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큰 딸이 만든 송편
 큰 딸이 만든 송편
ⓒ 이승철

관련사진보기


둘째 딸이 만든 송편
 둘째 딸이 만든 송편
ⓒ 이승철

관련사진보기


"송편 만드는 솜씨야 내가 언니보다 한 수 위지."
"무슨 소리야? 송편이라면 내 솜씨도 누구한테 뒤지지 않는데."

내일 추석을 앞두고 오늘은 우리집 거실에서 모처럼 두 딸이 송편 솜씨를 자랑하는 시간이 되었지요. 해마다 이맘때면 두 딸은 무엇이 그리 바쁜지 송편 만들기에 거의 참여한 적이 없습니다.

"너희들 올해는 어디 나갈 생각 말고 오늘은 송편 만들어라. 해마다 엄마 아빠 둘이서만 만들었는데 올해는 절대 안 돼. 알았지?"

그런데 올해는 웬일인지 다소곳하게 엄마의 명령(?)에 따른 것입니다. 그런데 솜씨 자랑은 작은 딸이 먼저 나섰지요. 본래 그림 그리기며 무얼 만드는 솜씨가 언니보다 한 수 위라고 자부하던 둘째 딸이었으니까요.

몇 년간 외국에 나가 있다가 지난 여름에 돌아온 큰 딸도 질세라 솜씨 자랑에 합류했습니다. 이렇게 두 딸이 솜씨 자랑을 하는 통에 해마다 아내와 함께 송편을 만들었던 저는 일단 뒤로 물러앉았습니다.

송편 만들기
 송편 만들기
ⓒ 이승철

관련사진보기


송편을 만드는 동안 아내가 부쳐낸 녹두빈대떡
 송편을 만드는 동안 아내가 부쳐낸 녹두빈대떡
ⓒ 이승철

관련사진보기


그리고 두 딸은 정성껏 송편을 만들었지요, 그런데 송편 만드는 솜씨를 살펴보니 역시 큰 소리 친 둘째 딸이 한수위였지요. 딸들이 송편을 만드는 동안 아내는 녹두빈대떡을 부쳐냈습니다. 그리고 송편 만드는 딸들에게 맛있는 빈대떡 먹으며 천천히 만들라고 격려를 합니다.

모처럼 두 딸이 송편을 만들고 있는 것이 아내를 흡족하게 했나 봅니다. 그렇게 한참 '송편 만들기' 경연이 벌어지고 있을 때 바로 아래 동생부부가 찾아 왔습니다. 동생부부는 해마다 우리 집에서 함께 명절을 지내곤 하지요.

"송편 솜씨는 아무래도 둘째가 한수위인 걸. 신랑도 미남을 만날 것 같아."

그런데 두 딸이 만드는 송편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동생이 한 마디 했습니다. 그러자 큰 딸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입니다.

"작은 아버지! 시력이 안 좋은신가 봐요? 보세요? 제가 만든 송편이 더 예쁘잖아요?"

그러자 둘째딸이 가만있지 않네요.

"언니 무슨 소리야? 모두 내 솜씨가 더 좋고 예쁘다는데, 치!"
"맞아! 맞아! 송편 솜씨는 작은 누나가 좋은 게 맞아!"

구경하던 막내아들이 그렇게 치고 나오는 통에 집안은 한바탕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그렇게 두 딸이 솜씨 자랑하며 만든 송편을 찜통에 쪄냈습니다.

찜통에 송편 쪄내기
 찜통에 송편 쪄내기
ⓒ 이승철

관련사진보기


갓 쪄낸 송편
 갓 쪄낸 송편
ⓒ 이승철

관련사진보기


자! 독자 여러분이 한 번 평가해보세요? 누구 솜씨가 더 좋은지. 역시 둘째 딸 솜씨가 더 좋은가요? 그리고 조금 전에 우리 딸들이 만들어 쪄낸 송편 같이 드실까요? 요즘 삶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이번 한가위는 모든 걸 잊으시고 즐겁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태그:#송편, #추석, #이승철, #큰 딸, #둘째 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바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겸손하게 살자.

이 기자의 최신기사100白, BACK, #100에 담긴 의미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