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어 사시미, 언제나 먹을 수 있을까?'생각만 갖고 있었다. 미각의 으뜸 중 하나라는 복어(鰒魚) 사시미. 선뜻 먹을 수도 없었다. 잘못 먹다 생명의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선입견(?) 때문이었다.
천안 나들이에서 지인들과 복어 지리탕을 생각하고 들렀던 복어 전문 식당.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는데, 에라~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소동파가 그랬을까? "한 번 죽는 것과 맞먹는 맛"이라고. 그게 '복어회'였다. 바닷가에 사는 놈이 아무리 둘러 봐도 보이지 않은 천안에서 복어회 먹을 생각을 하다니 아이러니였다.
"몸이 이상하다? 아직 아무 일 없었어요!"
음식은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등 5가지 감각으로 맛을 느낀다고 한다. 또 쓴맛, 짠맛, 단맛, 싱거운 맛, 떫은맛, 매운맛 등 6가지 미각이 있다고 한다. 복어회는 오감육미(五感六味)를 자극한다.
하지만 복어의 독 테트로도톡신이란 맹독은 온몸을 오므라들게 한다. 복어회를 들고 나온 주방장, 손님의 긴장을 알았는지 우스개 소리를 내뱉었다.
"어떤 사람이 복어 집에서 회를 시켜 먹었대요. 한 점 먹고는 '어, 몸이 이상하다'란 소릴 듣고 주방장이 자기도 한 점 먹었대요. 그리고는 '뭐가 이상해~' 하다가 나가떨어졌다나. 그 길로 병원행. 여기요? 아직 아무 일 없었어요."
세계 4대 진미로 꼽히는 '복어' 요리복어 요리 자격증이 있다니 일단 안심이다. 복어회를 미나리에 돌돌 말아 소스에 찍어 먹으라 한다. 먼저 눈으로 먹는 맛도 그만이다. 오돌오돌 쫄깃쫄깃 씹는 맛이 일품. 게다가 살살 녹는다.
또 기름기가 없어 담백하다. 더군다나 비린내마저 없었다. 복어가 철갑상어 알 캐비어, 송로버섯 트뤼프, 거위 간 푸아그라와 더불어 세계 4대 진미로 꼽히는 이유를 알겠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기쁨은 행복이라더니 그 자체였다.
덧붙이는 글 | 제블로그와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