구나 안전하게 산악트레킹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불암산(해발고도 507m) 정상부위 암벽 길에도 올해 들어 나무계단이 새롭게 설치되었다. 평소 이곳은 경사도가 심해 위험하고 병목현상이 자주 생기던 곳이었다. 나무계단은 산행 초보자도 안전하게 정상을 오를 수 있도록 하고 암벽과 주변환경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산악트레킹에 적합한 이 불암산을 오르는 상계동 등산로 입구에는 산행 안내지를 부착할 수 있는 게시판이 설치되어 있다. 종류도 다양한 여러 산악회 산행 일정표가 빼곡이 적힌 안내지들이 지나가는 등산객 시선을 주목하게 만든다.

 

이 게시판을 살펴보니 문득 제주올레 여행안내지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내용을 헤아려 보니 게시판에 부착된 총 24개 산악회 안내지 가운데 제주올레 여행 일정이 담긴 안내지는 모두 11개. 언제부터 산악회에서 제주올레를 눈여겨 보았는지 제주올레의 유명세를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곳이었다.

 

 

산악회에서 운영하는 제주올레 여행일정은 대부분 한라산 산행을 묶어 진행되었다. 대부분 1박2일과 2박3일 일정에 가격대는 주중과 휴일일정에 따라 16만원대에서 23만원대까지. 1박2일 경우 하루는 한라산 산행, 하루는 산악회가 지정한 제주올레 코스 중 한 코스를 탐방하는 일정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산악회의 제주올레 일정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다. 대부분 일정이 한라산 산행과 연계되어 제주올레만의 진한 맛을 느끼기에는 시간상 부족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제주올레 탐방만을 일정에 넣은 여행 안내지는 2개 정도.

 

물론 산악회 특성상 한라산을 중심에 넣은 대부분 일정들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따라서 제주올레는 트레킹 전문업체나 답사여행에 좀 더 특화된 곳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이러한 산악회나 여행사 등을 이용하지 않고 직접 제주올레 탐방 일정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저가항공사가 등장해 저렴하고 편리한 교통수단을 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있고, 무엇보다도 제주올레 특성상 '좀 더 느긋한' 일정으로 여행을 계획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제주올레는 지난 2007년 9월에 제1코스가 개장되면서 현재는 제주 남부해안을 중심으로 총 14개 코스 약 234.3km까지 개발된 상태다. 앞으로도 꾸준히 코스가 개발된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제주올레 탐방은 여행자 입장에서 장기적인 계획과 일정으로 '놀멍 쉬멍' 다녀오는 지혜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제주올레가 정식으로 개장하기 직전인 2007년 8월말에 제1코스를 다녀온 적이 있다. 그해 8월 30일 제주 중문에서 열린 제주국제철인3종경기대회에 자원봉사자로 참가하면서 잠시 시간을 내어 제1코스 초입인 시흥초등학교와 뒤편 오름을 탐방했었다. (동영상 참고)
 
당시 처음 느꼈던 제주올레길에 대한 단상은 가급적 혼자, 혹은 2~3명 정도 조촐한 인원이 조용히 함께 걸으면 좋을 길이라는 생각이었다. 여행상품 등을 이용해 단체로 그것도 빠듯한 일정에 쫓겨 급하게 다녀오는 곳이 아닌, '순례자의 길'처럼 자신과의 대화와 긴 호흡, 긴 발걸음이 필요한 길이라는 생각.
 
불암산 산악 트레킹에 나서다 우연찮게 발견한 제주올레 산행(?) 안내지를 보고 느낀 소감이다.  

태그:#제주올레,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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